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보세요


저기


녀석이 있습니다.








아~하!

우리가 밤이 새워라 찾아다니던 녀석이군요


정면에서 봤다면 철갑상어로 착각하고 놓쳤겠지만


이번엔 다행스럽게도 꼬리가 보입니다.


저 파도치는 듯한 꼬리는 녀석의 특징이지요.


가까이 가보지요



메리 박사: 엄청 경의로웠어요. 정말,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죠. 연구라는 글귀로만 보아오던 친구를 직접보다니 감격이었어요.



메리 박사: 아니요. 전혀요. 저도 지금까지는 성격이 포악하고 가까이 가면 상어만큼이나 위협적인 ... 그런... 동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열린자세로 호기심을 가지며 다가와주었고 먹이를 주니 금방 친해졌습니다. 아주... 아주 똑똑했어요.








사실 메리 박사는 생태계를 전공한 것 외에도 특수한 전공에 대한 이력을 하나 더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흥미롭죠.



메리 박사: 제 전공이요? 네. 저는 두 개의 전공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 전공은 생물 생태계이고 이걸로 박사학위를 얻었지요. 다른 하나는 석사인데 지질학을 전공했습니다.


메리 박사: 지질학을 전공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어요. 생물을 이해하고 생태계를 파악하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지질이었거든요. 공부하는 것은 당연했고 애초에 독학을 하다가, 학회에서 석사 과정을 제의를 받았지요. 홉톤 박사님은 저의 스승이자 저의 연구 동료였어요. 이미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메리박사는 이 이너스 지형은 매우 독특하고 특별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절리 때문이지요.


메리 박사: 이 주상절리 columnar joint 는 매우 흥미로워요. 보통 주상 절리는 이렇게 촘촘하지 않고 정확하지 않죠. 단결정이다보니, 매우 결정 구조가 약해서 충격에도 약해요. 그래서 이곳의 해류의 흐름에 쉽게 깎이어 나가는 건 당연했습니다.


메리 박사: 하지만 결과는 아니었죠. 이게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곳 근처가 안정적인 해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 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 연구 중에 있어요. 이렇게 생각한 근거는 다른 게 아니라, 이곳에 문명이 있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곳

 이너스에는 아주 흥미로운 소재가 있습니다.


숨겨진 전설. 아니 이제는 대대적으로 홍보된 이 맞겠군요.


대대적으로 홍보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외지까지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메리 박사: 누가 이곳까지 오려하겠어요, 심지어 이곳은 수심도 깊고 해류도 불안정합니다. 위험해요. 특히 미지의 생물이 가득합니다. 쉽게 오기 힘들고. 그래요. 가장 큰 문제는 그레이죠. 어류로 진화한 그레이 변종이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래서 오고 싶었지만 벌써 13년을 미뤄왔던 것이죠.




메리 박사: 이곳 이너스에는 감추어진 것이 굉장히 많아요. 문헌에 따르면, 옛부터 바다의 여신을 숭상하고 있었다고 해요. 아 지금 나오는 군요.




저 여신상의 존재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메리 박사 조차요. 누가 저것을 만들었으며, 어떤 것을 기도했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이곳에 가장 큰 지진이 발생해서 저 여신상이 "떨어진 것"이라구요.


메리 박사: 후후훗. 누군가가 그러던가요? 저는 달라요. 저 여신상은 엄연히 바닥과 연결되어있음을 학계는 조사를 마쳤고 기록에 남아있어요. 여기요. 이 글을 보세요.





메리 박사: 사실 이곳에 대한 기록은 많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상절리가 가득하기 때문이에요. 안정적인 해류 흐름이라지만 떠다니는 암반도 많아 다가가기 힘든데 더 힘든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또 있어요.




바로 용암이지요.





메리 박사: 이렇게 촘촘하면서 큰 길이를 가지는 주상절리는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니 이러면 이상하네요. 자연 자체가 만드는 것이니 무엇이던 자연이겠죠. 그래요. 갑작스럽게 생긴 것은 아니에요. 주상절리에도 갑작스럽게 생긴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형성되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 때문에 이곳의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과 다르게 매우 단단한 편이에요. 암반도 단단하지만 이건 이례적이지요. 펄펄 끑는 용암이 수 백년이나 그 상처를 아물지 않고 바닷속에서 흐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