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성검을 뽑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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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은 '바람과 별무리'라고 생각이 드네요.
해상탐험이 아니라 도보여행이긴 하지만 감성과 필력은 비슷해요
웹소설 주류 문법을 따르지 않지만, 세계를 탐험하고 여행하는 이야기는 설레고 가슴이 뛰죠.
마치 기행문을 읽는듯한,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에요.

2. 탐험과 여행의 플롯은 일반적인 웹소설 문법과 결이 다릅니다.
물론 탐험 한 번 끝내면 귀중한 보상을 얻지만 어디까지나 트로피에 불과하죠.
마치 호랑이를 사냥하고 난 뒤, 호랑이가죽을 벗겨서 방에 전시하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반드시 성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묘사와 탐험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이 이 플롯의 매력이니까요.

3. 이 작품은 주인공의 동기가 없는 수준이지만 사실 큰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앞서 언급한 '바람과 별무리'의 '선장'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주된 동기로 뒀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와 차이는 없죠.
이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면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
우리는 이런 동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것이죠.

하지만 작품 초반에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를 대하는 태도가 나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야 우리가 주인공을 기행문 속 인물이라고 받아들이고 우리도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니까 말이죠.

4. 그런 의미에서 최신화는 드리프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아했습니다.
탐험과 여행의 플롯을 이어나가다가 던전을 공략해서 성장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만약 이 작품이 이세계 여행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고블린의 생태와 부족 관찰에 대한 인류학적인 연구가 포함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은 고블린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알아가는 쪽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5. 그렇다고 해도 모험가 길드의 역할이 퇴색되지는 않습니다.
'바람과 별무리'는 '대항해시대' 팬픽에서 시작됐고, 원작 게임에서도 탐험가 길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길드의 학자들이 낯선 땅에 대한 탐험 임무를 제시하고, 주인공이 직접 탐험하면서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
이것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6.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주인공은 흥미로운 상황에 처해 있지 않습니다.
낯설고 새로운 곳으로 진입 했을 때, 뭔가 사건이 일어나서 주인공이 휘말리고 해결하는 것도 이 플롯의 재미니까요.
기행문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관찰자가 되어서는 안되고 체험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많은 기대가 됩니다.

7. 종합적으로 본다면, 이 작품은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제가 웹소설 입문을 '바람과 별무리'로 했다보니, 이와 비슷한 작품을 보면 괜히 설레어지네요.
던전, 모험, 마법- 성검과 별무리
좀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게 작가님의 건필을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