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하면 동물 보호 단체에서 와서 난리를 치겠지만, 고통 받는 말과 못해도 수년, 길게는 20년 넘게 지낸 마주나 기수, 관리사에게 물어보면 속되게 말해서 좆까라고 할 거다.


나를 무척 잘 따르는 말이 있다. 그것도 젖을 막 뗀 망아지 시절에 데려와서 직접 조교하면서 같이 늙어 간 말이다. 조금만 기척을 내도 바로 알아보고 나 왔냐며 달려오는 말이고 아무리 안 좋은 버릇이 있어도 내가 있으면 바로 그만두는 그런 말임.  근데 이런 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질병이나 부상이 왔다. 계속 진료하던 수의사에게 물어보니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생각해보자. 오랜 친구처럼, 아니 가족처럼 대하던 말을 죽을 때까지 고통에 몸부림치게 두는 게 나을까,  안락사를 시켜서 쓸데없는 고통을 덜어주는 게 더 나을까. 


라이스 샤워도 사일런스 스즈카도 마지막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만 적어도 쓸데없이 길게 고통 받지 않고 신속한 안식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추스리곤 한다. 


비가 오는 날도 아닌데 괜히 센티멘탈해져서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