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eJapan2017에서 선행 공개된 둘 중 힌트 난이도가 낮아서 다들 금방 맞췄다. 

게이트 진입을 싫어하고 스페셜 위크와 클래스 메이트. 95년생 동기 세대 중에 3강을 빼고 아직 등장하지 않은 말이라면 세이운 스카이 하나.

관명인 세이운(靑雲)에서 따온 발목/귀 장식과 바지 무늬. 회색털에서 따온 은발.

녹색과 노란색의 가로줄무늬를 반영한 의상 컬러링.



헤이세이 경마 전성기의 끝자락을 장식한 95년생 3강(스페셜 위크, 엘 콘도르 파사, 그래스 원더)은 그 위명에 비해 셋이서는 맞대결한 횟수는 극히 적다.

국내 생산자 보호를 위해 클래식 경주와 천황상에 외국산마 출전 금지 조치가 아직 풀리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 

그래서 98년에 재팬 컵을 우승한 엘 콘도르 파사는 바로 해외 원정에 도전했고, 스페셜 위크를 엿먹인 그래스 원더도 맞대결은 딱 두번이었다.


그들보다 더 자주, 더 치열하게 스페셜 위크와 맞붙으며 98년 한정으로는 스페셜 위크에 앞섰던 클래식 전선의 맞수가 있었으니, 그게 세이운 스카이다.



세이운 스카이가 태어난 니시야마 목장은 원래 200마리가 넘는 번식암말을 둘 정도로 큰 사이즈로 샤다이팜, 메지로 목장과 자웅을 겨루는 생산자였으나, 이 때 들어 창업주에서 아들로 실권이 넘어가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었다. 소수정예화로 컨셉을 바꾸면서 별볼일 없는 번식암말들을 대량으로 내다 팔았고, 직접 기르고 있던 씨수말들도 실적이 없다는 이유료 내다 팔거나 용도폐기에 들어갔다. 그 중 4년동안 200마리 넘게 교배했으나 쓸만한 자식이라고는 없었던 씨수말인 셰리프즈 스타Sherriff's Star도 구조 조정 대상에 올라, 용도폐기된후 말그대로 행방불명됐다. 도살장으로 가서 말고기가 됐다는 설이 유력했지만, 2005년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모처에서 지방 경마에 다시 출전시키려고 조교하다가 심부전으로 급사했다고.


셰리프즈 스타의 자식인 세이운 스카이는 간신히 목장에 남았지만, 육성 과정에서도 그다지 두드러진 모습은 보이지 않아 원래 맡기로 했던 조교사에게선 퇴짜를 맞고 이제 막 조교사를 개업했던 야스다 카즈타카의 마방에 들어간다. 야스다조차도 긴가민가한 느낌이었지만, 베테랑 조교조수 아오야나기가 


'타 보니 등이 다르다'

'수백 마리 타 왔지만 이런 GI을 이길 것 같은 말은 100마리에 하나도 찾기 힘들다'


며 극찬, 이를 계기로 재능을 개화할 찬스를 잡았다.


데뷔는 해를 넘겨 98년 연초였지만, 데뷔전에서부터 1월의 추운 날씨에 1600m를 1분 36초 7을 끊으면서 낙승하더니, 2전째인 주니어 컵에서도 도주로 5마신차의 압승을 거두며 우승. 2전만에 98년 클래식 전선의 3강 후보로 등극했다.


사츠키 상 트라이얼인 야요이 상 시점에서 클래식 최유력 후보는 댄싱 브레이브와 굿바이 헤일로의 귀한 혈통을 타고난 킹 헤일로, 이 세대의 주인공이 되는 스페셜 위크, 그리고 이 세이운 스카이가 꼽혔다. 귀한집 도련님이 가장 인기가 좋았고, 애미없는 놈이 두번째, 애비없는 놈이 세번째. 주니어컵 우승후 다리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아 조교도 부족한 세이운 스카이였지만...


