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투수는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되찾으려 애쓰지 않는다.

미래에 맛볼 좋은 기억을 만들기 위해 오늘을 준비할 뿐이다.

- 놀런 라이언-




컬러링은 비슷한 푸른색이지만 메지로 목장의 명의로 등록되어있는 라이언은 단색인 맥퀸과는 다르게 기수의 복장을 참고하여 세로 줄무늬로 반영되었다.

야구선수의 복장과 비슷한 패턴, 가슴팍에는 Ryan 이라 써져있는 글귀

갈기를 짧게 깎아 라이언컷이라고 불렸던 모습은 숏컷으로 구현되었다.


근육과 단련을 좋아하는 네타는 커리어 내내 높은 중량을 유지했던 그 신체능력과 훤칠한 몸집을 반영한 것




87년 메지로에는 시대를 이끌 풍운아들이 여럿 배출된다.


이 글의 주인공 메지로 라이언


훗날 명배우로 활약하는 메지로 맥퀸


초기의 부진을 건너뛰고 자기다움을 찾은 도망자, 메지로 파머


이중에서 메지로 라이언은 분명 최고의 자질을 가진 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어날 때의 힘 없어 보였던 그 자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유달리 건장하게 보이는 체구는 스태프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직 오쿠히라 조교사만이 고참 조교사로써인지, 혹은 이전 헤이세이 3강과 정면으로 맞붙었던 메지로 아르당을 관리하던 사람으로의 안목때문인지, 목과 다리가 굵고 볼품없다면서 쓴소리를 남겼다. 그렇지만 "그래도 오픈정도는 이겼으면 한다" 라면서 덧붙이긴 했지만


이후 이 말은 전설적인 야구선수 놀런 라이언의 이름을 따서 메지로 라이언이라고 붙여진다.


그러나 이런 타고난 몸집과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남들이 추월하는 것을 싫어해서 금세 폭주하지만, 또 선두로 달려나가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그런 도련님 같은 면이 있는..까다로운 아이였다

하코다테에서 신마전 승리를 거두지 못한채 골막염 부상으로 인해 2개월 요양.

좀처럼 첫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4번째 도전에서 겨우 데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보탄상에서 승리의 기세를 밀지 못하고 다시 5착으로 부진.

메지로 진영은 미승리전에서 라이언을 타고 우승했던 요코야마 기수를 라이언의 전담으로 태울 계획을 세웠다



당시 데뷔 4년차의 요코야마 기수는 아직 유명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신인 기수였지만 자기 실력에 자신이 있었으며

의뢰가 오지 않는다면 지방까지 내려가서 기승횟수를 늘릴만큼 욕심이 많은 기수였다.


메지로 목장은 본래부터 젊은 기수를 태우면서 새로운 인맥을 넓히는 것을 좋아했고

요코야마기수가 위에서 설명했던 오쿠히라 조교사의 친척이었던것도 한몫 했으리라


어찌되었든 좀처럼 뽐내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실력에는 자신이 있던 두 콤비는 앞으로 긴 인연을 지속하게 되었다.


요코야마가 다시 기승하여 참전하게된 히이라기상

그간의 부진을 말해주는 듯 7번 인기의 라이언이었으나 요코야마 기수가 후반까지 라이언을 억누르고 있다가 모아둔 힘을 쏟아내며 보란듯이 승리를 얻어냈다.


이 승리를 기점으로 요코야마는 확신을 하게 된다. 이 말은 대단한 말이라는 것을

이후에도 계속 회자되는 요코야마 기수의 "라이언이 가장 강합니다" 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주 전날까지 비가 내린 불량마장의 야요이상



같이 출주하는 말 중 특기할만한 말들은 차세대 3강이라고 불리게 되는 화이트스톤 




훗날 [풍신] 이라고 불리는 더비 우승마 - 아이네스 후우진


불량마장의 질척한 땅, 본래라면 직선이 주무기인 라이언에게는 불리한 입장이었지만

라이언 특유의 파워 넘치는 주법이 특히 강력하게 드러나면서 씩씩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골을 했을 때, 이 다음이 전부 보인것 같았습니다. 사츠키상도, 더비도"

