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회

2회

3회

4회

선원, 아니, 우리의 새 친구들에게 배를 옮겨오라고 지시한 셰자드는

당분간 우리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그리고 사전에 계획한 대로

 길드와 도시를 돌며 울프릭의 행방에 대해 탐문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만한 정보는 건질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족장 울프릭이 사로잡혔다던 헬겐으로 향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갑자기 변덕을 부리는 것 같다.

셰자드: 이 정도로 소식이 없다는 건, 진짜로 잡혀 들어가서 압송이라도 되는 모양인데? 아니면 이미 볼장 다 봤거나. 이 이상 여기에 매달리는 건 아무래도 시간 낭비 같아.

라그닐드: 그래서? 지금 바로 드래곤 유적지로 가자고?

셰자드가 고개를 끄덕인다.

헤르타: 아... 드디어...

라그닐드: 갑자기 계획을 바꾼다니... 그닥 내키지가 않는데?

프레위디스: 그래, 맞아. 괜찮겠어? 조금 더 알아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셰자드: 아니, 이미 늦은 것 같아. 우리가 그 얘기를 솔리튜드에서 들었는데, 지금 쯤이면...

듣고 보니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헬겐에서 일어난 일이 솔리튜드까지 전해졌을 무렵이면 며칠은 지나 있었을 것이고, 그동안 후속조치가 진행되지 말라는 법이 없었으니 말이다.

셰자드: 그러니까, 지금은 드래곤 유적지에 먼저 가보는 게 맞는 것 같아. 헬겐은 그 다음에 가 보자구. 어때?

그 중에서 헤르타가 가장 먼저 대답한다.

헤르타: 좋아!

헤르타 녀석, 신났군...

라그닐드: 생각해 보니까 네 말이 맞는 것 같네. 좋아. 가자고.

프레위디스: 흐음, 어쩔 수 없네.

우리는 화이트런 홀드의 평야 지대를 지나

리버우드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리버우드 근처에서 잠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셰자드: 그 드래곤 유적이라는 건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라그닐드: 길드에서 모험가로 활동하면서 수집한 고문서들을 통해 알았어. 거기에는 형제들이 서로 칼과 도끼를 맞대고 싸우기 시작하면 '세상의 끝'이 시작된다는 우리 노르드인의 고유한 전승이...

......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나눈 우리들은

다시 짐을 챙겨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스카이림의 산은 더운 해머펠에서 온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환경일 터였다.

그렇지만 입항하기 전에 엘프 친구가 장신구에 추위로부터 지켜주는 가호를 걸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노르드인이 아님에도 저 복장을 그대로 입고 활보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산을 오르던 중 트롤을 만났지만

다행히 숫자는 단 한 마리였고, 우리는 놈을 손쉽게 죽였다.

셰자드: 아우, 더러운 트롤새끼들... 엊그제 이후로는 이제 진절머리가 나네!

프레위디스: 그래도 이제 더 이상 놈들이 두렵지 않잖아. 레피카가 있었으면 더 좋긴 하겠지만.

라그닐드: 어이 친구들, 목소리 크게 내지 마. 여기 주변에 감시탑이 있다구.

나는 지도를 통해 길드로부터 의뢰 받은 산적 무리의 위치를 다시금 보여주었다.

저쪽에 서 있는 감시탑은 유적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저쪽에 소수의 도적들이 버티고 있을 것이다.

건물 크기가 작은 초소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마 몇 명 없을 것이다.

그러자 셰자드는 그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정해주었다.

방패를 든 그녀 자신이 가장 앞에서 모루 역할을, 그 뒤로 나와 헤르타가 망치 역할을, 그리고 활을 잘 쏘는 프레위디스를 지원역으로 지정해주었다.

그녀는 태어난 이래로 줄곧 전장에서 살아왔기 때문인지, 확실히 싸움을 하는 데 있어서 그녀의 말은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앞서서 행동으로 실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

도적1: 이년들아! 뒤지기 싫으면 있는 거 다 내놓고 ㄲ...

도적2: 히익!

정말이지 순식간이었다. 셰자드는 그 큰 덩치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저 기묘하게 구부러진 칼로 순식간에 도적놈의 어깨죽지를 썰어버렸다. 그리고 그녀가 벤 놈을 우리가 숨통을 끊어 놓는다.

그녀는 탑 안으로 들어가 놈들의 자세를 흐뜨러뜨리고는

내부에 누군가가 더 있는지 살핀다.

물론 발견된 적은

나와 헤르타가 '처리'한다.