그러나 정작 경주는 애비없는놈이 줄곧 선두에서 레이스를 주도하다 애미없는 놈이 기똥찬 스퍼트를 보여주며 반마신차 승리를 거둔다. 도련님은 저 한참 뒤에서 3위. 이 경주로 평가는 뒤집혀서 스페셜 위크가 최유력으로 떠오르고 세이운 스카이 진영도 컨디션과 기수를 고려했을때 못 이길 이유는 없다며 자신감에 차게 됨. 이 경주를 계기로 한번도 차지한적 없던 수말 클래식의 꿈을 다시 꾸게 된 마주 니시야마는 기수를 요코야마 노리히로로 바꾸고 클래식 첫 관문인 사츠키상에 임한다. 요코야마도 사석에서 친한 기자에게 


"(스페셜 위크에 탄)타케 유타카만 이기는 경주면 재미없잖아?"

하면서 나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빠른 말이 우승한다'고 불리는 나카야마 2000m의 사츠키상. 최고의 상태로 임전했으나 게이트 입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처음 듣는 GI 무대의 대환성에 평정심을 잃었는지 세이운 스카이가 게이트 입장을 거부한것. 시간을 의식한 게이트 담당이 채찍으로 재촉했으나 오히려 성질이 났는지 더 완강하게 거부. 요코야마가 간신히 달래서 어렵사리 게이트에 들어갔지만 그 영향이 있었는지 출발이 늦었고, 도주는 무리라는 판단에 2번째에 붙인 채로 경주를 진행,


도련님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애비없는놈이 클래식의 첫 영광을 차지한다. 최유력이었던 스페셜 위크는 외곽 게이트 출발의 불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3착. 다만 출발 전의 난장판 덕에 게이트 재심사 처분을 받고 다행히도 합격, 더비에 나선다. 그러나 역시 혈통 문제일까, 안쪽 게이트가 유리했던 당시 마장의 상태 때문일까. 좌중에선 


'사츠키는 뽀록이다'


라는 말이 돌았고, 더비 당일에도 세이운 스카이의 인기는 3위였다. 1위는 스페셜 위크, 2위는 킹 헤일로. 인기 순위와는 상관없이 말의 강함을 믿고 있던 진영과 요코야마는 우승을 확신했지만, '가장 운이 좋은 말이 우승한다'라는 더비에서 세이운 스카이에게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킹 헤일로에 탔던 신출내기 후쿠나가 유이치가 더비의 중압감에 돌아버렸는지 평소 각질과는 다른 하이페이스의 도주, 아니 폭주를 감행했다. 그걸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2코너에서 후쿠나가가 휘두른 채찍이 세이운 스카이에 맞아버렸고, 자극받은 세이운 스카이는 거기서 자제하지 못하고 나란히 속도를 내는 실수를 범했다. 2400m의 레이스에서는 치명적인 실수. 절호의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던 스페셜 위크가 압도적인 힘으로 치고 나갔고, 요코야마는 친우이자 라이벌인 타케 유타카가 꿈에 그리던 더비 우승에 환희하는 모습을 뒤에서 봐야 했다.


애비없는 놈과 애미없는 놈이 이렇게 1개씩을 나눠 가진 상황에서 조실부모 매치업 최후의 결착은 11월 8일의 킷카상에서 날 예정이었다. 여름을 휴식하고 복귀한 교토 대상전(2400m)에선 두번째로 게이트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윗세대의 GI 우승 경력까지 있는 메지로 브라이트와 실크 저스티스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경주였으나, 처음엔 하이페이스로 가고 중반에 페이스를 떨어뜨려 완급조절을 하는 도주를 선보이며 메지로 브라이트에 목차 승리. 다시한번 실력을 과시하고 '가장 강한 말이 우승하는' 킷카상을 위한 예행 연습을 마쳤다.


그리고 킷카상. 교토 3000m의 장거리 경주. 당일 인기는 스페셜 위크 1위, 세이운 스카이 2위. 지난주에 사일런스 스즈카가 천황상에서 쓰러진 비극을 털고 스페셜 위크에 오른 타케 유타카의 의지는 누가 봐도 대단했고, 세평도 봄철과는 달리 스페셜 위크 1강으로 쏠렸지만, 세이운 스카이와 요코야마도 거저 킷카상을 내줄 생각은 없었다.



