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명 : 엘 콘도르 파사 (El Condor Pasa)
성우 : 타카하시 미나미
일러스트 : 혜승(ヘスン) 캬 갓국인...주모오!


디자인 포인트는 마주복의 색상 위치별 배치인 적-황-청을 그대로 가져오고, 허리에 맨 벨트는 안장끈의 그것. 이름의 라틴 이미지에서 연상한 건지 쾌걸 조로스런 가면.




일본의 탈아입구에 대한 집착은 옛날부터 쩔어줬는데, 경마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세계의 수준에 도전하겠다고 81년에 만든게 재팬 컵이었고, 그 이후로도 시대를 지배한다 싶을정도로 강한 말이 나오면 어김없이 해외 원정 얘기가 나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해외에서 일본말이 짱짱!이란 평가를 받기 위한 노오력을 하고 있다. 그런 해외 원정 러쉬에서, 잔디 레이스의 정점인 2400m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낸 말이 엘 콘도르 파사다.

어미는 새들러즈 웰즈의 딸인 새들러즈 갤. 아비는 킹맘보(Kingmambo). 이름은 애비인 킹맘보에서 맘보->남미 음악->사이먼&가펑클이 부른 페루 민요의 연상 작용으로 지어졌다나. 쏭(Thong)의 핏줄을 이어받은 암말이 대형 종마를 많이 낳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마주 겸 생산자인 와타나베가 고른 배합이었는데, 이 배합의 최대 문제점은 개족보 중의 개족보가 된다는 거였어.

노던댄서가 어미쪽 3대조와 아비쪽 4대조에서 겹치고(노던 댄서 3x4), 스페셜 4x4, 네이티브 댄서 4x5, 포를리와 쏭은 각각 4x5x5라는 근친 혈통으로 도배가 된 조합이라 프로는 무서워서라도 하지 못할 배합이었는데, 와타나베의 고집으로 교배가 진행된다.



5대조 혈통. 빨간 글자가 다 근친 표기다. 완벽한 개족보 아니냐? 밑의 퍼센트는 해당 조상의 근친 혈통이 얼마나 진한가를 표시하는 것.


그렇게 교배가 진행 된 후 미국 켄터키에서 태어난 망아지는 이듬해 일본으로 돌아와 조교를 받지만, 생산자/마주가 일본인이지만 출생지가 엄연히 미국이라 수입말로 분류되어 클래식 3관 경주와 천황상은 뛸 수 없는 몸이 된다(당시까지만 해도 저 경주들은 외국말에 개방이 되지 않았다).

데뷔전은 몸이 덜 여물었다는 판단에 잔디보다 스피드가 느린 더트를 택하지만, 경쟁마와는 급이 다른 추입능력을 보이며 무난히 2연승.

3차전부터 잔디로 바꿔 출전해 98년 교도통신배와 뉴질랜드 트로피를 무난히 따내고, 삼관 경주에 참가할수 없는 상황이라 NHK 마일 컵(1600m)에서 첫 GI 도전에 나선다. 자기 말고도 무패전적의 말이 둘이나 더 있었지만 압승하면서 GI마로 등극해.

98년 하반기에 들어서 다시 GI을 노리는 엘 콘도르 파사의 선택지는 둘이었다. 혈통상으로나 실적상으로나 어울려보이는 마일 챔피언십(1600m). 그리고 일본 경주 중 국제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재팬 컵(2400m). 여기서 연도 대표마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후자를 선택하게 해. 그리고 재팬 컵의 전초전 성격으로 나섰던 마이니치 왕관(1800m)에서 무패 연승중이었던 동기 외국산말 그래스 원더와 앞서 소개했던 사일런스 스즈카와 격돌, 사일런스 스즈카의 도주에 완벽하게 휘둘리면서 2착으로 패배해 버려. 그리고 천황상에 나섰던 사일런스 스즈카가 경주중 골절로 안락사되면서 복수할 기회는 영영 잃어버리지.

11월말에 치러진 재팬 컵의 최고 인기는 더비 우승마 스페셜 위크, 전년도 2위의 여걸 에어 그루브가 인기 2위. 엘 콘도르 파사는 인기 3위의 지지를 받은 상태에서 경주가 시작, 직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퍼트를 보이며 에어 그루브를 제치고 우승.


