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와 스칼렛은 그날따라 조금 휘말렸다.

평소의 그녀라면 트레이너의 방에 카메라를 설치한다는 생각은 안 했을 것이다.

계기는 사소했고 과정은 다소 우연이 섞였다.

그렇기에 그녀의 도덕적 판단력과 책임의식도 사소하게, 우연탓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냥 상황이 그렇게 되었고 호기심을 막고 있던 게이트가 열렸으니 그대로 뛰쳐나갔을 뿐이었다.

1등을 놓치지 않는 다이와 스칼렛은 강선행의 우마무스메였다.

그러나 그녀가 본 것은 우연이 대신 감당하기엔 벅찬 것이었다.

벅차다는 것은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뜻이었다.

겉옷은 일단 바닥에 던져놓고 침대에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대로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모습을 보았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바보같이 웃는 모습을 보았다.

다리의 반동으로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겉옷을 정리하러 가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의 생활감을 엿본다는 사실은 아직 덜 자란 어린 마음에 호기심을 피워냈다.

아이의 호기심은 어른의 몸을 향했다.

영상을 뒤로 넘기면 그의 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넘기기를 연타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그의 벗은 몸보다 더한 것을 목격했다.

성기를 문지르면서 남자는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그녀의 손이 멈췄고 그의 손도 멈췄다.

그녀의 얼굴이 그녀의 이름처럼 붉어졌고 영상 속의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놀라서 들려진 그녀의 어깨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허파와 함께 내려갔다.

감정이 정의되지 않은 흥분이 그녀의 정신이 돌아오면서 같이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 다시 영상을 보았을 때, 다급히 영상을 끌 생각을 했던 그녀의 눈에는 자책하는 남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순간 그녀가 느낀 흥분에 감정이 부여되었다.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는 요새 자괴감에 빠져있다.

그가 담당하는 우마무스메는 탄력있고 건강미 넘치는 하체와 모성이 가득한 상체를 가지고 있었다.

성욕을 느끼는 것이 수컷으로서는 당연할테지만 사회적으로는 가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최근엔 본인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인지 훨씬 풀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반팔 소매틈으로 매끈한 겨드랑이와 그 밑에 살짝 보이는 브래지어 밴드가 눈에 들어온다.

스쿼트를 하면서 내뱉는 간지러운 신음이 귓구멍에 박힌다.

다시 엉덩이 골 사이로 파고드는 부르마를 빼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부르마 때문인지 엉덩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탄력 하나는 확실한 소리가 귓구멍에 박힌다.

그런 신뢰를 사정과 함께 휴지통에 버려버리는 자신의 모습이 진심으로 불쾌해진다.

굳이 이름을 외치며 소녀의 풀어지는 얼굴을 상상한다.

무게추처럼 묵직하게 움직이는 유방과 탱글거리는 살결을 상상한다.

상상만 해도 아찔하고 상상이 끝난 후에도 아찔했다.

URA 파이널이 끝나면 라이센스를 반납할 생각을 하면서도 본인이 스토커라도 될까 두려워진다.

추화상 결승점 직전에 보여주었던 표정이 처음이었다.

신나서 달려와 안겼을 때의 묵직함이 그 다음이었다.

이름을 외치기 시작한 것은 크리스마스의 밤부터였다.

여자의 몸을 하고 있던 소녀는 더더욱 무르익어갔다.

이미 익은 감이 아예 홍시가 되어갔다.

누가봐도 달콤할 것 같고 입안 가득 물어버리고 싶은 열매가 되었다.

근데 먹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먹으면 안 되는 것이다.


다스카의 교태를 또레나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