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그 앞은 지옥이라고."
"이게 네가 잊고 있던 거야. 확실히, 처음에는 동경이었어. 하지만, 근본에 있던 것은 소원이었어.
이 지옥을 뒤엎어주길 바라는 소원.
누군가의 힘이 되어주고 싶었었는데, 결국 모든 것에 패배하고 만 남자의 이루지 못했던 소원이다."
"그 인생이, 기계적인 것이라 해도?"
"아, 그 인생이 위선으로 가득찬 것이라고 해도,"
"나는, 정의의 편을 관철하겠어."
"너에게만은...질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것은 괜찮아. 하지만, 내 자신에게만은 질 수 없어!"
"드디어 입구에 다다른 것인가. 하지만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실력차는 분명하다는 걸, 뼛속까지 이해했을 터이다만?"
"손도, 다리도 아직 움직여. 지고 있던 건 내 마음이다.
널 옳다고 받아들이고 있던, 나의 마음이 약했던 거다."
"뭐라?"
"네 올바름은, 그저 올바른 것 뿐이야.
그런 거 난 필요 없어. 나는 정의의 편이 될 거다.
네가 나를 부정하는 것처럼,
나도 죽을힘을 다해, 너라는 내 자신을 쳐부수겠어!"
"그래, 넌 옳아. 내 마음은 가짜다.
그래도, 아름답다고 느꼈어.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 위선이라는 걸 알고 있어.
그래도, 그렇더라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동경했어.
내 인생이 모조품이더라도, 누구나 행복했으면 한다는 소원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 틀림없어."
"나는 잃지 않아. 어리석더라도 되돌아가지 않아!
이 꿈은 결코! 내가 최후까지 가짜라고 하더라도,"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니까!"
"나의 승리다...토드."
"아아...그리고, 나의 패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