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로부터 우 도인이라 불리는 남화노인 우송은 여지껏 수백명의 제자를 가르친 이름높은 도인이다.

수행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우송은 방중술의 달인이요, 매일 2시진을 명상에 쏟았으며, 그 역겨운 *외단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먹었다.

(*외단=도교의 금단수행을 할 때 곡식 대신 먹는 것, 주로 수은 등의 중금속 덩어리.)

하지만 수행의 극에 달한 우송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인간, 200세의 생일을 앞둔 늙고 병든 우송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다.


생일 전날, 제자들을 모아 도가 수행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전수한 그는 장례는 오래 끌지 말고 3일동안만 치르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관에 들어갔다.


관 속은 좁고 갑갑했다.

이보다 더한 수련도 한 적이 있는 우송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생전 느껴보지 못한 답답함을 느끼고 몸을 뒤척였다.

답답함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으나 우송의 몸은 점점 딱딱해져 마침내 더이상 움직일 수도 없게 되었다. 관에 갇힌 지 이틀이 지났지만 우송의 의식은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우송의 늙은 몸이 등에서부터 찢어졌다.

처음에 고작 두세 치 길이였던 균열은 점점 커지더니, 마치 번데기가 우화하듯 늙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그 안에서 소녀가 튀어나왔다.


마치 10대 시절로 돌아온 듯 온몸에 활력이 도는 것을 느낀 우송은 도술을 써 못이 박힌 관뚜껑을 하늘 위로 날렸다.

우송의 제자들이 관을 매장하기 위해 땅속에 집어넣은 직후였다.




"정말 스승님이십니까?"

"그렇다. 이 우송이 마침내 신선이 되었느니라."


관에서 나온 우송을 요괴로 착각하고 죽이려 들던 제자들을 도술로 제압한 우송은 고작 삼베옷 상의 한 벌로 소녀의 알몸을 겨우 가린 채 제자들의 절을 받았다.


"신선 말씀입니까?!"

"축하드립니다 스승님!"

"오냐, 나도 *우화등선이라는 게 이런 것일 줄은 몰랐군."

(*우화등선=현실의 몸을 벗어던지고 신선이 되는 것)

우송이 손에 다 쥐어지지도 않는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우송의 가장 뛰어난 제자 도헌은 엎드린 상태로 우송의 모습을 힐끗 보고는 침을 꼴깍 삼켰다.

선녀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아니, 우송이 우화등선한 것이 사실이라면 우송은 진짜 선녀라고 불릴 수 있겠다. 어쨌든 우송의 미모는 도저히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라 볼 수 없었다.


도가의 근원인 넓은 우주를 품은 듯한 검고 긴 머리카락, 작달막한 얼굴과 오밀조밀하고 수려한 이목구비, 가슴과 둔부는 지방이 가득 차 풍만했지만 다른 부위는 기름기가 쫙 빠진, 티없이 맑은 백색의 완벽한 몸까지.

금욕 수행을 해야 하는 도가에게는 이롭지 않은 외모였다.

보아하니 다른 제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했다.


동서고금 유래가 없는 믿기 힘든 일이었지만 분명 관 속에 우송의 모습을 한 빈 껍데기가 있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제자들을 둘러보던 우송은 문득 제자들에게서 욕망과 발정의 냄새를 맡았다.

"고얀 것들, 감히 스승의 몸을 보고 욕정을 하고 있느냐?"

흠칫 하는 제자들을 보자 문득 정난기가 발동한 우송은 왼손으로 아랫단을 들어올려 갓 생긴 음부를 보이는 한편, 오른손으로 옷섬을 슬쩍 내려 복숭아빛 유두를 드러냈다.

"그래, 이걸 원하는 것이냐 이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