동시대의 일본 말 중 (죽어버린 사일런스 스즈카를 빼고) 최강임을 입증해. 이미 죽은 말이야 저승 가서 다시 붙자고 할수도 없고..




아리마 기념은 패스하고 내년을 준비하던 차에 연도 대표마 시상이 있었는데, 프랑스의 자끄 드 마루아(GI, 1600m)를 우승하고 돌아온 타이키 셔틀에게 국뽕 몰표가 몰리며 연도 대표마 자리를 넘겨주고, 208표 중 달랑 11표만 받는 굴욕. 엘 콘도르 파사 진영은 이를 갈면서 '나도..나도 외국갈거야!'라고 결단을 내린다.


그렇게 해서 커리어 마지막인 99년은 모든 경주를 프랑스 원정으로 치르게 된다. 최종 목표는 10월의 개선문상(Prix de l'Arc Triomphe). 유럽 2400m 잔디 레이스의 정점.


유럽 원정에서 일본 말의 최대 문제는 같은 잔디라도 일본과 유럽의 차이가 꽤 심하다는데 있었어. 인공적으로 조성한 주로에 잔디를 깔아 가볍고 스피디한 일본에 비해, 자연적인 지형에 형성된 잔디밭을 달리던 전통이 굳어진 유럽은 잔디가 길고 땅이 물러서 말에게 훨씬 무겁게 느껴진다는 것. 엘 콘도르 파사도 프랑스에서 조교를 시작하자 이 문제 때문인지 컨디션이 제대로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첫 대회인 이스파한 상(GI, 1850m)에 나서고, 생각 이상으로 잘 달려줬지만 골 앞에서 크로코 루즈에게 제껴져 2착. 하지만 이 경주를 기점으로 컨디션이 상승하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다음 대회는 프랑스 상반기 최강 결정전인 생 끌로드 상에 출전,


직선에서 손쉽게 다른 말들을 제치고 우승. 일본의 국뽕이 풀발기하게 만든다. 이어 개선문상과 같은 롱샹 경마장, 같은 거리인 2400m로 치러지는 Foy상(GII)에도 출전, 우승과 동시에 크로코 루즈에게 복수에 성공하고, 개선문상의 예행연습을 마쳐. 개선문상 최유력후보인 몬쥬도 이맘때쯤 니엘 상에서 승리, 개선문상에서 이 두마리가 최유력 우승 후보로 부각되지.

10월 3일인 개선문상 당일, 전날부터 당일 아침까지 비가 쏟아져 주로 상태는 27년만에 최고로 물러진 상태. 누가 봐도 몬쥬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엘 콘도르 파사는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그래서 우승했냐고? 쟌넨! 싯빠이시타! 골인 직전에 몬쥬에게 제쳐지면서 반마신 차로 패배. 실황 중계 들어보면 골 통과 직후에 "엘 콘도르 파사, 힘냈습니다, 힘냈습니다"하는 캐스터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태세 전환 ㅇㅈ구요.

이후 귀국해서 재팬 컵과 아리마 기넨에 출전하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마주측에서 깨끗하게 은퇴를 결정하고 종마 생활을 시작한다. 최우수 5세 이상마와 연도 대표마 타이틀을 그래스 원더와 스페셜 위크를 제치고 따냈으며, 국제 분류 레이팅에서 기록된 134는 일본에서 조교된 말중 역대 최고 기록(동년 몬쥬와 데일라미가 135).

종마로도 엄청난 인기를 얻어 3년간 449마리라는 엄청난 수의 암말과 교배하지만 불행히도 장염전(내장이 꼬이는 병)에 걸려 요절해 버린다. 그러나 그 3년간의 물량 공세 덕에 일본 더트 종목에서 GI-JPNI(지방 경마 1등급) 합계 9승을 달성한 버밀리온, 2006년 킷카상 우승의 송 오브 윈드, 2006년 재팬 컵 더트 우승의 아론다이트같은 GI 타이틀 홀더와 무려 11년 동안 현역 경주마로 뛴 토우카이 트릭 등의 걸출한 자식을 남기고 혈통이 이어지고 있어.


부여될만한 속성은 귀국자녀, 프랑스어 능통, 사일런스 스즈카에 대한 열등감. '날 이기고 도망가(죽어) 버리다니!' 같은거?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7 - 엘 콘도르 파사(エルコンドルパサー)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