칼과 도끼로 마구 썰어대는 헤르타의 싸움 방식은 사방에 피가 튀게 만들기 때문에 상대를 두렵게 만든다.

그리고 두목으로 보였던 놈은 내가 숨통을 끊었다.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하고 안전한 것을 확인한 우리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노르드 유적지인 황량한 폭포 무덤으로 향해야 했다.

이곳은 놈들의 감시초소로 사용되던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신호가 끊어진 것을 알면 우리가 무사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똑같이 접근하기로 했다.

놈들의 숫자는 제법 되는 듯 했다. 활잡이 몇몇에, 도끼를 든 전사들이 다수, 그리고 마법사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셰자드가 있었기에, 우리는 마음 놓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프레위디스가 수적 열세를 메워주기 위해 방패와 칼을 들고 뛰어 든 것만 빼면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헤르타는 언제나 그랬듯이, 피에 굶주린 짐승처럼 놈들을 물어뜯어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렸고,

나는 내게 대적하는 모든 자들에게 도끼 맛을 보여주었다.

셰자드는 덩치에선 연상되지 않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놈들의 종심을 파고들며 놈들의 전열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물론, 

자신을 적대하는 모든 것을 그 기묘한 칼로 썩둑썩둑 썰어버린다.

꽤나 긴장됐지만 성공적인 전투였다. 

셰자드: 후우...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군. 아니, 그것보다, 너네들.... 정말 잘 싸우는구나.

프레위디스: 어저께 다 봤으면서 새삼스럽게?

라그닐드: 어이, 경계 늦추지 마. 길드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유적 내부에도 간부급 놈들이 죽치고 있다는 모양이야.

우리는 놈들을 마지막 한 놈까지 소탕하기 위해 유적 내부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길드에서 준 정보 중에는 어느 가게를 털어간 도둑놈도 있었다고 했다. 만약에 놈이 훔친 물건만이라도 되찾아 온다면 가게 주인이 직접 보상해주겠다고 했다.

황량한 폭포 무덤 내부

우리는 자세를 낮추고 발소리를 죽였다.

낌새를 보아하니, 다섯 명 정도가 유적 내부에 있었다.

그 때, 셰자드가 활을 꺼내서 활시위를 재며 말했다.

셰자드: 여기는 내게 맡겨. 숫자를 최대한 줄여보자고.

라그닐드: 그 활은 언제 쓰나 했네. 활도 다룰 줄 아나?

그러자 셰자드가 미소를 띄며 조용히 말한다.

셰자드: 나 이래봬도 유목민 출신이야. 안타깝게도 말 타는 법은 많이 잊어 먹었지만, 활 쏘는 법 만큼은 하나도 잊지 않았다고.

그녀가 사용하는 활은 노르드인들이 사용하는 단일궁과는 전혀 달랐다. 크기도 꽤 돼는데다, 장력도 굉장한 듯 하다.

천천히, 놈들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은 셰자드는

단 한 발의 화살로

중무장한 노르드 도적의 뒷목을 꿰뚫어 무력화시켰다.

도적1: 뭐야?! 어디서 날아 온 거지?!

도적2: 이게 대체...

셰자드는 놈들이 당황한 사이, 재빠르게 또 한 발의 화살을 날린다.

그리고 그 화살은 오크 도적의 털가죽 옷을 보기 좋게 꿰뚫고 깊숙히 박혔다.

도적2: 히...히이이익!!!!

셰자드: 두 놈 잡았어! 가자!

다음은 우리 차례다. 그 때...

나는 살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고 나니, 약인지 마법인지로 몸을 숨긴 놈을 직격했다.

단단한 것이 부서지는 듯한 손맛으로 보건데, 내가 놈의 척추를 끊어버린 모양이다. 

나머지는 헤르타와 프레위디스가 순식간에 해결했다.

프레위디스 녀석은 평소에는 창을 주로 휘두르지만, 실내에서는 짧은 칼을 들고 싸운다. 녀석은 노르드 여자 치고는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그만큼 교활해서 상대의 힘을 역이용할 줄 안다. 덩치나 힘으로 밀어붙이는 전사들은 물론, 거인마저도 여럿 쓰러뜨릴 정도로 숙련된 전사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이동하기로 한다.

지하로 연결된 계단과 통로를 지나자

큰 방이 하나 나왔는데,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고, 방 너머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도적: 그 좆만한 엘프 새끼, 문을 왜 닫아버린거야? 잠깐, 그러고 보니 저기에...

