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트레이너들은 서로 교류하지 않는다.

전략의 노출도 물론 이유로 꼽을 수 있지만, 그냥 바쁘기 때문이다.

트윙클 시즌은 가족보다도 담당 우마무스메를 보는 날이 많을 정도로 바쁘다.

방학은 여름합숙과 집중훈련의 나날이기에 별반 다를 바 없다.

즉, 이 모임은 그런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정확히는 그 이후 새로 담당할 우마무스메를 찾는 사람들이 아닌 드림트로피까지 연장계약한 트레이너들의 모임인 것이다.


"나 앞으로 어떡하냐?"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1년 남았다고 말하는데 어떡하지? 결혼잡지를 대놓고 교실에서 보고 있다고 그... 걔 담임한테도 말을 들었는데... 아니, 애초에 불렀으면 한 소리 하던가! 그, 그그그, 그그, 그, 그윽한 누, 눈빛은 뭐냐고! 그 흐뭇해보이는 웃음은 또 뭐고!"

"진정하세요, 선배."


키타산 블랙의 트레이너가 선배인 그를 다독였다.


"그냥... 받아들이시죠?"

"너는 나이차가 그나마 괜찮지 나는... 어후..."

"그래도... 그만큼 사랑해주는 여자가 있다는게 또 좋은거 아닐까요?"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는 고개를 숙인 채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입을 열었다.


"...11명."

"네?"

"11명이라고..."

"11명이요?"

"애들 숫자."

"다이와 스칼렛이 형제자매가 그렇게 많았나요?"

"아니."

"에?"

"애들 숫자, 애기들."

"애기?"


키타산의 트레이너는 그 말을 뜻을 이해하려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형제자매가 아닌 애기들, 그 말이 의미하는 것과 30줄 선배의 깊은 한숨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30대면 아직 청춘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다해도 11명이란 숫자는 20대에게도 부담일 것이다. 


"그래도 아침에... 건강하시죠?"


그렇게 말하며 귀로만 이야기를 듣던 아그네스 디지털의 트레이너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고맙다... 걱정해줘서..."

"그냥 포기하세요. 아니면 쟤처럼 그냥 먼저 프로포즈 박아버리시던가."


디지털의 트레이너는 후배인 키타산의 트레이너를 가리켰다. 키타산의 트레이너는 부끄러움을 감추려 웃었다.


"나이차가 있어도 솔직히... 그런 어필들은 못 참을 거 아니에요? 그 외모에, 그 몸매에, 그 성격에, 그런 어필들..."


디지털의 트레이너는 손가락을 꿈틀대며 선배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선배,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는 그런 장난섞인 도발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 걱정만 할 뿐이었다.


"...씨발, 맞선자리 알아봐 주실 때 잘 나갈 껄..."

"아... 선배 완전히 멘탈 나갔네..."


디지털의 트레이너는 다시 핸드폰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키타산의 트레이너는 그런 디지털의 트레이너에게 질문을 던졌다.


"근데... 선배는 바쁘신가요?"

"어?"

"그냥 핸드폰을 보고계신게 아니라 손도 바빠보여서..."

"아~ 이번에 디지땅이랑 같이 콜라보 카페에 갈 생각이라 그거 이야기하고 있었지."

"콜라보 카페요?"

"어, 영세 3강 콜라보."

"아..."


디지털의 트레이너는 말을 하면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때때로 히죽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키타산 트레이너를 바라보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아, 맞다. 오늘 신입온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랬죠..."

"어디갔어?"

"지금... 아마 크루즈 위에 있을 거에요."


키타산 트레이너의 대답을 듣고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도 고개를 들었다.


"크루즈?"

"예... 그... 사토노가 소유의..."

"아... 늦었네..."


그 말을 하곤 디지털 트레이너는 다시 핸드폰에 열중했다. 더이상 꺼낼 이야기가 없어 두리번거리는 키타산 트레이너에게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선배들처럼 편도 비행기는 안 탔네."

"비... 행기요?"

"아일랜드 행이랑 독일 행."

"아일랜드... 독일...?"

"한 분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다른 한 쪽은 모르겠더라. 아무래도 그쪽은 왕가라서 연락이 잘 안 되거든. 아니, 내가 지금 남 걱정할 때가 아닌데..."


다이와 스칼렛의 트레이너는 다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키타산 트레이너:  (괴문서) 물수제비.txt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