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삼여신이여

용납하소서.

머리맡에 당근을 얹어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후로 나는 여동생을 꿈에서 만났다.



''언니, 오랜만이야!''



그자리에 여전히 내 여동생이 있다.

나에 대한 질책이 아닌, 혐오하는 표정이 아닌

더없이 순수한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그녀는 항상 웃고 있었을것이다.



''오랜만이야, 동생.''



동생은 적잖이 놀라며 대답했다.



''이제는 내 말이 들리는구나?''



아마도 진짜 동생을 보는 것은 이게 처음일지도 모른다.

나와 똑 닮은 그 얼굴로 웃고있었다.

죄책감에 짓눌려, 내 멋대로 

나는 나를 보고 있었다.



''항상 혼자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있던거 알지? 내가 말하는걸 하나도 듣지를 못하더라고.''


''미안.''


''아니아니, 언니가 미안해 할 게 뭐야.''


''그냥... 다... 내, 내가 미안해...''



참을려고 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내가 살았기 때문에 너는 죽었고

너가 죽었기 때문에 나는 죽은 듯 아니 죽을 듯이 살았다.

너가 자꾸 보였다.

얼굴도 모르는 너가, 얼굴도 모르는데 그토록 보고 싶은 너가 보였다.

얼굴도 모르는데 난 너를 봤다.

너는 내가 너를 잊으려고 할 때 마다 모습을 보였다.

너는 나에게 질책을 했다.

난 두려웠다.

너에게 무언가 해줘야만 할 것 같았다.

내가 사는 것 자체가 잘못인 것 같았다.

난 무엇이든지 즐겁게 하면 안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너는 한번도 나에게 질책을 내탓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지어내 들었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자기만족을 하고 있던 것이다.

너에게 벌을 받고 욕을 들어야 무엇인가 속죄라고 생각했다.

난 편하면 안되니까.

그렇게 해야지만 내가 불편해지고 그제서야 나는 편안해졌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얼마 되지도 않는 인생을 살았다. 

너가 나의 불행을 빌어줄리가 없다.

그 간단한 사실은 아는데

내 트레이너와 친구들의 노력이 꼬박 삼년이나 필요했다.



눈물이 주륵주륵 쏟아지고 입에서는 곡소리가 흘렀다.

너에게 아무 의미 없는 속죄를 한 것이 미안했다.

제일 고생을 많이 한 내 트레이너에게도 미안했다.

오페라 오, 도토, 탑로드씨에게도 미안했다.

나는 죄를 씼기 위해 다시 죄를 지어냈다.

이 죄를 다 셀수 없어서 나는 견디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너는 우는 나를 껴안아주고

힘들면 울어도 좋다고 말하고 토닥여줬다.

너는 정말 상냥하다.

화롯가의 삼여신만큼이나 상냥하다.

내가 힘들 때든 즐거울 때든

너는 늘 곁에 있어줬다.

내가 다시 한심해져서 한참을 더 울었다.




''이제 진정이 좀 됐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좋지 않아? 앗, 언니는 내가 험한 말 하는 줄 알고 있었지? 만날 때 마다 헛소리를 들으니까 정신이 헤까닥하지.''



그녀는 머리가 돌았다는 손동작을 하며 말했다.



''난ㅡ 널 만나는게 두려웠어.''



''뭐, 만날 때 마다 그런 망상에 빠지면 힘들겠지.''



''하지만 아니였어. 넌, 결코 그런 말을 한 적 없어.''



''난 늘 인사한 것, 안부를 물은 것 밖에 말을 안했는데, 언니는 항상 머리를 싸매고 힘들어 하길래 뭔가했지. 걱정마. 난 험담따위 한 적 없고, 누구보다 언니의 행복을 비니까.''



''내가 행복해도 되는걸까?''



''내 몫만큼 힘든게  아니라 내 몫만큼 행복해야지. 언니는 추입이잖아? 스퍼트 내서 얼른 행복해지라고.''



''너, 그걸 어떻게 알아?''



''나랑 언니는 둘이서 하나잖아!''



너는 손가락으로 브이 모양을 하며 웃어보였다.



''그럼, 내가 하는 걸 너가 전부 보고 있던거야?''



"응! 왠만한 건 다 봤어! 미등록전부터, 야요이상, 타라카즈카... ''



''정말로, 전부 봐주고 있었구나...''



''또 당장 최근에는 트레이너랑...''



''아!!! 아와와아와와와!!!''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줬다고는 말했지만 정말인줄은 몰랐는데...



''뭐, 왜 날 보러 오는 횟수가 주는지는 잘 알겠더라고. 언니는 지금 착실하게 행복해지고 있어. 부러울 정도로 말이야. '내 안에 행복을 가득 채워줘♡'... 였나? 완전 낯부끄러운소리를 다한다.''



''그, 그런건 안봐줘도 된다고!!! 이거! 진짜로 부끄럽다고!!! 다 들킨다니!''



''응. 내가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일꺼야.''



''마지막이라니, 무슨말이야! 자기가 할 말만 하고 비겁해!''



''알잖아. 난 이미 죽은 몸이야. 근데 언니의 원념이 너무 강력해서 내가 저승에서 끌려 나와 언니한테 묶인거야. 근데 나를 묶은 언니가 목적을 완수를 한거지.''



''목적?''



''응. 언니의 목적은 나에게 속죄를 하는 것. 언니는 이미 연인과 친구들을 통해 어느정도 해나갔고, 지금 여기서 완전히 속죄를 했어.''



''그런건 싫어...! 난 이제야 네 목소리를 듣게 됏다고. 너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단 말이야!!!''



그녀는 다시ㅡ 브이자 모양을 했다.



''우리는 둘이서?''



''...하나.''



''언니가 어디에 있든, 난 언니 곁에 있을 거야. 그야, 우리는 쌍둥이잖아.''



말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몸이 사라져갔다.



''아아ㅡ 그래도 좀 아쉽네. 언니 옆에 있는 건 꽤 재미있었단 말이야...''



그녀는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닦았다.

눈시울이 붉어 보이는 건 기분탓이 아니다.



''언니.''



''응?''



''마지막으로 한 번 안아주라.''




''응.''



그녀를 꽉, 아주아주 꽉 껴안아 주었다.

꿈에서라도 이 느낌을 가지고 싶었다.



''행복해야해!''




나는 어느새 허공을 껴안고 있었다.




관을 내렸다.

이제는 떠나간 그녀를

내 가슴속에도 묻는다.

이제는 너도 나도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우리는 더없이 가까워졌다.


새벽감성도져서 폰으로 끄적이다가 컴으로 지대루 쓰고 감 여동생과 만나 진정한 속죄를 끝내는 아야베씨 괴문서임

진짜 집중력 개딸린다는걸 느끼고 자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