요코야마 기수는 지금도 큰소리를 치면 결과가 좋지 못하다라는 징크스를 가지곤하는데

메지로 라이언은 그 첫번째 대상이라고 볼수 있지않을까



호언장담했던 말과는 달리 사츠키상에서는 직선코스에서 마군으로 인해 진로가 가로막히면서 타이밍을 놓치게 되어 3착

더비에서는 온 힘을 쏟아부은 아이네스 후우진에 밀려 2착


일본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경주마가 아닌 기수의 이름을 외치는 '나카노 콜' 이 더비에서 터져나오면서

경마가 스포츠로 인정받는 순간을 메지로 라이언은 저 너머에서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그간의 오만함을 마치 되돌려 받는듯한 자책감


메지로 목장하면 천황상과 그 관계가 깊다고 생각되지만 그것은 초대 총수의 유언에서 비롯된 것

그리고 목장의 유지를 위해 현역생활을 오래해야하는 특성상 더 튼튼한 기질을 가지는 스테이어가 적합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더비를 원하지 않는 호스맨은 없다.


여태 더비마가 없다는 것은 메지로 목장의 큰 고민이었고 이번에도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마신 하고 1/4, 메지로가문의 4번째 더비 2착... 정말로 살짝 부족했던 거리...


"키타노 할머니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담겨있는 한마디였다.


그러나 은퇴하지 않는 한 경주마의 달리기는 계속된다.

그간의 분함을 속에 담아두면서 여름에도 조교를 지속하였지만

언제나 서두르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법일까? 조교 도중 각부에 부상을 당해 가을 전초전으로 예정했던 하코다테 기념을 회피


그리고 언젠가는 리벤지매치를 해야겠지.. 라면서 벼르고 있던 사츠키 우승마 하쿠타이세이는 조교중 부상으로 장기이탈

아이네스 후우진은 더비 우승이후 부상이 악화되어 현역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라이벌로 지목받던 강자들이 모두 물러선 입장에도 계속된 훈련

메지로 라이언은 여름의 조교와 회복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강인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 근육을 자랑하듯 복귀한 교토신문배에서 비를 머금은 중마장을 아랑곳하지 않고 코스 레코드를 세우며 자신만큼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라이벌들도 없고, 기세는 절호조의 상황. 킷카상만큼은 내줄 수 없다.

라이언도 요코야마 기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터

그렇게 다가온 킷카상. 이 킷카상에는 다른 메지로가 있었으니


메지로의 사명을 띄고 태어난 총아, [명배우] 메지로 맥퀸이 여기서 주역의 스포트라이트를 밝힌 것이다.



"맥퀸이다! 맥퀸이다! 메지로는 메지로지만, 맥퀸쪽이다!"


똑같은 스테이어의 핏줄이라고 생각했지만 라이언에게 더비보다 600m 나 늘어난 장거리는 힘겨웠던 것일까

아니면 기수의 정신력이 부족해서일까

코너에서 깔끔한 라인을 그리지 못하면서 여분의 체력을 빼앗긴 라이언의 직선은 중거리 만큼의 날렵함을 보이지 못했다

라이언의 눈앞에서는 한때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던 몸집 작은 개구쟁이가 커다랗게 성장하여 앞서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사명에 눈뜬 배우의 연기를 누가 방해할쏘냐. 스테이어의 피를 입증하듯 맥퀸은 훌륭하게 킷카상을 우승했고

침몰한 라이언은 분발했지만 3착에 머물러야 했다.


물론 이것을 예감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터

오쿠히라 조교사는 경기 전에 병주로 라이언과 맥퀸을 같이 달리게 해보았는데 라이언이 맥퀸의 기세에 눌려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만약 지게된다면 맥퀸에게 지겠구만" 이라고 예감했다고 한다.



https://youtu.be/_rQ9iDNqolQ


"라이언은 강해"

그 사실 만큼은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메지로 진영에서도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라이언의 자질을 의심하는 자는 없었다.

