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센의 트레이너들은 대부분 이상한 사람들 뿐이다.


하지만 '가장' 이상한 트레이너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가 담당 우마무스메의 특성에 맞춰 행동하기 때문에 대부분 납득이 가는 사유가 있기 때문인데,


그런 트레이너들이 현재 가장 이상한 트레이너를 뽑으라 하면 카페와 타키온을 동시에 맡고 있는 트레이너를 무조건 말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성향은 누가봐도 반대인 그런 둘의 담당을 한다는건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카페의 트레이너는 항상 햇살이 비치는 창문 아래에서 카페가 블랜딩한 커피를 마시며 그날의 트레이닝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


저렇게 개성 넘치는 말딸 둘을 군소리없이 조율하며 관리한다는건 보통 일이 아닐텐데, 그걸 눈앞에서 보고 있으니 쉬이 믿기질 않으며,

뭣보다 어떻게 하는건지가 제일 궁금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저 둘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항상 하니까 관리가 쉬워요"


아니 어케했냐고 시발련ㄴ아


카페는 항상 말없이 트레이너가 제시하는 메뉴를 표정없이 쳐다볼 뿐이지만, 트레이너는 그걸 눈치채고

"달리기만 하는것도 좋지만, 지금까지 데이터를 보면 너는 높은 스태미너가 강점이니까 스피드는 평균 이상으로만 유지하고 근력을 좀 더 하고 수영으로 스태미너를 기르면서 다리를 쉬는게 베스트야"


라고 말한다.


그렇게 오후 여섯시가 되면 카페는 자기 기숙사로 돌아간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그대로 퇴근을 하지 않고 추가근무 신청을 한 후 운동장으로 나간다.


거기에는 카페와 비슷해보이지만 지지않는 개성을 지닌 우마무스메가 있었으니...


"어서오게 모-ㄹ르모트군! 오늘도 자네가 기대할만한 실험을 가져왔다네!"


"피곤하니까 빨리 끝내자. 아저씨 아홉시만 넘어가면 졸려...저번에도 실험하다가 갑자기 졸았는데 집이더라. 계속 데려다주는것도 미안하잖아..."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하지만 그런 사소한 이야기는 나중에 합세! 그전에 평소처럼 나를 화나게 해보지 않겠나!"


타키온은 항상 실험을 하기 전에 자신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과학적으로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해달라고 한다.


"그럼 오늘은 이거네. 사실 인간의 알통 굵기로 그 사람의 정치적 신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해"


잠시간의 정적.


하지만 트레이너가 뱉은 말은 마주보는 타키온의 얼굴을 시뻘겋게 달구기 충분했다.


"읍....흡....!

아주 신선했네 모르모트군! 저번에 지구는 티라노 사우루스 모양이라고 했던 것보다 훨씬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소리였어!"


"오기전에 올려놓은 서류를 잠깐 읽어봤는데,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용이 가능한건가?"


"이 방법을 쓴다면 스타트에 뒤쳐진다고 해도 3초간은 문제가 없을 정도라네!"


"그러니까 승부복 신발 뒷굽에 빈 공간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화약과 뇌관을 넣은 다음,

게이트가 열릴때 뒷굽을 땅에 부딫치게 해서 그게 폭발하면 그 폭발력을 추진력으로 스퍼트를 얻는다고?

존나 병신같은 생각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하자"


"자네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네! 우선 자네의 운동화와 같은 모델에 뒷굽을 파놓은 다음 화약과 뇌관을 채워넣었다네!

인간 기준에 맞춰서 양을 조절했으니 걱정은 말게나!"


"아 어쩐지 2만엔 영수증이 있더니 너가 한거였니?"


"사소한건 신경쓰지 말게나! 자! 어서!"


어둑어둑해진 트레센 운동장.


그곳에서 갑자기 공포탄을 쏜 듯한 소리가 들리며 운동장 한구석이 잠시 반짝였다.


그리고 몇 초 후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보게나 모르모트군! 자네의 기록이 1초 가량 단축됐다네! 놀랍지 않은가!"


"이거...다 좋은데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번째는 스퍼트를 올린건 좋은데 그 후에 뒷굽이 헤져서 달리기 힘들고,

두번째는 소리때문에 부정으로 취급당할거야"


"물론! 거기에 따른 대처도 준비해 뒀지!

어차피 우리 우마무스메들은 뒷꿈치를 세우고 꼿발로 달린다네!

그렇기 때문에 뒷굽의 문제는 아무 문제가 없다네!

두번째는 현재 조정중이긴 하나 소리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최대의 효율을 끌어올릴 배합을 찾는게 이번 연구의 새로운 과제겠군!"


"그래서 오늘 할 일은 이 폭발의 효과를 최대화하면서 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일 화약의 비율을 찾는다는거지?"


"바로 그거네! 자 그럼 시ㅈ...."


자신있게 말하던 타키온이 갑자기 눈빛이 죽으면서 내쪽으로 쓰러졌다.


"타키온?? 대체 무ㅅ..."


그 순간 뒷목에 뭔가가 느껴지더니 나도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대체...이시간에...누가...


...금색 눈동자?

















"매번 감사합니다."


"...오오옹"


"타키온씨나 트레이너나 둘 다 좋은 사람인데, 가끔 저런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더라고요. 

대체 뭘 하고싶은겁니까."


"...그어어"


"빨라지고 싶다는건 좋지만, 적어도 저 방법만큼은 못 받아주겠네요. 기숙사 앞까지만 끌고가주세요."


"...오"


카페는 오늘도 트레이너를 등에 업고 '친구'와 같이 운동장을 걸어나간다.


'친구'가 눈에 잘 안보여서 타키온은 그냥 질질 끌려다니는것처럼 보이지만, 운동장에 널부러져 있는것보다는 낫겠지.


오늘도 트레센의 밤은 조용하다.






공부하기 싫어서 전에 묵혀뒀던 괴문서 써봄.


또 공부하기 싫으면 쓰러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