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한테 허락 받고 번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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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딱, 딱, 하고 시계가 바늘을 새기는 소리와 함께 물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방안을 지배하고 있었다.

"테이오... 읏, 테이오... 읏!"

PC 화면 너머로 비치는 것은 성공과 찬란한 영화. 그것을 몸에 걸치는 것은 늠름하기도 하고, 나이에 맞게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제왕의 모습이다.

그 제왕에 열정을 품고 자위에 잠긴 어리석은 자는 지금 확실히 마그마처럼 뜨겁게 끓어오르는 흰 욕망을 토해내려 하고 있었다.

미안해, 라며 누구에게 용서받지 못하는, 면죄부도 되지 않는 실로 공허한 말을 내뱉으며 위아래로 문지르는 손은 속도를 높여 어리석은 자는 한계를 맞는다.

"하아...하아..."

숨이 짧은 감각으로 끊어지는, 작열과도 같은 열락과 쾌락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중에는 풍선이 시들어 가는 듯한 죄책감만 남는다.

밤꽃의 냄새가 나는 열락의 잔재를 휴지로 닦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 시점에서 어리석은 자는 트레이너라고 하는 존재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래.

돌아갈까……순간 냉정해진 뇌는 견딜 수 없는 감정을 양식으로 귀가를 재촉한다. 직장에서 자위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따지고 보면 수면실. 자고 싶으면 묵을 수 있고 우연히도 방 배치와 비슷하다. 심지어 평소에 여기는 자신밖에 못 들어간다. 즉, 사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그래서 말괄량이들이 자취를 감출 시간에 이렇게 열정의 불길을 잠재우는 일도 드물지 않다.

재빨리 짐을 꾸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다행히 이 방에서 집까지는 멀지 않다. 내일은 휴일이므로 조금 전의 어리석은 자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그 기분은 맑았다.

……하긴, 그것은 문을 열어젖힌 끝에 "제왕″이 있었던 순간까지의 이야기지만.

"수고했어 트레이너"

그 한마디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졌다.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과는 다르게 입가에 쥐가 난다.

"여기 웬일이야?"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태연한 척 물었다.그러자 역시 여느 때처럼 그는 말을 시작한다.

"들어봐! 트레이너! 햇빛이 따스한 곳에서 자고있었더니 어느새 밤이 되어있었어!"

"그래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트레이너 방에 불이 켜져 있길래"

"그저……"

과연. 하고 수긍한다. 혹시나 하는 안도 비슷한 기분이 희망과 함께 솟아난다. 만약 혼자서 빠져있던 일을 눈치챈다면 공짜로는 끝나지 않는다.

"왜 그래? 왠지 괴로워 보이는데……"

"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다만 아주 조금만 일이 바빠서 피곤할 뿐이야"

"흠, 그렇구나. 큰일이네."

"허허, 뭐 그렇지"

그래……이것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이대로 그녀와 함께, 능숙하게 이야기를 유도해 그녀의 장소로 보내면 모두 해결된다. 희망이 눌러앉은 어리석은 뇌 속에서는 그런 달콤한 생각조차도 정당화되어 버렸다.

"...그런데 말이야, 트레이너."

"왜 그래?"

그런데 그런 얄팍하게 달아나려는 달콤한 사고를 읽기라도 한 듯 그녀는 입을 열어 눈동자는 사형을 선고하는 듯 이쪽을 응시했다.

"뭐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일을……"

"…일이란 말이야, 내 이름을 부르는 게 일이야? 아니면 잊어버렸어?"

나, 우마무스메야, 라고 말을 계속할 무렵에는 온몸의 핏기가 가시고 협박, 아니 그 이상의 엄청난 긴장이 흘렀다. 그랬어, 잊고 있었어. 우마무스메는 완력 따위의 힘 만이 아니다. 청각도 인간보다 뛰어나서 들으려고 하면 벽 너머의 작은 목소리라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을.

"어..."

