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방학이 되고 동생은 트윙클 마지막 합숙에 들어섰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사진을 보냈다.

이번엔 동영상도 있었다.

자이언트 스윙으로 후배들을 바다로 던져주는 동생의 모습이었다.

영상에서 선배라고 부르는 애들이 많았으니 맞을 것이다.

근데 저렇게 던지다가 누구 하나 다칠 것 같은데 괜찮은걸까?

화면 밖에선 깔깔대는 소리가 들리고 영상에선 미소녀가 포물선을 그리며 바다로 던져지는 굉장히 아스트랄한 광경이다.

작년에도 사진으로 봤지만 영상으로 보니 다른 맛이 있었다.

체육계라서 그런걸까?

애초에 제안은 누가 한 걸까?

모르겠다.



동생은 내게만 따로 보낸 사진과 영상도 있었다.

친구들과 같이 찍은 비키니 차림이었다.


[괜찮아서 샀는데 입을 시간이 없어서 찍어봤어]

[예쁘네]

[괜찮아?]


다들 화려한 수영복이었다.

개구쟁이 같아보이는 표정의 회색머리 단발, 동생만큼은 아니지만 키가 큰 금발, 타카마츠노미야에서 맞붙었던 분홍머리, 멤버들도 그때 그 멤버들이었다.

비키니 수영복이면 아무래도 복부가 신경 쓰일텐데 각자 차이는 있어도 다들 매끈했다.

여름이라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뱃살을 어떻게 하고싶다고 하는 같은 반 여자아이들이 생각이 났다.

아마 걔들이 원하는 형태가 얘네들의 것이 아닐까 싶다.

검은색 프릴 상의에 파레오, 진파랑 베이스에 흰색 라인이 들어간 홀터넥, 벚꽃무늬가 들어간 흰색, 종류는 비키니 수영복이지만 각양각색이었다.

동생은 흰색 스트링 비키니였는데 애초에 피지컬이 대단하니까 딱히 뭘 할 필요가 없다고 자랑하는 것 같았다.

물론 살이 좀 많이 들어난다는 점에서 다른 느낌으로 화려한 수영복이긴 했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천의 면적은 비슷한 것 같았다.

비유를 하자면 같은 비닐봉투에 사과가 들어있느냐, 멜론이 들어있느냐, 수박이 들어있느냐의 차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동생친구인게 대수인가 싶어 최대한 눈에 담아두려고 했다.

또래 우마무스메들의 무보정 비키니차림, 절대 흔한 물건이 아니었다.

너무 집중해서 봤는지 눈이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았다.


[근데 친구들한테 허락은 받았어?]

[?]


그렇다.

이제와서 말하는 것도 늦었지만 '친구들과 같이 찍은' 비키니 차림이었다.

속옷차림도 봤는데 이제와서 새삼이란 느낌이지만 친구들이 끼어있으면 이야기가 다르다.

동생도 그렇고 친구들도 sns는 안 하는 것 같았다.

자기네들끼리 추억으로 남길 겸 찍은 사진이랑 영상이라는 건데 그걸 나에게 보여줘도 되는 것인가의 문제였다.

앞서 가족들에게 보내줬던 장난치는 사진들과는 아무래도 다른 경우지 않나?

동생은 답장이 좀 늦어지더니 이내 곧,


[당장 지워]


역시나였다.



이후로도 동생은 종종 사진을 보내왔다.

베개를 가져간 이후로 한동안 공급이 뚝 끊겼던 동생표 그라비아였다.

예전처럼 과격한 사진은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옷이나 기타 일상 사진이었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꼭 사진을 보내고 나면 어떠냐고, 보기에 예쁜 것 같냐고, 그런 것들을 물었다.

현장응원도 못 가는데 이런거라도 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난 열심히 칭찬을 했다.

오빠가 되서 할 수 있는게 고작 동생의 인정욕구을 챙겨주는 거라는 사실이 조금 허탈하지만 다 내가 뿌린 씨앗이고 업보인 셈이다.

바꿔 생각해보면 좀 귀여워보이기도 한다.

남들 앞에선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녀석이지만 속에선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애다.

...

이렇게 생각하니 또 예전에 내가 한 짓들이 좀 너무한 것 같기도 하고...


다음 편이랑 다다음 편도 조만간 올라옴

2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