놈은 수상해 보이는 막대기를 향해 걸어갔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일단 지켜보기로 한다.

그리고 놈이 막대기를 당겨 올리자......

사방에서 화살이 빗발치며, 놈을 고슴도치로 만들어버렸다.

셰자드: 아니, 씨발... 저게 대체 뭐야?! 함정인가?

라그닐드: 뭐, 그렇지. 고대 노르드인들의 고분들은 도굴꾼들을 막기 위해 온갖 장치들을 심어 놓거든.

셰자드: 그럼 이거... 까딱 잘못하면 우리 다 뒈지는 거잖아?

그 때, 프레위디스가 끼어든다.

프레위디스: 아니, 방법은 있어. 고대 노르드 고분들에는 비슷한 양식으로 만들어진 그림들이 나오는데, 그 안에 해답이 있다...고 했어. 우리가 접촉한 '학자'라는 사람이.

라그닐드: 같이 머리를 맞대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셰자드: 그러고 보니, 여기에는 세 개의 돌 기둥이 있는데...

프레위디스: 저길 봐! 위쪽에 부조가 있어!

셰자드: 아, 진짜네? 그런데... 하나가 어디...?

라그닐드: 저 밑에 무너져서 떨어져 있는 것 같군. 부서진 자국으로 보건데, 원래 저 위에 붙어있던 부조가 맞는 것 같아. 그리고 저 돌기둥들을 봐봐.

그러자 셰자드가 돌기둥을 서슴없이 움직여 본다.

셰자드: 요놈 봐라? 이거 돌아가잖아? 이것 참 신기하구만.

셰자드는 우리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돌기둥과 부조의 그림을 맞춰나갔다.

그리고는 드디어...

셰자드: 야, 너네들 다 나가 있어. 뭔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프레위디스: 아니야. 그건 싫어. 모두와 함께 있을래.

라그닐드: 하! 말 잘했어, 프레야. 그리고 우린 무사할거야.

셰자드: 그... 그럼... 땡긴다?

심호흡을 한 셰자드가 레버를 당기자,

거짓말같이 철창문이 열렸다.

헤르타: 와! 열렸어! 굉장해!

셰자드: 나는 그냥 너네들이 얘기한 대로 한 것 뿐이라구, 하핫...

그렇게 우리는 문 너머 무덤의 더욱 깊숙한 곳을 향해 들어갔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스키버 무리를 셰자드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모조리 쳐죽였다.

셰자드: 에이 싯팔, 이 좆같은 쥐새끼들! 사람 사는 곳도 모자라서 무덤까지 쳐 기어 들어와 있다니...

라그닐드: 뭐야? 스키버 가지고 너무 과한 반응 아냐?

셰자드: 난 쥐새끼들이 제일 싫어. 배의 식량을 축내는 것도 모자라서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는가 하면, 배 바닥에 구멍을 뚫어버린다고!

뱃사람인 그녀는 항해 도중에 쥐에게 뭔가 당한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어둠침침한 무덤에서의 두려움을 물리치기 위해 약간의 잡담을 하면서 내려갔던 우리들은

한쪽에서 들려 온 사람의 목소리에 다시 바짝 긴장했다.

목소리: 혹시 하크비어, 자넨가? 살려줘! 묶였다고!

셰자드: 내가 가볼게.

셰자드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얼마간의 장애물을 걷어내고...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 당도했다. 거기에는 거미줄에 꽁꽁 묶여 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다크엘프: 살려줘! 제발!

그런데 셰자드가 그에게 접근하려던 그 순간,

프레위디스: 위에! 조심해!

천장에서 거대한 동상거미가 나타났다.

놈이 내뱉는 타액과 섬유질은 얼어붙을만치 차가워서 위험하다.

하지만 그녀는 일전에 트롤떼를 상대할 때 휘둘렀던 그 거대한 반달모양의 장대무기를 들더니

단숨에 놈의 아가리를 부수고는 단단할 껍질로 보호되는 놈의 머리통을 세로로 쪼개버렸다.

그리고 우리도 합류해 놈의 배를 가르고 다리를 끊어내면서 놈을 쓰러뜨렸다.

다크엘프: 여기야! 여기! 도와줘!

두려웠던 건 이해가 되지만, 다 큰 어른이 어린애가 떼 쓰는 것 마냥 찡얼거리고 있는 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셰자드가 놈에게 다가가자, 놈이 호들갑을 떤다.

다크엘프: 그래, 놈을 해치웠구만! 이제 날 내려줘! 빨리!

