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니깐.... 담당을 이성으로 보는거 아니냐고?


대체 그런 생각의 근거는 어디서 얻은거냐 임마? 


응? 너무 잘 챙겨주는거 아니냐고? 완전 연인이라고? 그렇게 보였나? 앞으로는 조심해야...


아니아니 이게 아니지, 오히려 니가 니 담당 복순이랬나? 걔를 너무 풀어주는거지 난 정상이야 임마.


응? 복순이가 아니라 후쿠키타루라고? 그게 그거지 뭐.


아니 그나저나, 너 현직 트레이너면서 그런 소릴 직접 말해도 되는 거냐? 그게 트레센 내의 금기인걸 니가 모를린 없을텐데?


응? 오히려 이런 연애 스토리가 가슴을 울린다고?


옘병, 이놈 이거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구먼.... 


잘 들어라, 애초에 올해로 40에 점점 들어서는 놈이 고등학생인 애랑 맺어지는것도 문제다만 


담당과 트레이너가 맺어지는게 얼마나 사회적으로 낙인 비스무리한게 찍히는 건인지는  현직 트레이너인 니가 가장 잘 알거 아냐? 


당장 그 3관마 미스터 시비랑 루돌프도 언론에서 보도하고 난리였잖아. 


응 둘 다 잘 지내고 있지 않냐고?


 너 어째 좀 들뜬거 같다..?  아니 그보다, 그 둘은 그만한 빽이 있잖아. 


봐봐. 루돌프는 심볼리 가문 차기 당주에, 시비는 부모님이 전설로서 남아있는 사람들이잖아.


 내가 후진이랑 그렇게 된다 생각해봐, 어떻겠어?


애초에 내 나이가 후진의 두 배가 넘는, 40다 되어가는 상황인데 다까고 봐도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무엇보다 교육자로서, 그 애가 내가 험한짓을 안 할거라 믿고 그리 의지하고 있을 건데, 내가 손을 댄다?


....본인이 바라고 있다면?


그럴 리는 없다만, 만약 진짜라면, 말려야지, 학생때는 감정이 여러모로 오락가락하고 뒤죽박죽 섞이기만 할 시기니, 오히려 내가 잘 달래야지.


후진 본인도 그 다리 문제랑 은퇴, 본인 집 사정 등 여러 고민거리로 감정이 여러모로 왔다갔다 할 시기니,


머리 조금 식히면 괜찮아지겠지.


응? 내가 꽉 막혔다고?


정상적인거란다 이 드라마 중독자 동기야. 막장 드라마 좀 작작봐.


니 일도 아닌데 한숨은 왜 그리 쉬냐? 임마, 고기나 더 먹어.


아가씨! 여기 고기 2인분 추가!




응? 정말로 후진이 고백한다면 말릴 생각이냐고?


하.... 이놈이거 내가 앞에서 말한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네 


에혀 그래, 앞의 얘기로는 널 설득시키는게 안되는거 같으니 다른 주제로 보자고.


후진이네 집안은 사정이 안 좋아. 그래서 후진 본인도 필사적으로 달렸고 달리려 한 거지. 다리 문제가 터져도.


더비 이후 다리 문제 터져서 은퇴해야 할 때 문제없다고 달리겠다 했을때 얼마나 식겁했는지....


그래서 필사적으로 말렸지. 지랄맞은 내 학창생활이 생각나서 말이야.


나 같은 놈은 12년 학창 생활 동안 친구 하나 못 만들고 지랄맞은 가정 형편 땜에 이렇다 할 만한 추억 하나 못 만들고 살아왔다만, 후진은 아냐.


학창생활 그 3년을 학비 벌고 안 좋은 다리로 레이스 나가는 등 지랄맞게 보내지 않고, 제대로 즐기기를 바랬지.


친구들하고 놀고, 합숙에서는 추억을 쌓고, 온천도 가는등.... 그래,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


지금은 그래, 잘 지내고 있잖냐? 다리도 예전만은 아니다만은 그래도 잘 달리고 있고,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있고, 합숙 때 축제도 정말 잘 즐겼었지.


본인이 그토록 걱정하던 돈 문제도 해결되었고. 저번 스포츠 음료 광고, 대박이었잖냐?


더비 우마무스메로서도, 아이네스 후진이라는 한 명의 우마무스메로서도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잖냐?


그런데, 나한테 잠시 동안의 팍 피어오르고 팍 꺼지는 감정으로 고백을 한다? 지금의 행복은 몽땅 물 건너가겠지.


후진을 위해서라도,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설령 후진이 진심이랄지라도.


물론 후진이 이쁘고, 성격 좋은 애인건 사실이야. 나이고 뭐고 다 뺴면 진작에 고백 박았을지도 모르지. 물론 5초만에 차였겠지만.


그래도, 뭐 이게, 무능한 트레이너에게 더비 트레이너라는 명예를 안겨준 최고의 우마무스메에게 할 수 있는, 내 최선의 답이다.




...... 너무 진지해졌나...? 자, 마시...


응? 너 왜 울고 있냐? 응? 안 울고 있다고? 연기가 눈에 들어갔다고?


뻥 까시네, 애초에 연기따윈 존재하지도 않걸랑요. 불 뺀지 10분은 넘었어 이 등신아.


니 일도 아닌데 왜 우냐? 



"고기 나왔습니다. 불 갈아 드릴게요."


고맙습니ㄷ.....


..... 후진....?


아니아니아니, 그럴 리가 없지, 아이고 잘못 봤네, 미안해요;;;


".... 괜찮습니다."


응? 바보라고 나보고? 뭔;; 후진이랑 헷갈린거? 그건 변명할 거리가 없긴 하네;


후진이라면 지금쯤 본가에 귀성했을거니깐. 외출증 끊어줘놓고 그걸 까먹는 나란새끼.....


응? 그게 아니라고? 그럼 뭔데?


임마, 그만 울어, 내 연설이 그리 감동적이었냐? 얼른 먹기나 하자고.



"...... 그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