"저기, 트레이너. 방 좀 들어가도 되겠지? 그야 내 이름을 불렀으니까, 들어가도 상관없지? 그렇지?"

……네. 반론따위 가능할 리가 없고, 극히 최악의 패턴으로 방에 초대해 버렸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심호흡을 하고 열을 띤 듯 숨을 내쉰다.

"스읍 - 하아. 스읍 - 하아."

얼굴로는 늘 보는 듯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행동의 섬뜩함에 오한이 스친다.

그리고 매우 만족스러운 듯한 그녀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손을 집어넣었다.

"어이!"

아무리 그래도 쪼그리고 앉아 있는 그녀의 어깨에 황급히 손을 올리고 만다. 하지만, 떼어내려한 그녀의 몸은 큰 나무의 뿌리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어울리지도 않게 혼신의 힘으로 당겼다. 그래도 부스럭부스럭 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정작 본인은 콧노래마저 부르고 있었다.

"있다, 있다♪"

사랑은 더비가 후렴 전에 다다랐을 순간 그녀는 그것을 아무렇게나 꺼낸다.

"에헤헷, 트레이너 냄새야~♪"

찌꺼기였을 휴지에 싸인 그것은 그녀의 손에 의해 다시 밤꽃 냄새를 찾아간다. 황홀한 표정으로 그녀는 코앞으로 그것을 가까이대고 킁킁거리며 만족스러운 듯이 주머니에 넣는다. 그 괴상하다고도 부를 수 있는 모습에 그만 뒷걸음질치고 만다. 그리고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은 갈 곳을 찾아 본능적으로 문고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

"어디 가는거야, 트레이너?"

철컥, 바이스 같은 힘이 팔을 갑자기 압박한다. 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어깨를 붙잡혀 바닥에 나자빠진다. 실제로는 어깨뿐만이 아니라 신체의 자유도 듣지 않는 상태이기에 아무리 버텨도 소용없었다.

"......."

"흥, 트레이너는 그런 거구나."

으슬으슬 오한이 달린다. 내려다보며, 마치 사냥감을 사냥하는 육식동물과도 같은 기백을 감지한 몸뚱이가 심장을 쿵쾅쿵쾅 경종처럼 울리고 있다.

"누군가...앗!"

도움을 청하려는 소리에 조용히 있으라는 듯 억지로 얼굴을 끌어당겨 입을 맞춘다. 갑작스런 감촉에 놀라움을 숨길 수 있을리가 없다.

"…저기, 트레이너는 아까 것이 처음이라던가 그래?"

"………"

입을 다문 직후, 그것을 저항의 의사로 간주한 그녀는 어깨에 손가락을 파고들게했고, 그것과 연동되어 전류 같은 통증이 어깨를 관통했다. 그 견디기 힘든 아픔을 버티지 못하고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에 만족했는지,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 다음에도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

언제부터 나를 그런 눈으로 쳐다봤어? 일주일에 몇번씩 내 생각을 하고있는거야?

그 외에도 대답이 많았다. 물론 입을 다물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벼락 같은 아픔이 따라왔고 나중엔 대부분 하는 대로 대답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에헤헷, 웃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남자라는 자존심마저도 아픔과 폭력이라는 단순한 이유에 굴복해버린 사실에 마음은 이미 무너져있었다.

"이제 그만해……
내가,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폭력의 이름으로 겉모습 따위는 신경쓸 수 있을 리도 없이, 오로지 눈앞의 제왕에게 어리석은 이는 간청한다. 그러나 그 모습은 유열을 알아버린 소녀에겐 열정을 부추기는 향신료일 뿐이다.

"내 옆에 계속 있어줄래?"

물론, 꼭 그렇게 해주세요, 스스로 복종하는 제왕에게 반론할 수는 없어 고개를 숙이는 어리석은 이. 그 대답에 만족한 제왕은 다시 입을 맞춘다. 처음과 달리 사랑과 자애로 가득 찬 농밀한 시간이 앞날을 암시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