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휴일 테이오느 여느때처럼 학생회실에서 죽치고 앉아 놀고 있었다.


'따르릉' 학생회실의 전화벨이 울리자 루돌프는 수화기를 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더니 전화를 끊었다.


"테이오. 오늘 급한 일이 생겨서 학생회와 고참조가 회의를 할 것 같다."


"에에~ 싫어 카이쵸~ 나도 여기 있을래~"


"때쓰지 말고 오늘 같은날은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만나는게 좋아. 마침 트레센인근 상인회에서 받은 유원지 티켓 여러장 있으니 놀고오렴"




그렇게 테이오는 학생회실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누구랑 가지 하고 생각하던 테이오는 일단 스피카 트레이닝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지런한 스피카 멤버들은 쉬는날에도 트레이닝룸에 모이는 경우가 많았다.


트레이닝룸 근처에 가자...


"아니야!! 내가 1등이야!" "무슨 소리! 이 몸이야 말로 최고 점수라고!"


다스카와 보드카가 말싸움을 하며 뛰쳐나와 어딘가로 달려나갔다. 둘은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죽이 잘 맞아서 저렇게 나가면 한동안 안돌아온다.


"어이~ 모두들 뭐해~?"


테이오는 문을 열고 밝게 외쳤지만 안에는 트레이너와 스즈카만 있었다.


"어? 다른 애들은 없어?"


"아 테이오냐? 스페셜 위크는 아까 그라스랑 엘이 동기모임이 있다고 데리고 나갔고 맥퀸은 오늘 메지로가 티파티라던데? 고루시는 맥퀸이랑 놀더니 토센 조던한테 간다 그랬나? 나카야마랑 무슨 내기를 했다 그랬나? 여튼 나갔어"


"그래? 그럼 트레이너 스즈카 오늘 어디 놀러갈래?"


"오 그거 좋..."


"트레이너."


스즈카가 싸늘한 눈으로 트레이너를 쳐다보았다.


"하하하... 미안 오늘은 스즈카랑 둘이서 뭘 사러가기로 해서 말이야..."


트레이너와 스즈카의 관계는 항상 의심스러웠지만 진짜로 무언가 있는 모양이었다 차마 방해할 수 없었기에 테이오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흠~ 스피카 멤버들도 다 바쁜 모양이고... 아! 마야노는 아직 자고 있겠지? 깨워서 놀러가자고 해야겠다!"






테이오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평소 늦잠자는 마야노라면 분명 아직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야노의 침대는 비어있었다. 어지러진 책상위에는 마야노의 달력이 있었는데 오늘날짜에


'마블러스, 로렐이랑 디저트 카페 가는날!' 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테이오는 어쩔 수 없지... 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됐지만 같이 먹을 사람도 없고 식욕도 없어서 하찌미 한 잔만 사서 먹고 있었다.


"그래 카노푸스!"


카노푸스 멤버들도 아마 그 쪽 트레이닝룸에 모여있지 않을까? 카노푸스 멤버들이랑은 꽤 친하니까 은근슬쩍 어울려서 놀 수 있을지도 모른다.


'타도 스피카! 온천합숙중!'


잠겨진 카노푸스 트레이닝룸 앞에는 그런 글씨가 써져있었다. 그걸 본 테이오는 스즈카가 다치기전에 갔던 여관을 생각했다. 재밌었는데...







테이오는 할 수 없이 어슬렁 어슬렁 트레센을 나와 인근에 있는 유원지 근처에 도착했다.


멀리서 BNW멤버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살짝 부럽다고 생각했다.


"앗! 테이오씨~" 키타산 블랙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키타짱이라면!'


"테이오씨도 유원지에 놀러오신거에요? 저도 다이아짱이랑 놀러왔어요. 테이오씨는 누구랑 오신거에요?"


"응? 아아... 그... 우리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어!"


"키타짱~ 빨리와~" 멀리서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키타산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앗. 죄송해요~ 먼저 들어가볼게요~"


키타산이 바람처럼 사라지자 테이오는 순간 부끄러워서 거짓말한 걸 후회했다. 그냥 같이 놀자고 할걸....


테이오는 저녁은 혼자 먹기 싫어서 카이쵸에게 저녁 같이 먹자고 문자를 보냈다.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테이오는 다시 아무도 없는 해질녘의 스피카 트레이닝룸으로 들어갔다.


"테이오! 아직 여기 있었군요!"


테이오가 돌아보자 맥퀸과 고루시가 있었다.


"메지로가 티파티가 끝나고 오는길에 고루시를 만났답니다. 저희를 찾고 계셨다면서요?"


"마꾸잉~"


테이오는 맥퀸을 외치는 순간 또 다시 문이 열렸다.


나머지 멤버들과 트레이너도 일정이 끝나고 여기로 모인 모양이었다. 다시 스피카 트레이닝룸이 왁자지껄해졌다.


'까똑'


테이오가 핸드폰을 보자 문자들이 와있었다.


마야노 탑건 : 테이오! 오늘은 일찍 돌아와! 파자마 파티하자~


키타산 블랙 : 테이오씨~ 다음은 둘이서 아니면 맥퀸씨랑 다이아짱까지 4명이서 놀러가요!


더블 제트 : 오늘 합숙으로 우린 더 강해졌다! 다음엔 이겨주마 테이오!


테이오는 오늘 하루 외로움이 씻겨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따르르르르릉'


'따르르르르릉'


귀를 때리는 듯한 전화벨이 울렸다. 순간 머리가 울리더니



.

.

.



"핫!"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도 없는 해질녘의 스피카 트레이닝룸이었다. 꿈을 꾼 모양이었다.


전화벨이 계속 울리자 테이오는 엉겁결에 전화를 받았다.


"아아 테이오 회장이다. 오늘 회의가 길어질 것 같아서 말이야... 저녁은 같이 못 먹을 것 같다. 그것보다 오늘은 잘 쉬었나?"


"카이쵸 오늘 저녁은..."


"회장님. 이사장님이 부르십니다"


"아아 곧 가지. 미안 테이오 바빠서 끊어야겠다"


전화가 끊키고 침묵만이 방을 감쌌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문을 닫아야 할 시간이었다.


핸드폰에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갔지만 아직 마야노는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미 식욕이 사라진 테이오는 베개를 끌어안고 '오늘은 운이 안 좋았어. 내 특기는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거니까 다른 친구를 만들면 되지....' 라고 자기 위안을 하며 잠에 들었다.



https://gall.dcinside.com/m/umamusme/989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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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오가 또레나에게 집착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