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센 학원의 팀 시리우스 부실. 그곳은 언제나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무언가가 깨지고 부서지며 누군가의 이유 모를 비명 소리가 종종 들려오는 곳. 이러한 시끌벅적한 일상의 중심에는 늘 그녀가 있었으니, 황금의 불침함으로 불려오는 그녀, 바로 골드쉽이다.


“골드쉽 씨가 없을 뿐인데… 정말이지 평화롭네요.”


부실에서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기던 맥퀸은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으면 말했다. 그녀의 말에 동의 하듯 브라이언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뭐, 그것도 지금 뿐이야. 그 녀석, 내일이면 돌아올 테니까.”


시리우스에 들어온 이후로 골드쉽에게 놀아난 탓에 브라이언은 그녀의 복귀가 마냥 달갑지 만은 않았다. 이에 바닥에 떨어지는 쿠키를 재빨리 잡아낸 위닝 티켓이 언제나 그렇듯 열정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


“좋았어! 내일부터 골드쉽 씨와 다시 특훈 시작이야! 모든 건 더비를 위해서!”

“늘 말씀드립니다만, 그건 특훈이 아니라 골드쉽 씨에게 휘둘려지고 있는 거랍니다.”


맥퀸의 말에 위닝 티켓은 “그런가” 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이고는 자신이 구해낸 쿠키를 입안에 넣었다. 이렇든 골드쉽의 부재 속에서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단 한 명 만은 마치 길거리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고 끝내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온 것 마냥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라이스 씨, 혹시 쿠키가 입에 맞지 않은 건가요?”


맥퀸의 물음에 깜짝 놀란 라이스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우물쭈물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 아니야. 맥퀸 씨가 가져온 쿠키는 정말 맛있어. 다만...”

“왜 그러냐, 꼬맹이. 고민이 있으면 괜히 감추지 말고 맥퀸한테 말하라고.”


왜인지, 자신이 아닌 맥퀸에게 떠넘기는 듯한 브라이언의 말에 라이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라이스는…  골드쉽 씨가 없어서… 조, 조금 외롭다고 생각했어.”


라이스의 말에 부실은 잠깐 동안 정적에 빠졌다. 브라이언은 라이스가 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눈을 찌푸린 채 생각에 빠졌고, 우아한 동작으로 찻잔을 들던 맥퀸은 손을 멈추고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시리우스에서 가장 열정적인 위닝 티켓이 정적을 깨뜨리고 큰소리로 외쳤다.


“우오오오오오! 감동했어! 라이스 씨와 골드쉽 씨의 우정이 그렇게 깊을 줄이야!”


눈물을 흘리며 오버하는 위닝 티켓을 보며, 시리우스의 명배우는 다른 의미로 맥퀸이 아닌 위닝 티켓이 아닐까 하고 브라이언은 생각했다. 물론, 귀찮아질 것이 뻔했기에 절대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았지만.


“그럼 맥퀸 씨도 골드쉽 씨를 그리워 하고 있는 거야?”

“...네?”


갑작스러운 위닝 티켓의 물음에 맥퀸은 얼빠진 얼굴로 되물었다. 모두의 시선이 맥퀸에게로 향하였고, 맥퀸은 헛기침을 하며 마땅히 둘러 될 말을 생각했다.


“그, 그러네요. 확실히 미운 정도 정인 것이니까요.”

“헤에, 그럼 우리 팀의 명배우 씨도 사실은 외로움에 그 녀석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건가.”

“잠깐만요!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죠?! 이 메지로 가문의 우마무스메 되는 자, 겨우 일주일 못 본 걸로 어린아이 마냥 외로워서 골드쉽 씨를 그리워하다니요...!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잖아요!”

“라이스는... 어린아이 인거야…?”

“아, 아니에요, 라이스 씨! 그런 뜻이 아닌 거에요!”

“우오오오! 라이스 씨, 어린데도 그렇게 잘 달리다니! 정말 대단해, 감동이야!”

“그래도 너무 우울해 하지 말라고, 어차피 내일이 되면 보기 싫어도 그 녀석이 너한테 달라붙어서 귀찮게 할 게 뻔하니까.”

“그러니까! 전 우울해 하지 않았어요!”


골드쉽이 없는 마지막 날의 티타임은 그렇게 오랜만의 떠들썩함으로 끝이 났다. 



그날 밤. 창문 너머로 구름에 가려진 달빛을 멍하니 바라보던 맥퀸은 오후에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고 있었다. 브라이언의 장난 섞인 말에 침착하지 못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만 그때의 대화 말이다.


“저는… 골드쉽 씨를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요.”


나지막이 중얼거린 맥퀸의 말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져 있었다. 마치 스스로에게 묻는 물음과도 같은 혼잣말에 침대에 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던 라이스는 곁눈질로 맥퀸을 힐끔힐끔 쳐다보았고, 말 걸기를 수없이 망설인 끝에 겨우 목소리를 짜내었다.


“맥퀸 씨… 혹시 골드쉽 씨를 생각하고 있어…?”


