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컴컴한 동굴 속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랜턴 주위에 원을 그리며 서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가 문에 손을 짚고 하나하나 동료들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딱 한명이면 되네... 누구 자원자 없는가...?"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을 피하고 땅을 쳐다보기 바쁘다.
"정녕 아무도 없는가..."
남자가 중얼거리며 한숨을 쉬자 옆에있던 젊은 남자가 소리쳤다.
"대장! 저기 들어가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아시잖아요! 방사능 수치가 2000mSv가 넘는다고요! 그리고 저는 다음주에 결혼식이라고요!"
그제서야 눈치를 보던 다른 사람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제가 죽으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어요..."
"저...! 저도 삼일뒤에 첫 데이트에요!"
"우리 아내는 시각장애인이야! 내가 없으면 안된다고!!!"
분위기가 점점 심각해져간다.
대장이라고 불린 남자가 참다 못해 소리친다.
"그만!!! 그만...!!! 그만하게. 나도 딸아이 결혼식이 다음주야... 사위... 자네도 알 것 아닌가...
모두 저마다의 사정이 있으니 제비로 정하는게 맞는 것 같네..."
그때 조용히 있던 흰색머리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아니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지크...?"
"제 동생이 저지른 일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순간 결심했던 일입니다."
"정말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의 보지 속에서 죽는건 하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알겠네... 받게. 여기 질염치료제일세."
지크는 손에 든 질염치료제를 잠시 바라보다 눈을 감고 뒤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의연하게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마치 세상을 지키는 영웅같았다.
아니
그는 영웅이다.
https://arca.live/b/epic7/68010755?mode=best&p=1
이거보고 감명깊어서 파쿠리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