사람마다 생각하는 환상향은 다르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환상향은 유카리가 환상향 체제 유지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어느정도 근대 문물을 도입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선은 환상향의 붕괴와 관련된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 많은 문물을 도입하게 되면 인간의 세가 너무 강해져서 균형이 깨지고, 너무 적은 문물을 도입하면 약한 요괴 마저도 인간을 손쉽게 잡아먹게 되니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그러니 쌀통의 쌀이 썩지 않을 정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근대화를 진행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가령 천연두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의 힘을 빌린다면, 신의 영향력이 상승하니, 인두법이나 우두법을 도입하는 것으로 인간 스스로가 천연두를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게 하고, 학질 또한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신을 추출하는 방법을 전수했을 수도 있겠지요.


그 외에는 대장간에서 반사로, 도가니로를 활용한 제철을 행한다거나, 전반적으로 증기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메이지 시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목재 건물이긴 해도 5층 정도 되는 백화점인 "키리사메 잡화점"도 재밌을 것 같고요. 규모가 크다면 말이 끄는 20~30인용 대형마차도 통근용으로 쓰일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말의 유지비보다 요괴의 임금이 싸다는 이유로 마을에 거주하는 요괴를 고용해서 마차를 끌게 할 수도 있고요.


위에서 언급한 것이 성립되려면, 사례가 존재한다면 도입에 거부감을 그다지 가지지 않는 유카리여야 하겠지요.


물론 환상향은 잊혀진 존재들을 위한 곳인 만큼 당근만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화약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인간 거주지역의 크기는 늘리지 않고, 인구를 늘려서 생산되는 질산은 무기가 아닌 비료로 쓰기에도 벅차게 만들거나, 빈부격차를 활용하여 서로가 뭉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인력거 타는 아큐, 자전거 타는 코스즈가 보고 싶어서 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