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방안에 유폐해 방문을 걸어잠그고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채로, 그렇게 닫고 있는 것이 더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모르지 않은 채로.


혹시 자신이 이렇게 막은 것 때문에 친구들이 가족들이 이웃들이 자신을 더 떠나간다면 어떡할까. 잊고야 만다면 어떡할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 앞에 모습을 들어낼 각오와 의지는 작은 조각이라도 갖지 못해서 방안에서 울고만 있는 게 보고 싶다.


시간은 하루가 이틀이 흘러가고 매일 문을 두드리던 소리도 어느새 잦아들을 때.

차라리 그 때가 나았다고 생각하는 틋붕이는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았던 그 소음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누군가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 준다는 것은 여자가 되기 전의 자신을 안다는 것이기에, 아무도 자신을 모르게 되어버린 현재는 싫었다.


이제 여자로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남들이 자신을 여자로 본 것에 지래 겁을 집어먹고 숨어들어 아무도 자신을 남자라고 기억하지 못하게 되어버리니, 스스로 원망하면서 밤사이 몰래 방에서 나오는 게 보고 싶다.


매일, 비는 시간마다 틋붕이의 집을 찾아와서 문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가던 시우가 그런 틋붕이를 마주하고 어색하게 인사를 던지는 게 보고 싶다.

틋붕이는 또 다시 겁먹어 방에 들어가지만 가능성을 본 시우는 떠나지도 않고 이제는 밥도 틋붕이의 집에서 먹어 가면서 버티는 게 보고 싶다.

밥도 이제는 부모님이 아니라 시우가 챙겨 주고 조용히 기다리던 다른 친구들도 틋붕이의 문앞에 더 오래 머무는 게 보고 싶다.


결국 이겨낸 틋붕이를 친구들이 다함께 끌어안아 주고 남자였을 때랑 다름없이 대해 주는 게 보고 싶다

점차 오히려 자기가 시우한테 반해 여자처럼 행동하는 틋붕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