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공적으로 배포하는 금색 칩을 받아가서 그걸로 필드보스를 잡고, 거기서 나오는 별볼일 없는 보상으로 하루하루를 빌어먹을 하루

그저 스펙이란 것을 쌓기 위해, 이 빌어먹을 하루를 이어나가며

그래서 다른 개척자들과 힘을 합쳐 필드보스를 쓰러뜨리는 삶


오늘도 마찬가지로 일을 마치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상자를 까려던 참이었다


"꺄아악!"


별안간 옆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무슨 짓을 저질렀나 하고 그쪽을 바라봤더니


"저... 저 사람, 남척자에요!"


비명을 질렀던 여자가 나를 손가락질하며 덜덜 떨고 있는 것이었다

곧바로 이어지는 정적

그리고 사람들이 서서히 나에게서 멀어져 가더니 얼마 안 가 수군대는 소리로 정적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세상에... 저것 봐, 남척자래"

"남척자 전부 고로시당해서 사라진 거 아니었어?"

"어떻게 캐릭이 남척자일 수 있지?"
"우흥~ 좋은 수컷♡"


뭐가 어떻게 된건지, 당혹감에 주위를 둘러보니... 전부 여척자였다, 나를 제외하고 말이다


"....?!"


뇌의 연산속도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 한다

말문이 막히고,

숨소리 또한 막힌다

안색이 새파래진다

폐포로부터 산소가 전해지지 않아, 뇌가 말한다


'너 패닉인거야'


이제 날 빼고 남자 한명 남아있지 않은 세상, 오직 여척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

무섭다

두렵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다

바들바들 떠는 손으로 가까스로 제트팩 스위치에 손을 갔다대었고


<슈우웅>


그대로 저멀리 날아올라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온다

저 아래 여전히 여척자들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면서

오로지 하늘 위 붉은 태양의 따스한 햇살만이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반쯤은 실화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