또 킷카상은 비록 맥퀸이 얻게 되었지만 라이언도 G1을 한개 쯤을 얻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또 한마리의 메지로가 이겼으면 했어요" 


메지로 총수, 키타노 여사의 뼈있는 한마디가 기수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이제 남은 기회는 단 한번, 아리마 기념


라이언을 이기게 해주고 싶다는 키타노 여사의 마음, 그리고 맥퀸의 담당이었던 이케에 조교사의 배려를 통해 맥퀸은 아리마기념을 회피했다.

라이언은 3번인기로 출주


1번 인기는 그간의 조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고 싶은 화이트 스톤


2번 인기는 헤이세이 3강과 부딪치면서 노련미를 뽐내던 메지로 아르당


클래식 무관의 라이언이 3번 인기까지 올라간 이유는 선배라고 할수 있는 말들이 다들 쇠약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 한몫 할 것이다.

누군가가 세대를 바꾸어야한다. 다들 말은 안 했지만 그렇게 기대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경기는 한때 괴물이라고 불렸던 오구리캡의 마지막 은퇴 레이스

늙은 말에게 이제는 젊은 아이들에게 시대를 양보해야한다면서 현실을 알려줘야하는 레이스가 되어야했다.


그래.. 되어야 했다...


라이언의 적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지만 경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본래는 뒤에 있어야하는 오사이치 조지가 폭주하며 앞으로 뛰쳐나오면서 슬로 페이스의 경주가 이루어진다.


혈기 넘치는 젊은 말들에게는 억누르기 힘든 인내력 싸움

코너를 넘어선 순간 그간의 성원에 보답하듯 오구리가 노련하게 코너를 빠져나와 선두에 섰다


기적의 라스트런

이렇게 불리게 되는 경주에서 라이언은 또다시 조역으로 머물러야 했다.



"강한 말은 강합니다"

타케 유타카의 말은 라이언과 요코야마 기수에게 어떻게 들렸을까


비록 힘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간 쌓인 경험의 노련함이 그것을 보충한다는 의미일까?

어쩌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이전 회색의 괴물들이 있던 시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너희들은 약하다" 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인 소리

그러나 승부는 절대적이었으며 반박할 수 있는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부진은 끝나지 않았다. 일심을 다듬어 출전한 G2 나카야마 기념에서 유키노 선라이즈에게 2착

클래식 시즌을 넘어 젊은 혈기가 사라졌음에도 더더욱 빨라지고 있는 최강의 스테이어(장거리마) 맥퀸에게 천황상을 양보하게 된 라이언


분명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음에도 항상 마무리가 어설픈 경주 내용

이쯤 되어서는 기수가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리고 그것은 요코야마 기수가 제일 크게 자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진지하게 메지로 진영에서도 기수를 바꾸는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오갔지만

라이언은 말했듯이 리더 기질이 있으면서, 자기가 부담을 받는 것은 싫어하는 말

그 성격 때문에라도 계속 라이언을 알고 지내오던 기수가 낫다. 조교사의 고집으로 이 문제는 타카라즈카 기념의 내용을 보고 결정하자는 의견으로 진행되었다.



https://youtu.be/qRu38i4FH9I


두 콤비에게 있어서는 맥퀸과의 3번째의 리벤지매치

게다가 2200m라는 중거리는 라이언에겐 최적의 조건

그러나 정말로 당대 최강이라고도 말할수 있는 맥퀸을 이길수 있는 것인가?

그런 불안감을 반영한 2번 인기


자기보다 늦게 데뷔했지만 이제는 시대를 이끌어가는 명기수가 되어있는 [천재] 타케 유타카와 그와 함께 새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 메지로 맥퀸

어떻게든 자신을 내보이려고 지방경마까지 전전했던 요코야마 기수와 항상 조역으로 머물러야했던 라이언


그 미묘한 경쟁의식 속에서 타카라즈카 기념이 시작

그리고 생겨난 변화


항상 후방에서 선입~추입에 가깝게 달렸던 라이언이 선행의 맨앞을 달리면서 앞으로 뛰쳐나간 것

맥퀸이 포지션을 잡기도 전에 라이언은 자리를 잡으면서 코스를 주도 하였다.

