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죽을 위기에 처했다.

"트레이너씨~?"

미소를 지으며 나를 트레이너실 한켠으로 몰아붙인 그라스 원더.

"미, 미안해... 살려줘..."

"살려달라니, 누가 죽이려는 줄 알겠네요~"

"우선 그 나기나타 좀 내려놓고 말하면 안될까?"

"음....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인걸요..."

그라스는 나기나타를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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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불과 10분 전이었다.

"사이즈 다 쟀어?"

"물론입니DA!"

비품실 안에서 엘 콘도르 파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옷 다 갈아입고 나와."

얼마 전 레이스에서 찢어진 그라스의 승부복, 과도한 스퍼트로 인해 찢어진 것이 분명했고, 덕분에 신체 사이즈 측정을 다시 하게 되었다.

"수고했어, 그라스."

"감사합니다, 트레이너씨."

멋쩍게 웃으며 비품실에서 나오는 그라스, 아마도 사이즈가 달라진 거겠지.

"그라스, 다른 곳은 몰라도 H가 3이나 올랐습NIDA!"

해맑은 얼굴로 종이를 팔랑거리며 나오는 엘,

"... 엘?"

그리고 뒤를 돌아보는 그라스.

"케, 케에....."

뒷걸음질을 치던 엘은 문을 박차고 나갔다.

"살려주세YO!!!!!!!!"

"엘...!"

그라스는 평소에는 걸어두었던 나기나타를 집어들고 엘을 쫓아가기 시작했고, 나는 봐버렸다.


"끼에에에에엑!!!!!!"

3분동안 매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진 뒤,  나기나타에 토마토 캐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묻히고 온 그라스는 소파에 앉아 날 끝을 손질하고 있었다.

".... 저기, 그라스..."

"무슨 일이신가요, 트레이너씨?"

아까와는 달리 진정한 듯한 그라스가 웃으며 이쪽을 쳐다봤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런데..."

"어떤 걸까요?"

아까 본 그것에 대해 물어봤다.

"음..... 트레이너씨?"

그라스는 웃고 있었지만, 귀는 뒤로 접혀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책상에서 일어섰다.

"저기, 그라스? 내가 무슨 실례되는 말이라도..."

그라스는 웃으며 이 쪽을 쳐다볼 뿐이었다.

"저기, 그라스... 나 갑자기 볼 일이 생긴 것 같은데...?"

그라스는 자리에서 일어서 나기나타를 만지기 시작했다.

"트레이너씨..."

나기나타와 같이 날이 선 그라스의 목소리.

"숙녀에게 그런 질문은 안된답니다?"

실눈을 뜬 그라스, 나는 문쪽으로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그라스가 앉아있던 소파의 쪽이 더 가까웠다.

쾅-!



"트레이너씨~?"

미소를 지으며 나를 트레이너실 한켠으로 몰아붙인 그라스 원더.

"미, 미안해... 살려줘..."

"살려달라니, 누가 죽이려는 줄 알겠네요~"

"우선 그 나기나타 좀 내려놓고 말하면 안될까?"

"음....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인걸요..."

그라스는 나기나타를 꽉 쥐었다.

"꼬리 안쪽은 물어봐서는 안되는 곳이라는걸 모르셨나보네요, 트레이너씨는?"

"미, 미안해... 진짜 궁금해서 그런거야! 별 다른 뜻으로 그런 게 아니라...!"

"책임을 지세요, 트레이너씨..."

그라스는 나기나타 끝을 내 상의 위에 툭 올렸다.

"그, 그라스...."

"트레이너씨.... 벌을 받으셔야겠네요?"

그라스는 나기나타를 재빠르게 휘둘렀다.











그라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후아... 트레이너씨, 다시 숙녀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하면...."

그리고 치마를 들쳤고,

철퍽- 철퍽-

"또 이렇게 되버릴거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나는 다시 한번 그라스에게 질문했다.






지금 쓰던 장편 괴문서 생각하는게 힘들어서 쉬어갈 겸 쓴 괴문서임.

시리즈로 쓰던 꼬리 괴문서라고 하기엔 너무 짧으니까 프롤로그로 하고, 쓰던거 다 쓰고 나중에 진득한 뾰이 있는 편을 다시 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