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구름하늘. 나에게 주어진 이름이자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 초신성처럼 나타난 천재의 이름. 후세에 널리 기억되고 알려질 영광의 이름. 

나는 언제나 느긋했다. 아니, 스스로 느긋한 사람으로 보이길 원했다. 착실한 모범생은 널리고 널렸다. 이런 뻔한 이야기보다는 반전있는 드라마가 더 재미있는 법이지. 사람들은 모범생의 왕도보다는 신성같이 나타난 천재의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가 연습을 소홀이 했냐고? 아니다. 나는 느긋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이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몰래 침대에서 빠져나와 밤새 연습했다. 친구들이 놀자고 권유할때마다 졸리다는 핑계로 빠지고 훈련장을 찾았다. 부족한 잠은 친구들이 연습할 때 보충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이 모든 일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한다. 처음부터 천재였으면 좋았겠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천재가 아닌데. 


한 가지 다행인 점이라면 나는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덕분에 나의 이중생활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숨길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나를 천재로 생각했다. 노력하지 않아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아이, 연습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자기만 해도 좋은 성적을 내는 친구. 기분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명백한 천재였다. 어차피 사람들은 노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말로는 항상 노력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순위를 보게 되어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노력을 하지 않은 척하는 편이 좋지. 이기면 대단한 거고, 지면 당연한 거니까. 


나는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후 크고 작은 대회에서 계속해서 이겨 나갔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서서히 많아졌고 언론에서도 종종 내 이름이 들리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팬도 생겼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언론에서는 나를 다른 강호들과 묶어 “황금세대”라는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모두가 나의 연극에 속아가고 있었다. 내 이름은 ‘단 한번도 전력을 다하지 않은 천재’의 이름으로 기억될 터였다. 그랬는데. 분명히 그럴 터였는데. 


“골절입니다.”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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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도입부만 써봤음.

세이운이 부상당하는 내용인데 반응 좋으면 끝까지 써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