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찾아온 고향이 감회로워

어린 제의 추억을 묻어둔 고향이 있어.


고향 주위를 둘러싼 벽계수 푸르던,

작은 강변에는 옛적에 굴러박힌 거석(巨石)이 보이매

문득 바위의 풍채가 예만하지 않은듯하나

그럼에도 옛적의 그 기세는 여전하다


떠나있던 고향의 정경이 변해버렸다지마는

이가 추위에 떨었음에도 결코 매섭지만은 않던

작은 온기 담긴 그 제를 잊게 할 수는 없었으리라


한 채널은 한 계정의 고향이 되었다.


시작은 작은 흥미으로부터,

흥미는 한 채널 속에서 풍족히 살 찌우고

아무 걱정 하냥 없이 애착을 붙여나가기 시작했네


황금빛의 길 걷던 아이는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되었고

청년이 된 아이는 도시로 나가 고향을 떠나니

실없이 옛 모습을 추억하며 회색빛 도심 속을 걸었다.


호기심을 품은 한 계정이 서브 매체들을 방랑했었지

그러던 나날의 어느 날, 한 채널에 이르르게 되어,

보잘 것 없던 것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으며,

더 깊숙히 파고들고자 하는 애착으로 성장했다네.

무엇 때문이었을까.

추억만 하기에는 눈가에 아른거리는 어린 시절의 내가

오늘의 자신을 조롱하듯 흙길 위를 뛰노니

나 홀로 그리워지니 허망하였으랴

 

흥미를 키워나가던 채널을 나와서는 사방 이곳저곳을 떠도니

정신을 차리고보니 파도에 집어삼켜지며 희미해지는,

과거의 발자국들이 뒷길 저 먼치에서 보였으랴.


다시금 찾아온 채널이 감회로워

작달마하던 제의 여린 모습 묻어둔 채널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