셰자드는 놈을 다소 경멸하는 어투로 이야기한다.

셰자드: 너새끼 때문에 나도 뒈질 뻔했는데 고맙다는 인사 하나 없고... 쯧쯧

셰자드가 혀를 찼다.

셰자드: 그래, 내가 널 풀어주면 넌 나한테 뭘 해줄 수 있지?

다크엘프: 그..그.... 이 안에 보물이 있어! 날 내려주면, 그 보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게! 약속하지!

셰자드가 기가 차다는 듯이 말한다.

셰자드: 하! 보물? 미안하지만 난 너 같은 새끼들한테 속아 본 경험이 좀 있어서 말이야. 위에 있던 산적 놈들도 네가 꼬신 거지? 그래놓고는 문 잠궈버리고 지 혼자 물건 챙겨서 튀어버릴 작정 아니었냐고?

다크엘프: 아..아..아니야! 뭔가 착오가 있었어! 그 바보놈들이 제멋대로 닫아버린거라고!

셰자드: 그래? 그럼 어디...

셰자드가 놈을 감싸고 있는 거미줄을 칼로 그어서 풀어낸다.

그리고 중간중간 놈이 징징거릴 때마다 구수한 욕지거리와 함께, 놈의 낭심에 칼끝을 가져대 대는 등의 행동으로 놈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리고 어느덧 놈을 속박하던 거미줄이 드디어 다 풀렸다.

마침내 땅 바닥을 밟게 된 그 놈은 한 차례 심호흡을 하더니...

잡가지 전력질주로 내빼기 시작했다.

다크엘프: 멍청한 것! 누가 보물을 나눈대?

세상에, 발이 상당히 빠른 놈이다.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다.

셰자드: 그럴 줄 알았다, 이 개새끼!

셰자드는 바로 활을 꺼내 화살을 재고 시위를 당긴다.

그녀의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은

놈의 발목에 정확하게 꽂혔다!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 그 놈은 심장에 화살 한 대를 더 맞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셰자드: 너 같은 새끼가 뛰어 봤자지. 좆만한 새끼가...

셰자드는 놈의 짐을 뒤적이더니,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용의 발 형상을 한 큼지막한 장식물이었다.

황금으로 뒤덮여 있는 그것은 아주 오래된 것이며, 값이 꽤 나가는 물건임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이 길드에서 알려준 도난품이었다.

그리고 놈의 가방에서 수첩을 꺼낸 셰자드는 그것을 술술 읽기 시작했다.

셰자드: 야, 이게 무슨 '열쇠'라는데? 거기다가 그 열쇠로 문을 열면 고대 노르드인들이 썼던 힘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하나봐.

그 말을 들은 우리는 흥분했다.

라그닐드: 그래! 그거야! 그게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드래곤의 힘'이라구! 고대 노르드인들은 드래곤과 싸울 때, 드래곤의 힘을 가지고 싸웠다고 전해지거든.

그런데, 내가 너무 흥분했다보다.

내 높아진 목소리에

무덤 속 시체들이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드라우그(Draugr)'. 고대 노르드어로 '다시 걷는 자(Aptrgangr)'를 뜻하는 그들은 한 때 우리의 선조였으나

무덤 속에서 다시 일어선 그들은 소븐가르드에 가지 못하고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보이는 즉시 몸을 부수거나, 날붙이로 잘라내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만 한다.

우리는 여기저기서 일어선 드라우그들을 보이는 족족 사지를 자르고 목을 쳐냈다.

앗! 그러고 보니...

라그닐드: 어이, 그리고 보니 너... 괜찮은 거냐? 레드가드 사람들은 시체에 손을 대면 안된다고 하던데?

그 말에 셰자드는 피식 웃고는 말했다.

셰자드: 아... 안심해. 우리 부족은 '그래도 되는 인간들'이었거든. 

라그닐드: 뭐라고...?

그녀는 자신의 출신 부족이 해머펠 남부에서 금기를 무시하고 다시 걷는 사체나 인골 등을 처리하는 자들의 후예라고 말한다. 그녀의 일족은 전통적 관습이 뿌리깊게 남아 있는 해머펠 남부에서 그런 일들을 맡아서 해결해 온 것으로 보인다.

"아샤'바(Ash'abah)". "부정한 자들(unclean people)"을 일컫는 그들은 남의 더러운 일을 맡아 했던 탓에, 도시에는 발도 못 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혹독한 사막과 고산지대를 오가며 유목 생활을 해야 했고, 그것이 그녀가 가진 전투력의 원천이라는 듯 하다.

