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아예 고대 흡혈귀가 메인 히로인으로 등장하는 DLC까지 있을 정도로 흡혈귀에 신경을 많이 쓴 스카이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DLC가 나오기 전엔 오히려 전작들엔 꾸준히 등장한 '흡혈귀로 서서히 변해가는 사람이 겪는 악몽'이 전혀 묘사되지 않고 그냥 '넌 흡혈귀 질병에 걸렸어요. 끝.' 이렇게 변해버려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 흡혈귀의 악몽이란건 무엇일까?



스카이림의 전작 오블리비언과 오블의 전작 모로윈드에선 흡혈귀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첫 악몽은 "당신은 꿈속에서 평화롭게 잠자는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때 창백한 형상의 불청객이 조용히 방으로 들어옵니다. 그는 이윽고 침대에 다가가서 잠든 사람의 목에 이빨을 꽂습니다. 잠시 후, 창백한 모습의 불청객이 고개를 들자 턱 밑으로 피가 흐릅니다. 그의 서슬퍼런 얼굴에 점차 색이 돌아오자, 그제서야 당신은 그 불청객의 얼굴이 당신의 얼굴임을 알아차립니다. 당신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납니다."


이걸로 고정되며, 나머지는 잠잘때마다 총 10개의 악몽 중 하나가 랜덤하게 메시지로 뜬다. 모로윈드는 첫 악몽만 다르고 나머지는 동일하다.


"당신은 꿈속에서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즐비한 연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입가에 침이 고이게하는 향기를 풍기는 고기 요리를 마음껏 즐기던 당신은 문득 마지막 부위을 자르려는 순간,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구더기들을 보게 됩니다. 구더기들이 당신의 몸안을 돌아다니며 내장을 먹어치우자 당신은 피를 토하며 쓰러집니다."


"당신은 꿈 속에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납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여인은 이미 매말라죽은 시체이고 아이는 온 몸이 보라색 염증으로 부풀어오른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윽고 어머니와 아이가 한 줌의 먼지로 변하며 당신은 악몽에서 깨어납니다."


"마치 구름위를 떠도는 듯한 안락함과 평온함을 즐기며 당신은 어딘가에 누워있습니다. 그러나 이윽고 시야가 서서히 밝아지자, 누워있는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존재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네크로맨서의 로브를 걸친은 한 남성이 서슬퍼렇게 빛나는 메스를 들고 천천히 다가오며, 차가운 강철이 당신의 살점을 파고드는 감촉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따뜻한 여름 햇살을 즐기며 친구들과 숨바꼭질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들키지 않기 위해 부모님의 헛간에 숨어듭니다. 하지만 얼마안가 향긋한 건초 냄새가 코를 찌르는 어둡고 불쾌한 냄새로 바뀌고, 당신은 이윽고 목이 무언가에 물어 뜯긴체 썩어 문드러진 부모님의 시신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명을 지르려 하는 순간, 부모님의 시신들이 벌떡 일어나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어르신도 아이도 씹고 뜯고 즐기는 해피해피 엘더스크롤 주제에 베르미나조차 기겁할 정도로 꽤 그로테스크한 악몽들이 많은 편.


어쩌면 너무 고어한 악몽들이 많아서 스카이림에선 없애버린건가 싶지만, 인트로부터 누구 하나 모가지 잘려나간 겜이라 그냥 토드가 토드한 것 같다.

다른 악몽들이 궁금하면 https://en.uesp.net/wiki/Oblivion:Vampirism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