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우거진 산 중턱에는

덤불 우거지고 잡풀이 웃자라

무엇 하나 분간되지 않는 무덤이 하나


찾아오는 이는 없는가

이름 없는 그의 비석에는

짙은 이끼가 끼어

시간의 흐름만이 느껴진다.


여정의 끝에서 사공은 만났을지

노잣돈은 챙겼을지

듣는 이 없는 질문은

방향을 잃어버린 채 공중으로 흩날린다.


덤불을 헤치고 잡풀을 베니

드러나는 알몸의 무덤이여


산이 가라앉는다.

하늘이 가라앉는다.

바람이 가라앉는다.

태양이 가라앉는다.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