하지만 탈모어와의 전쟁통에 부족이 몰살에 가까운 피해를 입는 바람에 얼마 남지 않은 부족민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그러는 동안에 뱃사람으로서의 자신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드라우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 감을 잡은 우리는 무덤 깊숙히 전진해 나가며

우리 앞을 막는 모든 것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드디어...

아까 도둑놈의 수첩에서 봤던 그 '문'이 나타났다.

셰자드: 잠깐만, 아까 그 수첩...

셰자드는 수첩을 다시 읽으면서 황금빛 장식물과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셰자드: 아까 그것들도 돌아갔었는데, 그럼 이것도 혹시...?

셰자드가 무심결에 원형을 이루고 있는 문의 가운데 테두리를 돌리자, 스르르르 돌아가기 시작한다.

셰자드: 아하! 이것도 돌아가는구만!

프레위디스: 연상을 한 다음에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도... 어찌 보면 대단하네.

라그닐드: 근데 그거, 발바닥 부위에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

셰자드가 황금 장식물의 발바닥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잠깐의 논의 끝에, 발바닥에 그려져 있는 순서대로 맞춰보자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실행역은 셰자드 본인이 자처했다. 자기는 이런 게 너무 재미있다나...

그렇게 모든 것을 짜맞춘 후에 발톱을 넣었더니...

문의 잠금장치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문이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셰자드: 세상에... 굉장해! 고대 노르드 사람들... 정말 대단한걸?

그렇게 문을 따는 데 성공한 우리는 

또 다시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선조였던것들을 도로 눕히고는

고분의 최심부에 도달했다.

거대한 공동을 이용해 만들어진 묘실은 우리가 보기에도 경이로울 지경이니, 먼 곳에서 온 그녀의 눈에는 더더욱 경이로워 보였을 터였다.

셰자드: 이야... 엄청나네, 엄청나... 이 높은 산에 이렇게 큰 무덤이 있다니... 항해는 아니지만, 일지에 전부 기록해놔야겠는걸?

셰자드는 가방에서 종이와 목탄을 꺼내고는 바쁘게 오늘 본 것들을 간략히 적었다.

그리고는 묘실 안쪽의 거대한 벽체로 시선을 옮겼다.

그 벽에 새겨져 있는 말은 우리로서는 한 마디도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셰자드: 한없는 분노와 어둠의 "힘"의 감시자, 드래곤 기념비의 파수꾼인 수호자가 여기 잠들어 있..

나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현지인인 우리조차 모르는 저 고대의 언어를 술술 읽어내는 그 모습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라그닐드: 뭐야 너, 이거... 무슨 언어인지 알아?

그런데 돌아온 셰자드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셰자드: 몰라.

아이고 머리야... 근데 대체 어째서...??

라드닐드: 하아... 일단 우리의 의뢰인이었던 그 '학자'라는 사람의 전언에 따르면... 드래곤의 힘이 깃든 유적에는 드래곤의 언어로 무언가가 씌여져 있다고 했어. 근데 너는 지금 그걸 읽은 거야.

고대 노르드인들, 아니면 저 하이 흐로스가의 영감님들 정도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걸... 어떻게 셰자드가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걸까?

하지만 그렇게 말을 주고 받는 사이에...

우리가 호들갑 떨다가 무덤의 주인을 깨워버린 것 같다.

우리는 셰자드와 힘을 합쳐 무덤의 주인마저 빠르게 해치웠고, 다시금 관으로 돌려 놓았다.

셰자드: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무덤을 욕보여서 미안합니다. 이만 물러가겠소. 편히 쉬기를...

그런데 무덤 주인의 품에서 무언가가 새겨진 석판이 나왔다.

이 석판은 벽에 씌여져 있는 것과 동일한 고대의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셰자드: 이건 혹시 모르니까 챙겨두자. 이런 기록물은 대체로 중요한 '자료'니까.

무덤을 정리한 우리들은 황급히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바깥은 이미 깜깜한 밤중이었다.

셰자드: 이런, 벌써 해가 져버렸잖아? 애들 걱정돼서 천막을 넘겨줘버렸는데 이를 어쩐다?

그 얘기를 들은 프레위디스가 한 마디 한다.

프레위디스: 설마... 야영을 할 생각이었어? 여기는 '리버우드'라는 마을 근처야. 거기 작은 여관이 하나 있으니까, 거기서 쉬었다 가자.

