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림의 둔기를 보면 보통 둔탁한 원형 둔기보단 오히려 날이 여럿인 도끼에 가까울 정도로 날카로운 디자인이 많다.





보통 '둔기'하면 그냥 육중한 힘으로 상대에게 충격을 줘서 전투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무기인데, 이건 딱 봐도 제대로 휘두기도 힘든 건 물론 날이 미끄러지거나 어디 걸리기라도 하면 손목 다치기 딱 좋게 생겼다.


그렇다면 그냥 '게임'이니까 스카이림의 둔기들이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생긴걸까?




신기하게도 둔기들은 중세시대 (9세기 ~ 14세기)까지만 해도 그냥 날이 많고, 종종 창끝까지 달린 퓨전 도끼에 가까웠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 휘두르면 칼이 튀어나와 근접전에도 강한 둔기도 있었다고.





이때까지만 해도 저렇게 강철로 된 풀 플레이트 갑옷은 저어어엉말 돈이 많은 일부 귀족들만 누리는 사치에 가까웠고, 대부분의 병사들은 판금 갑옷은 커녕 제대로된 방어구조차 없었다.


당연히 굳이 둔기를 뭉툭하게 만들기보단 날을 세워서 조금이라도 상처를 더 내는 것이 중요했으니, 이땐 스카이림 식의 둔기들이 쓰였으나



중세시대가 서서히 끝나고 암흑기 ->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저렇게 판금 갑옷과 길쭉한 창 (Lancer)을 든 기사들이 돌격하여 보병을 말 그대로 꼬치처럼 꿰뚫어버리는 전술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기존의 날카로운 둔기는 좀처럼 안쓰이게 되었다.





이때부터는 오히려 저렇게 비교적 뭉툭한 둔기가 판금 갑옷 너머까지 충격을 전달해서 기사를 고꾸라트리기 좋았다고 하며, 잠시 전투 불능이 된 기사의 판금 갑옷 사이/연결고리를 칼로 쑤시거나 저렇게 곡괭이 비슷한 걸로 내려쳤다고 한다.



물론 스카이림은 어디까지나 게임인 만큼 실제로 쓰였던 날카로운 메이스에 비하면 대가리가 매우 크고 화려한 편


결론: 엔진이 똥이라 기병은 커녕, 털/가죽갑옷 입고 다니는 산적들이 대부분인 스림에선 저렇게 날카로운 둔기가 쓰이는 것이 더 이머시브~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