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명 : 토우카이테이오

성우 : 이나미 안쥬Machico

일러스트 : 마키(卷)


직전에 소개했던 '황제' 심볼리 루돌프는 은퇴후 당연히 종마 생활을 시작했고, 重賞(대상경주) 타이틀을 따내는 굵직굵직한 자손들을 제법 남겼다. 하지만 그 어떤 자식도 첫 해에 얻은 이 자식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황제의 후계자에 걸맞게 '제왕'이라는 단어를 토우카이(동해)란 관명 뒤에 붙여 지은 이름, 토우카이테이오.


캐릭터의 디자인 포인트는 역시 황족다운 의상 어레인지에 마주복색에서 따온 푸른색 톱니 무늬와 연보라색 망토. 이마에서 콧등까지 이어지는 흰 점은 아버지처럼 블리치로 반영한 듯.

예상되는 속성은 아래 글을 보면 이해되겟지만 황제의 계승자보다는 불굴, 근성.




90년 12월 1일에 데뷔해서 4전 4승. 그것도 압승만을 거두면서 4월 클래식의 첫 관문 사츠키 상에 등장, 2등과 1마신 차로 승리. 5월의 일본 더비에서는 더욱더 강력한 모습으로 2착인 레오다반에 3마신차 승리를 거두고 6전 6승으로 무패 2관에 올라 버려.


20번이 토우카이테이오. 제 3그룹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선에서 엄청난 스피드로 튀어나간다. 시원시원하지.


그때 레오다반에 타고 있던 기수가 테이오의 아버지 심볼리 루돌프의 기수 오카베였는데, 테이오를 타고 있던 야스다가 3~4번은 실수를 했는데도 도저히 잡을수 없었다고 그 강함을 인정했어. 이제 10월의 킷카상만 제압하면 역사상 최초의 부자 트리플 크라운, 그것도 부자 무패 트리플 크라운이 보이는 상황.


그러나 테이오의 최고의 적수는 다른 경주마가 아니었어. 더비에서 승리한 직후 시상식장으로 이동할때 걸음에 이상이 보여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는 왼쪽 뒷다리의 골절. 전치 6개월 판정. 트리플 크라운의 꿈은 날아가고 기나긴 재활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그때까지의 업적만으로도 연도대표마, 최우수4세이상마, 최우수 국산마 타이틀을 쓸어담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어.





이듬해인 92년 4월 오사카배에서 아버지의 기수였던 오카베를 태우고 압승. 5월의 3200m의 장거리인 천황상(봄)에서 장거리의 제왕 메지로 맥퀸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데, 단승 1.5배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모으면서 경주에 돌입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직선에서 특유의 걸음이 나오지 않고 5착으로 패배. 8경기만에 첫 패배의 맛을 보게 돼. 근데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경주 10일 후에 이번엔 오른앞다리에 박리골절이 발견돼서 다시 휴양에 돌입. 통산 두번째 골절.


10월에 천황상(가을)에 복귀하지만 복귀 일자에 너무 빠듯해서 큰 기대는 못하는 상황. 두마리가 첫 1000m를 57초 5라는 대폭주를 했는데, 토우카이테이오가 기수의 제어를 듣지 않고 세번째로 따라가다 후반 스태미너 고갈로 홀라당 망해. 5착에 그친 후 11월의 GI인 재팬 컵에 절치부심해 도전한다.


재팬 컵은 12회이때부터 단순 초청경주에서 국제 공인 GI으로 인정받으면서 영국 암말 2관마, 엡섬 더비 우승마 두마리, 전년도 호주 대표마 등등 역대 최고의 매치업이 짜여진 상황. 심볼리 루돌프가 85년에 이긴 후로 91년까지 일본말은 아무도 우승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재팬 컵에 나선 토우카이테이오는


아버지를 재팬 컵에서 우승시켰던 오카베를 태우고, 아버지 이후 처음으로 재팬 컵을 우승한다. 더불어 일본 말의 첫 국제 GI 우승.


이어진 12월의 아리마 기념에서도 당연히 인기 1위로 뽑혔지만, 기승정지 상태였던 오카베 대신 타바라 세이키가 안장에 앉았고, 구충제 복용의 여파가 있었는지 예상밖의 11착 대패. 해가 바뀌고 중둔근 부상이 발견되어 휴양후 6월의 다카라즈카 기념을 목표로 재차 훈련에 돌입하지만...


경주 겨우 열흘을 앞두고 그놈의 골절이 또 찾아와 버렸다. 통산 세번째. 이번엔 왼 앞발의 박리골절. 덕분에 다시 기나긴 휴양 끝에 복귀전은 93년의 마지막 경기인 아리마 기념이 되어 버려. 그 직전에 뛴 경기가 92년 아리마 기념인데...무려 364일만에 복귀전을 치르게 된 거지. 워낙에 복귀 텀이 긴데다 오카베는 이미 킷카상 우승마인 비와하야히데를 타기로 되어 있었고, 작년에 탔던 타바라가 다시 안장을 맡게 됐다. 단승 인기는 4위였지만, 베팅을 목적으로 하는 복승과 연승식 마권 인기는 턱없이 낮아서 단승 인기는 그냥 다른 말 사는 김에 응원차 곁다리로 더 사준다..정도의 의미밖에 안 됐어. 그도 그럴게 누가 1년만에 그랑프리를 복귀전으로 치르는 말을 이긴다고 생각할까?


...근데 이겼다.


골에 들어오는 순간에 캐스터는 "토우카이테이오, 기적의 부활입니다!"라고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고, 인터뷰에서 타바라 기수는 "상식을 뒤집은 테이오를 칭찬해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역대 최장기 휴양후 GI 승리 기록(363일 간격)은 2016년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어.


94년에도 현역 지속이 결정되어 훈련에 돌입했지만, 직전에 다쳤던 왼 앞발이 또다시 골절을 일으켜 휴양 중 10월에 최종적으로 은퇴를 결정, 10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은퇴식을 갖고 종마로 전환하게 돼. 통산 12전 9승, 그중 GI이 4승. 아버지의 이름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삶이었다.


종마 생활에 들어가서는 토우카이 포인트, 스트롱 블러드 같은 GI 우승마를 자식으로 두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대개 성적이 부진했고, 저 두마리도 거세돼서 이후 혈통을 잇는 말은 없었다.


2013년에 25세의 나이로 천수를 누리고 심장마비로 사망. 샤다이 종마 스테이션에 묘지가 마련되어 옛 활약을 기억하는 팬들이 찾아와 꽃다발과 과일, 당근을 두고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