그 얘기를 들은 셰자드는 박수를 치며 반겼다.

셰자드: 아, 그래! 그럴 필요가 없었네! 이야~ 역시 현지인이 있으니까 많은 게 해결되는구나!

프레위디스: 후훗...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 셰자드는 내가 찜해야겠어!

헤르타: 앗... 늦어버렸어어....

리버우드로 향한 우리는 잠자는 거인 여관에 들어가 방을 구하고 휴식을 취했다.

관습 상 '정결'을 중시하는 셰자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씻고 자겠다면서 밤중에 강물에 뛰어 들어왔다가 오는 등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나와 헤르타는 따뜻한 밥과 맛 좋은 술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오늘 밤은 셰자드와 함께다.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드래곤 유적 탐사도 중요하지만 아까부터 그녀와 섹스가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의 검고 거대한 좆에 처음으로... 무자비하게 정복당했던 그 날의 기억 때문에

내 아랫배에서부터 꿀렁하고 신호가 오고, 이내 내 아랫도리가 슬슬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녀의 그 검은 좆과 꺼지지 않는 정력은 정말이지... 이 세상의 어느 것도 그와 같은 쾌락을 안겨주지 못한다.

빨리...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다.

그녀의 여자가... 되고 싶다.

프레위디스: 하아...하아...하아... 나 지금 꼴려서 미치겠어. 그러니까... 빨리...

그러자,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셰자드: 하하... 이 요망한 기집애... 이리 와!

나는 먼저 옷을 벗고 그녀의 넓고 든든한 품에 안겼다.

아아... 벌써부터 황홀하다. 헤르타보다도 더 큰, 그녀의 젖가슴이 내 얼굴을, 그녀의 뜨거운 온기가 내 몸을 감싸고 있다.

내 배에 닿는 그녀의 거근은 아직 준비가 안 된 듯하다.

빨리... 내 몸에 욕정해줘...

셰자드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한 편으로 냄새를 맡기도 한다.

나는 그녀의 간간히 그녀의 젖가슴에 입맞추며 그녀의 온기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나에게...

키스를 시작했다.

그녀는 내가 키가 작은 것을 알고는, 허리를 숙여주며 내 키에 맞춰주었다.

그녀가 조심스레 내민 혓바닥을 나는 냉큼 낚아채서 물고 빨기 시작했다.

아... 내 입술도... 내 혓바닥도 빨아줘...

라그닐드도, 헤르타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지금의 나는 셰자드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녀의 크고 따뜻한 손이 내 엉덩이를 상냥하게 잡았을 때, 나는 더욱 암컷의 욕구가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욕정에 불이 지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나는 셰자드가 내가 선물해 준 토크(Torc)를 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

프레위디스: 셰자드...  그거... 해줬구나?

셰자드: 그럼. 이건 너희 가족의 상징이잖아.

그것을 보다 보니,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그녀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프레위디스: 그래. 지금 나와 당신은... 가족 같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또렷하게 말했다.

프레위디스: 나, 셰자드에게 더 사랑 받고 싶어.

그러자 그녀의 육봉이 드디어 펄떡거리며 그 흉측한 대가리를 치켜 든다. 아주 단단하게.

나는 재빨리, 내 허벅지로 그녀의 육봉을 감싸고 비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 내가 술이 취한 줄로 착각했는데, 다시 보니 정말로 내 팔뚝보다도 굵다!

아아... 이 흉악한 것에 내 몸이 조져질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좆을 기쁘게 해주면서 나는 마음 속으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그래... 그거야... 나를.. 나를 원해줘...

내 말을 들어준 셰자드는 나를 정말 예뻐해주고 있다. 내 젖가슴을 만지는 그녀의 손길은 그때와 달리, 부드럽고 친절하다.

너무나도...

행복하다...

원래부터 섹스를 좋아했지만 탈모어 놈들 때문에 그 즐거움을 잃어버렸던 나는

라그닐드와 헤르타를 만나고 나서 나는 다시 섹스의 즐거움을 되찾았다.

그리고 나는 셰자드를 통해서 그 즐거움을 극도로 만끽하고 있다.

남성의 것을 가진, 크고 아름다운 여인과 몸을 섞는 그 기쁨 말고도,

서로를 향한 사랑이 주는 기쁨으로 그 즐거움은 한없이 커져만 간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녀와의 섹스를 남김없이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 그녀는

내 안에 그녀의 사랑을 가득 채워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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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분량 터져도 그렇지, 스샷 300장 쓴 건 처음이네 씹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