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인게임 책인 "Tragedy in Black"에 적혀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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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모라는 자신을 소환한 소년을 실망스럽다는 눈으로 노려봤다. 아직 풋풋한 17, 18살 정도의 애새끼가 아닌가?



"니가? 네놈이 날 소환했다고?"


"응! 엄마가 난 마법에 재능이 있다고 했어! 언젠가 나도 아크메이지가 될거야!"


"흥. 니 어머니가 마법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지?"


"엄마는 마법사야! 마법대학에서 일하는 인첸터인걸?"


"웃기는 군. 진정한 마법이 뭔지도 모르면서 허세만 가득한 년이겠지."


"닥쳐! 난 스크롤을 읽어봤어! 넌 내 말에 복종해야해!



그 순간 히죽거리던 데이드라는 침묵을 지켜야했다. 무언가의 강력한 힘이 그가 입을 열지 못하도록 막는게 아닌가.


"난 엄마에게 마법으로 만든 드레스를 선물해주고 싶어. 곧 엄마의 생신이란 말이야."


드레모라는 그저 묵묵히 소년을 쳐다보기만 했다.


"말해줘! 그게 우리의 계약 조건이잖아!"


그제서야 입을 열게된 드레모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오냐. 알려주고말고. 우선 소울젬이 필요한데, 마침 나한테 하나 있거든. 그런 좋은 일에 쓴다면야 기꺼이 나눠주도록 하지"


"정말? 그런데 갑자기 소울젬은 왜?"


드레모라는 웃음을 애써 감추면서 탁한 빛의 검은 소울젬을 소년에게 넘겨줬다.




"그저 드레스에 마법을 사용하는 걸로는 부족하단다. 마법은 생각보다 복잡하거든. 소울젬은 이 마법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촉매라고 볼 수 있지"


"그럼 이 소울젬은 얼마나 강력한거야?"


"아아, 안타깝지만 이건 지금은 텅텅 빈 상태야. 너가 직접 영혼 채워넣어야 하지. 어떻게 하는지 아니 꼬마야?"


"아니"


조금 기가 죽은 듯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내가 기꺼이 보여주도록 하지. 이런 주문을 걸치면 된단다."



그 말과 함께 시커면 촉수같은 소울트랩의 주문이 드레모라의 손에서 뻗어져나가며 소년을 둘러쌌고, 그 놀라운 광경에 소년은 놀란 듯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하, 하지만 아무것도 안느껴지는데"


"그래? 그럼 지금은 어떠니?"


그 순간 섬뜩한 빛을 발하는 드레모라의 손톱이 소년의 가슴팍을 꿰뚫었고,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소년이 눈치채기도 전에 그의 시뻘건 심장은 어느덧 악마의 손 안에 있었다.


온기를 잃어가는 소년의 시신이 쓰러지기도 전에 드레모라는 검은 소울젬을 낚아챘다. 침묵의 비명을 지르며 소년의 영혼은 도망치려고 했으나, 곧 천천히 소울젬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네놈의 그 마법사라는 어미는 절대로 소환한 데이드라에게 선물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나보구나. 그걸 받는 순간 소환마법의 계약이 파기되기 때문이지. 


자, 그럼 이제 너의 그 대단하시다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볼까? 마침 나한테 검은 소울젬이 하나 더 있거든."



착한 툴붕이들은 소환마법 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