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딸 원본마랑 닉스고랑 누가 더 빠름? 이란 글을 보고 생각나서 쓰는 글임


어느 스포츠나 최우수 선수상이 있다.

축구의 발롱도르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보통 각 스포츠를 관장하는 세계 협회, 또는 각 리그를 주관하는 리그 협회에서 MVP를 수여한다.

경마에도 그런 게 있다는 건 다들 알 것이다. 우마무스메에도 URA에서 연도대표 우마무스메니, 최우수 시니어급 우마무스메니 하는 상을 주는 게 나오고. 실제로 JRA에서 매년 연도대표마와 각 부문별 최우수상을 수여하니까.


또 국제경마협회연합에서 만들어진 국제 등급 분류에 따라, 각 협회에서 대상/리스티드 경주에 참가한 말들에게 레이팅을 매겨서, 해마다 가장 높은 레이팅을 기록한 말을 그 해 세계 최고 경주마로 선정한다. 세계 연도대표마라고 생각하면 된다.

레이팅을 매기는 건 핸디캡 경주에서 부담중량을 매기는 거랑 비슷한 방식으로 매긴다고 한다. 그래서 단위도 무게를 재는 단위인 파운드.


대회를 주최하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경주마의 능력을 일정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현 시점에서 거리/마장 적성이 다르고, 서로 다른 시대/지역에서 활동한 경주마 간의 능력 비교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즉, 이것으로 강논쟁을 정리할 수 있다.


물론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상위마가 유럽 쪽에 편중되어 있다든가, 이긴 대회의 수준이 높아도 후속마와 차이가 적게 나면 점수를 높게 받기 힘들다든가...

그리고 레이팅을 계산하기 이전 시점에 활동한 경주마의 능력은 수치화할 수 없다.

일본은 1997년부터 레이팅을 계산하기 시작했으니, 심볼리 루돌프, 오구리 캡, 메지로 맥퀸, 토카이 테이오, 나리타 브라이언 등의 레이팅은 영영 미지수이다.

다만, 1996년 후반부터 시범적으로 레이팅을 계산했는지, 사쿠라 로렐과 버블검 펠로의 1996년 레이팅이 일본어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다.


그래서 이 수치가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레이싱 포스트나 타임폼과 같은 경마 전문지에서 계산하는 레이팅도 있고. 다만 각국의 경마 협회, 그리고 그 협회들의 연합이 발표하는 평가인 만큼 공신력을 어느 정도 가지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마무스메의 원본마들 중 꽤 높은 편인 레이팅을 기록한 말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높은 편"의 기준은 120 이상이다.

S는 스프린트(1000~1300m), M은 마일(1301~1899m), I는 중거리(1900~2100m), L은 장거리(2101~2700m), E는 초장거리(2701m 이상)을 의미한다. 


<1990년대>

1998 타이키 셔틀 - M122 (<프랑스>자크 르마루아 상 [G1])

1998 사일런스 스즈카 - M122 (마이니치 왕관 [JpnII])

1998 엘 콘도르 파사 - L126 (재팬 컵 [GI])

1998 스페셜 위크 - L121 (재팬 컵 [GI] 3착)

1998 그래스 원더 - L120 (아리마 기념 [JpnI])

1999 그래스 원더 - L123 (타카라즈카 기념 [JpnI])

1999 엘 콘도르 파사 - L134 (<프랑스>개선문상 [G1] 2착)

1999 스페셜 위크 - L123 (재팬 컵 [GI])

<2000년대>

2000 티엠 오페라 오 - L122 (재팬 컵 [GI])

2000 메이쇼 도토 - L120 (재팬 컵 [GI] 2착)

2001 메이쇼 도토 - L120 (타카라즈카 기념 [GI])

2001 아그네스 디지털 - L120 (텐노상(가을) [JpnI])

2001 티엠 오페라 오 - L122 (재팬 컵 [GI] 2착)

2001 맨해튼 카페 - L120 (아리마 기념 [JpnI])

2003 심볼리 크리스 에스 - L124/I120 (아리마 기념 [JpnI]/텐노상(가을) [JpnI])

2004 젠노 롭 로이 - L121 (재팬 컵 [GI])

2005 젠노 롭 로이 - I120/L120 (<영국>인터내셔널 스테이크스 [G1] 2착/재팬 컵 [GI] 3착)

2008 보드카 - M120 (야스다 기념 [GI])

2009 보드카 - M120 (야스다 기념 [GI])

<2010년대>

2010 나카야마 페스타 - L127 (<프랑스>개선문상 [G1] 2착)

2011 토센 조던 - I122/L122 (텐노상(가을) [GI]/재팬 컵 [GI] 2착)

2011 에이신 플래시 - L120 (아리마 기념 [GI] 2착)

2012 에이신 플래시 - I121 (텐노상(가을) [GI])

2012 골드 십 - L124 (아리마 기념 [GI])

2013 골드 십 - L124 (타카라즈카 기념 [GI])

2014 골드 십 - L124/E120 (타카라즈카 기념 [GI]/한신대상전 [GII])

2015 골드 십 - E120 (한신대상전 [GII])

2016 사토노 다이아몬드 - E121 (국화상 [GI])

2016 키타산 블랙 - L123 (재팬 컵 [GI])

2017 키타산 블랙 - L124/I123/E121 (아리마 기념 [GI]/텐노상(가을) [GI]/텐노상(봄) [GI])


총 18마리의 말딸이 120 이상의 레이팅을 36번 기록했다.

더트에서 뛰는 말과 스프린트 거리를 뛰는 말이 없는 걸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일본 경마가 더트와 스프린트는 상대적으로 비주류다 보니까 점수를 높게 못 받아서 그렇다.

초장거리도 2010년대 중반 들어서야 120을 넘기는게 조금씩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더트와 스프린트는 미래가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초장거리는 미래도 불투명하다...


맨 위에서 예시로 든 닉스고의 레이팅은,

2020 닉스고 - M119D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GI])

2021 닉스고 - I129D (브리더스컵 클래식 [GI])

더트에서 뛰어서 D를 붙였다. 원래는 위에 얘들도 T가 붙어야 하는데 그냥 뺐다. 어차피 다 잔디마들이라.


2020년의 닉스고는 나름 쟁쟁한 명마들만 모인 우마무스메들 중 상당수에게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1년에 각성한 닉스고를 꺾으려면 프랑스 원정 간 1999년의 엘 콘도르 파사 정도가 아니면 상대하기 어렵다.


뭐 역대 일본마 전체에서도 2021 닉스고와 같거나 더 높은 레이팅 찍어본 얘들 넷뿐이고.


일본마 역대 최고 레이팅 TOP 5

1. 엘 콘도르 파사 - L134 (1999 개선문상 [G1] 2착) <당시 세계 3위>

2. 저스터웨이 - M130 (2014 두바이 듀티 프리 [G1]) <당시 세계 단독 1위>

3. 오르페브르 - L129 (2013 아리마 기념 [GI]) <당시 세계 3위>

3. 에피파네이아 - L129 (2014 재팬 컵 [GI]) <당시 세계 단독 2위>

5. 로드 카날로아 - S128 (2013 홍콩 스프린트 [G1]) <당시 세계 5위>


세계 경주마 랭킹 보는곳

세계경마협회 공식임

https://www.ifhaonline.org/default.asp?section=Racing&area=1&wtrStatus=L


일본 레이스/경주마 레이팅 보는곳

JRA 공식임

https://jra.jp/datafil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