매우 조용한 목소리였지만, 적막함이 가득한 방 안에서 맥퀸에게는 충분히 들릴만한 거리의 목소리였다. 이에 반응하듯 맥퀸이 천천히 몸을 돌려 라이스를 바라보았고, 왠지 잘못한 아이처럼 위축된 라이스는 펼친 동화책을 들어 올려 커다란 두 눈만을 내보인 채로 무릎을 끌어안았다.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깊게 생각에 빠진 모양인지 맥퀸이 되물었다. 라이스는 지금이라도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버부릴까 했지만 이윽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저기, 그게 말이지… 라이스는 그냥 맥퀸 씨가 고민이 있는 거 같아서…”

“제, 제가 말인가요?”

“으응, 브라이언 씨의 말을 신경쓰고 있는 거 같았어. “

“저는…!”


브라이언 때처럼 곧바로 반박할 생각으로 입을 땐 맥퀸이었지만, 잔뜩 몸을 움츠리는 라이스의 모습에 헛기침을 하며 다시 침착함을 유지하였다.


“크흠, 저는 브라이언 씨의 말을 딱히 신경 쓰지 않아요. 애초에 고작 일주일 동안 못 본 것뿐인걸요. 내일이면 다시 시끄러워질 테죠.”


본인이 완강하게 아니라고 하는데 어쩌랴. 부끄러움에 솔직하지 못한 맥퀸을 보며 라이스는 어색한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오히려 골드쉽 씨가 없던 요 근래에 평화롭고 좋았는걸요.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아도 됐으니까요.”

“그, 그렇구나.”

“네, 그래요. 그러니까, 전혀 외롭지 않았어요.”


말과는 다르게 맥퀸의 목소리는 힘없이 안쓰러워 보였다. 라이스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듯이 시선을 내리깔고는 작은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렸다.


“라이스 씨?”


이에 맥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라이스의 침대에 다가와 앉았다. 


“...저기, 라, 라이스는 말이지. 사실 골드쉽 씨가 없었던 첫 날부터... 왠지 모를 허전함에 조금씩 외로워 지기 시작했어.”


라이스는 조심스레 맥퀸의 얼굴을 살피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 예전에 누군가 라이스에게 물었어. 골드쉽 씨와 어울리는 건 힘들지 않냐고 말이야. 그도 그럴게, 갑자기 납치되어서 정체 모를 누군가를 찾으러 가자든가,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에서 훈련을 빼먹고 라멘을 먹기도 했거든.”

“그건, 골드쉽 씨 답네요…”

“으응… 하지만, 그래서 라이스는 골드쉽 씨한테 고마워하고 있어. 소심한 성격때문에 다가가지 못하는 라이스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는 걸.”


분명 라이스 또한 골드쉽의 기행으로 고생한 적이 여러 번 있었을 것이다. 그 기억들을 곱씹으면 쓴웃음이 날 정도로 말이다. 허나 고생했던 것과는 별개로 그 기억들은 모두 추억이고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그리고 이건, 라이스 뿐만 아니라 맥퀸과 위닝 티켓, 그리고 겉으로는 까칠하게 말하는 브라이언 조차 마찬가지 일 거라고 라이스는 생각했다.


“골드쉽 씨에게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지만…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 거 같아. 라이스는 골드쉽 씨가 좋아.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 어린 아이의 투정 같이 보여도 말이야.”

“라이스 씨…”

“그리고 그건 맥퀸 씨도 마찬가지야. 만약에 골드쉽 씨가 아니라 맥퀸 씨가 없었더라도, 라이스는 분명 외로워 했을 거야. 만약 라이스가 없었다면… 맥퀸 씨도 라이스를 그리워 했을… 거야?”


스스로 말하면서도, 분명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소심한 성격의 라이스로써는 끝까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멋대로 자신이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또다시 쓸데없는 걱정을 할 뿐. 이는 맥퀸이 특정 인물에게만큼은 솔직하지 못했던 것과 비슷했다. 알고는 있으면서도 쉽사리 고쳐질 수 없는 성격 말이다. 그렇기에 라이스는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낸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때까지. 하지만 분명 맥퀸이라면 자신의 말을 이해해 주리라 생각하며.


“네, 분명 저도 그리워 했을 거에요.”


다행이도 그 진심이 전해지듯이 맥퀸은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하였다. 


“오늘따라… 골드쉽 씨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그리울지도 모르겠어요. 후후, 아무래도 저 또한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일지도 몰라요. 그렇죠? 라이스 씨.”
















...처음으로 글써봤다 

게임해본 적 한 번도 없고 핫산들 만화만 본지라 캐릭터 말투나 성격이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음

사실 원래는 골드쉽이 개인 훈련으로 자리를 비우고 저스터웨이를 새로 사귄 친구랍시고 데려오는 것이 주 이야기였는데 쓰다가 쓰잘데기없는 부분을 길게 늘려버려서 정작 본문은 쓰지도 못했음 그냥 버릴려다가 올려본다


맥퀸이 저스터웨이한테만 신경쓰는 고루시를 보고 질투하는 모습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