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말이 끄는 전차가 아니라, 직접 말을 타고서 싸운 이들이 현재의 중앙아시아에 살던 스키타이인들인데, 이들이 최초로 거세마(Geld)를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 스키타이 인들은 거세마를 군마로서 최고로 평가했는데(머나먼 훗날의 스페인에선 군마는 무조건 거세를 안시킨 수말만 썼던 걸 생각하면 미묘하다) 조용하고, 교미하려는 충동이 없어서 다루기 편한데다가 다른 말들을 부르려고 우는 경향도 적고, 무리를 지어 사육하기 편했던 데다가 서로 싸우는 일도 적었기 때문이다. 문헌상으로 남은 말의 거세 기록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350년 경에 남긴 것일 정도로 거세마의 역사는 무척 길다.


현대에도 말의 거세는 꾸준히 계속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혈통 보존 : 말의 혈통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현대에는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수말들만이 자식을 남길 수 있도록 관리한다. 연구에 따르면 번식 집단 중 10% 정도가 거세를 안한 수말로 해야한다고 하는데,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는 0.5%로 잡기도 한다.  야생에서도 교미할 수 있는 수말의 비율은 사육하는 말과 큰 차이가 없는데 종마 1필이 거느리는 암말이 최대 10~12필이기 때문. 나머지 수말들은 다른 무리의 종마와 싸워서 그 자리를 뺴앗던지, 아니면 다른 무리의 암말을 뺏어서 자기 무리를 만들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수컷들끼리 총각 집단을 이루어서 산다.


2. 관리의 용이함 : 거칠고 충동적인 경향을 일으키는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고환을 절제하기 때문에 거세마는 사람이 더 다루기 쉽고 얌전하다. 기수들이 수말보다 암말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그 중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거세마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암말이 발정하는 시기에는 성질이 더러워지고, 새끼를 뱄을 경우에는 망아지가 젖을 뗄 때까진 못 타기 때문이다.


3. 경기력 향상 : 종마로서의 가치를 고려하는 경주마는 웬만해선 거세를 일찍시키진 않지만 정말 답이 없을 경우(경기 중 다른 말들에게 한눈 파는 게 너무 심하다든지, 성질이 너무 더러워서 다루기 까다롭거나 행동 문제 떄문에 최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눈물을 머금고 커팅을 한다.  다행이도 이렇게 거세된 말의 성적이 좋으면 그 아비의 가치가 올라간다. 영국에서는 대회에 참여하려는 거의 모든 수말은 거세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다른 유럽국가들에서는 그 반대이며 북미지역에서는 나이, 승수, 경험 등 다른 기준을 충족하면 거세마도 수말이 뛰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4. 수명 연장 : 종마로 쓰던 말이라도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서 종마를 하기엔 건강에 무리가 갈거라고 판단된 경우, 불임일 경우나 자마들의 성적이 기대 이하일 경우 거세한다.


요즘은 1살 되기 전에 거세한다고 한다. 수술방법도 간단해서 고환을 국소마취를 시킨 후 제거하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끝난다고. 수술 부위를 깨끗하게 관리해주고 이상증상이 발생했을 시(열이 난다든지, 수술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한다든지 등) 수의사의 도움을 받으면 되기에 합병증도 적다. 몇몇 수말은 거세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행동거지가 수말과 다를 게 없어 보니 잠복고환인 경우도 있다.


근데 거세마의 단점이 하나 있는데, 수말들은 1년에 1~2회꼴로 치구(거시기에 끼는 노폐물)을 청소한다. 그런데 말의 그것은 살이 완전히 덮히는 구조라서 치구가 굉장히 많이 끼는데 거시기를 완전히 내놓는 일이 적은 거세마가 더 많이 낀다고 한다. 유투브 검색하면 나오는데 비위 약한 사람은 보지 말자. 많이 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