마지막 코너에 있어서는 항상 도주 선행의 각질이었던 맥퀸이 뒤에, 라이언이 앞을 주도하는 상황


"완전히 라이언이 선두다! 2200미터라면 역시 이 말이 강하다!! 그리고 맥퀸이 따라온다! 맥퀸이 2번! 타이이글이 3번!

라이언이다! 라이언이다! 요코야마의 라이언이 1착! 라이언 1착!, 그리고 메지로 맥퀸입니다.

레코드 홀더! 2200의 레코드 홀더! 이 거리라면 지지 않는다! 메지로 라이언! "


"말이 그렇게 하길 바랬습니다"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앞을 바라보면서 나아가기 시작한 것

그리고 성장과 함께 얻어낸 첫 G1

게다가 계속 비교되던 맥퀸을 상대로 얻어낸 통쾌한 1승

어설펐던 마무리를 확실하게 매듭짓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었다.




그렇지만 행운은 오래가지 않고

여름 휴양 중 굴건염이 발생, 어떻게든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아리마 기념에 복귀했지만

아리마 기념에서는 다이유우사쿠의 희대의 대사건을 바라보면서 12착 대패


그 다음해 닛케이상에서 투혼을 발휘하나 싶었지만 굴건염이 재발하여 은퇴하게 되었다.





경주마 생활은 그렇게 순탄치 않았지만

종마생활에서는  전 선배들이나 동기들과는 다르게  (맥퀸도 조부로 건너 뛰어야 하고..)

직계가 성공한 단연 최고의 말이라는 점은 애꿎은 일이다.


이전에 소개했던 토니빈의 위닝티켓, 에어그루브

그리고 선데이사일런스의 외국산 말에 일본혈통이 쓸려가는 와중


메지로 도베르, 메지로 브라이트 두 말을 배출해내면서 그 여력을 뽐내었다.


2011년 메지로 목장이 정리된 이후 레이크 빌라 팜으로 이동

16년 당근별로 돌아갔다



"라이언이 가장 강하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까?"

"네,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 기수 요코야마 노리히로. 1995년 『명마열전 메지로 라이언』 발간 때의 인터뷰에서


나의 원점, 나의 스승


오늘의 제가 있는 것은 라이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를 성장 시켜준 좋은 파트너였습니다.

클래식 때 이기지못했던 것은 제가 미숙했기때문에 라이언이 이기게 해주지 않은 것입니다.

레이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엄격함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만약 그때 쉽게 삼관을 얻게되었다면 그때 성장이 멈춘채로 되다만 기수로 끝났을 것입니다.

백부와 여러분들, 키타노 어르신 많은 분들에게 힘입어 이겨올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노력하는 것 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그것을 알게 해준 것도 라이언입니다.


- 2001년 요코야마 기수 취재 중 인터뷰에서






진정한 힘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사츠키상 3착, 더비 2착, 킷카상 3착.......


4세 클래식은, 언제나 한발짝 차이로 승리에 닿지 못하였다.


하지만, 골문 앞까지 반드시 파고드는 호쾌한 다릿심에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리고 맞이한 5살의 봄, 다카라즈카 기념에서


강적 메지로 맥퀸을 꺾고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함과 동시에


염원하던 G1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것은 대기만성을 증명하는 제1장에 불과했지만,


그러나, 만성적인 각부 불안으로 인해


결국 완성된 진정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터프를 터난다.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힘을 예견한 미완의 큰 그릇으로서,


기록보다 기억에 남는 영웅이 되었다.




참조한 문서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96296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752249

https://arca.live/b/umamusume/25623324

https://ja.wikipedia.org/wiki/%E3%83%A1%E3%82%B8%E3%83%AD%E3%83%A9%E3%82%A4%E3%82%A2%E3%83%B3

https://dic.nicovideo.jp/a/%E3%83%A1%E3%82%B8%E3%83%AD%E3%83%A9%E3%82%A4%E3%82%A2%E3%83%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