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시기에 그런 말을 하는 건가


같은 말은 하지마세요.

지금 이 시기니까 하는겁니다.




지금, 그녀를 덮친 작은 역경을. 옆에서 지탱 해주고, 응원하고 복돋아 줘야 하는게 제 일이라는 것쯤은

저도 압니다. 알고말구요. 알아요. 아니까 그런 겁니다.





그 아이에게는 재능이 있습니다. 지금은 부상으로 제 실력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건 부상이 낫고, 컨디션이 돌아오면

반드시. 반드시. 중앙을 뒤흔들 우마무스메가 될 겁니다.


애초에 그러한 재능이 있었다는 것쯤은 여러분도 다 아시지 않습니까.

한낱, 무명 트레이너인 저를 그녀가 지명한 것도 알고 계실겁니다.


그래서, 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트레이너를 그만 두겠습니다.





저는...



저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욕정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너가...! 가르쳐야 할 아이를...! 아직 학생인 우마무스메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그 아이의 체육복 차림을 보셨습니까? 저지 아래에서 달릴 때마다 흔들리는 그 탐스러운 움직임은 그녀의 주법이 보다

제 눈을 빼앗습니다. 그렇게 땀에 절어, 숨을 고르며 제게 달려와 웃는 그 얼굴을 보신 적 있습니까?

자신의 달리기가 어땠냐고 물어보는 그 순진무구한 코발트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저를 바라봅니다. 

그녀의 스트라이드 주법보다 저는 흔들리는 그 고깃덩이를 바라봤습니다. 그녀의 몸을 지켜봤다구요.

뭐라고 말해줘야 합니까? 뭐라고 말을 해야하냐구요. 오른쪽 귀 아래의 푸른색 리본이 춤을 추고서, 저를 올려다 봅니다.


그 눈동자가 저를 바라볼 때, 느긋한 갈색 눈썹이 아침해처럼 떠오를 때. 저는 죽고 싶었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상황을 넘기려 다시 한 번, 전력 질주. 스퍼트를 하라고 지시하면 웃습니다.

웃으면서, 이번엔 져지를 벗습니다. 드러나는 새하얀 체육복 상의. 젖가슴 때문에 붕 뜬 체육복 상의.

새하얀 커텐. 그 아래의 그녀의 배가 드러납니다. 스테이어에 걸맞게 알찬 근육들.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탄탄하게, 옹골차게 자리잡은 근육들. 그 사이에서 귀엽게 고개를 만 배꼽.



그뿐만이 아닙니다. 훈련이 끝난 후 날더러 고생했다고 제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합니다.

키 차이가 나니까, 이렇게 발돋움 해서 교복 차림으로 제 머리를 쓰담으려 한다구요.


그러면 가슴팍의 보라색 리본이 춤을 추고, 그 아래에서는 커다란 미들탐 두 개가 탕탕하고 웁니다.

박자를 만듭니다. 제 눈은 갈 곳을 잃고, 사실 말해줘야했던 트레이닝에 대한 것들을 전부 잊어버립니다.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살내음. 어딘가에 풋풋하게 남은 도라지향 같은 냄새가.

저를 미치게 만듭니다.


그대로 트레이닝실 한구석에 그녀를 몰아 붙이고 싶게 만든다구요.

우마무스메 상대로 인간이 이길리 없겠지만, 그녀는 아마...

받아들일 겁니다.

그 아이는 저를 받아들일거에요.



응석부리는 아이라고 생각하며 꼬옥하고 그 커다란 가슴팍에 제 머리를 감싸안고서 토닥여줄겁니다.




미치겠습니다.

미칠 것 같아요.


저는, 저는... 비록 우수한 트레이너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에게 욕정하고, 발정 난 개새끼는 아닌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어요!



타즈나씨! 이사장님!



저는... 저는...



알아요.

알고 있습니다.



그녀를... 그 아이는... 아직 학생이에요.

학생인데, 그런데,


정작 제일 힘든 건. 레이스의 결과와 훈련의 압박에 가장 힘든 건!

그 아인데!



저를 토닥이고 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지금은 결과를 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트레이너씨는 항상 노력하시는게 대견하다고.




누가 트레이너입니까?

누가 학생입니까?




아직 아이입니다. 학생입니다. 부상에 괴로워하는 건 그 아이란 말입니다.

제가 아니에요. 저는... 트레이너도. 어른도 실격입니다.


고통 속에서 이를 악물고, 부상의 절망 속에서 저를 다독이려는 그 아이의 친절이.

다정함이. 따스함이. 배려심이. 전부 무정하게, 저는 그 아이의 몸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쥐면 제가 원하는대로 일그러질 그 두덩이의 살. 살만 보고 있습니다.

가녀린 목덜미, 그 위에 누그러진 입가. 반딱이며 광택이 나는 입술. 


쥐고, 물고, 빨고, 잔뜩 더럽히고 싶습니다.

받아주겠죠. 그녀라면, 그 아이라면 받아 줄 겁니다.



제가 미쳐서 그녀를 강간해도. 그 아이라면 받아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트레이너 그만 두려고 합니다.

그녀의 작은 역경은 제가 아니라, 더 훌륭한 사람이 함께 해야해요.


그녀를 사랑합니다.

그녀를 사랑해서 그 모든 걸 응원하고, 복돋고, 함께 하고 싶지만!


그녀를 사랑해서

저는... 안 됩니다. 안 되요.


그만두라고 하고 싶어요.

레이스 같은 건 그만두고, 나와 함께 살자고.

그게, 그게... 트레이너가... 할 말입니까?


흐흐흐, 흐흐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흐...아...



아아아아아악...아아...아아아아...하...하하하하...




부탁입니다...

부탁...할게요...

저... 트레이너... 안하게 해주세요. 그만 하게... 해주세요...


그게...좋아요... 그게 옳아!




그녀의 고통을 함께! 복돋고, 응원하고! 채찍질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해!


나는 안 돼! 못 해! 허읍...학...


시도 때도 없이, 그... 그 아이를...! 밀어 붙여서 더러운 내 욕구를 풀고 싶어하는데...!


이게... 어 떻...하윽...허...윽...




부탁합니다...

부탁이에요...

제발...

제발...



트레센 트레이너 면허도, 나머지 것들도 전부 가져도 좋으니.

제발...

제발...



저 트레이너 그만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