(3분 20초부터)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앞으로 뛰쳐나온 세이운 스카이. 초반 1000m가 59초 6이라는 장거리 기준으로는 하이페이스. 후속마들은 누가 봐도 빨라보이는 세이운 스카이를 굳이 따라가지 않고 격차를 유지했다. 저 페이스로 가면 마지막 직선에선 반드시 무너진다는 확신과 함께.


그러나 정작 마지막 직선에서 세이운 스카이의 다리가 전혀 죽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뻗어나가자. 기수들은 '아 씨발 속았다!'를 외쳐야 했다. 실은 중간의 1000m는 63초 3이라는 어마어마한 슬로우 페이스로, 세이운 스카이 입장에선 한숨이 아닌 두숨도 쉬고 넘어갈 상태였던것. 스페셜 위크 비장의 스퍼트도 3마신 반의 큰 격차로 세이운 스카이에게 닿지 않았고, 3분 3초 2의 3000m 신기록과 함께 2관의 영광이 세이운 스카이에게 돌아간다. 말에게도, 기수인 요코야마에게도 커리어 중에서 베스트 바웃.



...이때만 해도 이 말이 그렇게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다.


98년의 연도 대표마 대결은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타이키 셔틀이 야스다 기념, 프랑스 원정으로 자끄 드 마루아 상, 귀국해서 마일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하며 마일러로는 드물게 연도 대표마를 노리고 있었고, 엘 콘도르 파사는 사일런스 스즈카가 사라진 도쿄 경마장에서 4세(지금 기준 3세)마로는 최초로 재팬 컵을 제패했다. 2관마인 세이운 스카이도 연도 대표마를 장담할수는 없었고, 그래서 시즌 최종 GI인 아리마 기념의 타이틀이 필요했지만...


킷카상처럼 하이페이스를 길게 유지 못하고 얼마 안가 감속, 후속에 추격 여지를 주며 4착으로 침몰, 그래스 원더에게 챔피언의 영광을 내준다.


99년은 고난의 한해였다. 선행으로 각질을 바꿔 복귀전인 닛케이상에서 완승을 거두지만, 목표였던 천황상(春)에서는 직선에서 스페셜 위크에 잡아먹히며 3착. 하반기 복귀전인 삿포로 기념에선 후방 대기 전법으로 바꿔 다시 완승하지만, 정작 목표인 천황상(秋)에서 마장 입장때 다이와 텍사스와 접촉하더니 고질병인 게이트 입장 거부가 도져 무려 5분이나 옥신각신하다 간신히 입장했으나 스페셜 위크가 천황상 춘추 연패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며 5착으로 참패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주마에게 가장 치명적인 굴건염에 걸렸다.


복귀는 무려 1년하고도 반이 지난 2001년 5월, 천황상(春). 스페셜 위크도 엘 콘도르 파사도 그래스 원더도 모두 떠난 시점에 홀연히 돌아왔지만, 그 시점에서 누구도 그를 우승 후보로 꼽는 사람은 없었다. 주전 기수인 요코야마조차 "다른말이라면 괜찮지만 이 말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시작 전부터 결과를 직감하고 있던 상황.


그래서 요코야마의 선택은 팬서비스에 가까운 하이페이스 도주였다. 3200m 경주에서 초반 1000m를 58.3으로 끊는 초 하이페이스. 과거의 향수를 기억하던 관중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으나 역시나 3코너에서부터 힘이 떨어지면서 침몰, 우승한 TM 오페라 오와 16초 차이의 12착 대패. 그게 경마장에서 보인 세이운 스카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카라즈카 기념 출전을 포기하고 은퇴한 후 씨수말로 전업했으나 은퇴 타이밍을 놓친데다 혈통 평가도 좋지 않아 처참할 정도의 교배 횟수를 기록했고, 2011년 7월 마방에서 일어서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혀 즉사, 1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24 - 세이운 스카이(セイウンスカイ)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