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m4vnwOKSSZA


들으면서 읽으셈







마음이 이끌리어 깊은 관계가 되었던 두 사람은, 우라 파이널즈가 끝나던 밤, 트레이너의 청혼으로 결혼하게 된 파인 모션은 달콤한 신혼을 즐기며 행복한 부부 생활을 꿈꿔왔다.


하지만 파인 모션은 지금, 무릎을 끌어 안은 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물만 삼키며 애써 괜찮은 척 해보았지만 결국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꿈.. 이었으면... 좋겠네."


뛰어난 트레이너 라지만 일개 일반인이 한 나라의 왕족과 결혼은 본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트레이너와의 결혼을 가볍게 허락한 것은 단순히 그를 인정해서 가 아닌,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파인 모션에게 베풀어주는 온정, 자비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절망하는 것은 트레이너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속에서 새생명이 태어나지 못하는 것 만큼 부부사이에서 비참한 것은 없으리라, 파인 모션은 검사결과표를 구겨지도록 쥐며 눈물을 삼켰다.


트레이너는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 밖에 할 것이 없었다. 잔혹하지만 현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둘 사이에선, 그 어떤 노력과 재산을 사용해도 후대가 생기지 않는 다는 결과가 붙어버렸다.


광택이 돌며 보드라운 자랑의 왕가의 꼬리는 푸석푸석하고 힘을 잃어 빗자루처럼 소파를 쓸어대고 있었다. 가장 마음에 상처받은 것은 그녀일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트레이너는 파인모션의 어깨에 손을 뻗어 자신의 가슴팍으로 이끌었다.


뜨겁게 울리는 트레이너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으며 파인 모션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항상 자신감 넘치고 왈가닥에, 호기심 많던 순수한 소녀는 현실의 장벽에 막혀 쓰라린 마음의 상처가 남아버렸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그녀의 머리에 이마를 대며 트레이너는 그녀가 진정하기까지 기다려주었다. 트레이너 또한 가슴이 저려왔지만 그녀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자신 마저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트레이너는 아랫 입술을 씹으며 최대한 점잖은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했다.


슬픔에 잠겨 오열하던 파인 모션을 겨우 잠재운 트레이너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산책을 시작했다. 그는 파인 모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처음은 단순히 클로버 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는 것이었지만 그녀를 최고의 우마무스메로 만들어주고, 그녀의 사랑에 응답해주었다. 지금의 트레이너는 파인 모션이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인생을 지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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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발걸음이 무겁다.


저벅저벅


가슴이 아려온다.


트레이너는 움직임을 멈추고는 밖에 울리는 벌레들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다른 의미로 널 가두는 꼴이 되어버렸구나...'


트레이너는 떫떠름한 미소를 지으며 반딧불의 발광을 구경했다.


저벅저벅


발걸음이 들린다.


저벅저벅


보폭이나 땅을 미는 힘이 평범한 인간의 산보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트레이너의 앞에 멈췄다.


지지직


오래된 가로등이 켜지며 그 주황색 빛이 내려오는 자리에는 한 여성이 서있었다.


해파리같은 묘한 푸른빛이 도는 머리칼, 자애로운 미소, 그리고 위로 뻗은 귀.


"누구.. 시죠?"


"후훗, 괜찮아.. 이상한 사람은 아니니까 안심하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여성은 트레이너에게 다가왔다.


"음.. 아내를, 우마무스메를 정말 사랑하는 구나."


"예, 뭐... 제 최고의 파트너니까요."


파란 머리칼의 여성은 손을 뺨에 대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진심으로 사랑해준다면.. 언젠가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도 몰라."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 내가 아내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나?'


트레이너는 이질적인 기시감을 느꼈다. 그녀는 우마무스메의 모습을 했지만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등골을 스쳐지나갔다.


그런 트레이너의 불안감이 지나갈 무렵,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트레이너를 지나쳐 걸어가기 시작했다.


"자.. 잠시만, 당신은 누구인가요?"


다시 발걸음이 멈췄다.


손가락으로 턱을 짚으며 그녀는 자신을 누구라 소개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음... 간략하게 말하자면.. 사랑이 넘치는 당신 아내의 조상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지금 빨리 그녀에게 돌아가보는게 좋을꺼야."

트레이너가 고개를 숙이자 가로등 빛도, 푸른 해파리색의 머리칼을 반짝이던 여성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호재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이것을 놓쳐선 안된다.


트레이너는 그녀의 뒤를 쫒을 때보다 더 날래게 달려갔다.


시간은 무르익고 남색이 하늘의 바탕을 칠하는 시간, 황혼이 지나가고 트레이너는 자신의 아내가 눈물을 지새우며 잠든 보금자리에 도착했다.


덜컥, 급하게 문을 연 트레이너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새하얀 속옷만을 입은체 거친 숨을 쉬고 있던 파인 모션이었다.


"네.. 네 이놈, 감히 날 버리고 외도를 하고 오다니..."


무언가 급해보이는 목소리였지만 체통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던 트레이너는 문을 닫고 오늘은 무언가 있겠다는 것을 직감했다.


"내가 그럴 남자로 보여?"


"하긴.. 네 놈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천치지 않느냐..."


파인 모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스윽, 요염한 란제리를 벗어내리며 새하얀 살결을 현관에서부터 드러낸 그녀는 트레이너의 가슴팍에 안겼다.


"나.. 왠지 점점 더, 참을 수 가 없게 되어서.. 뭐랄까, 달아올라 버린 것 같다..."


쳐진 귀가 팔락팔락 거리며 윤기나는 왕가의 털이 마당을 쓸듯 바닥을 훑고있었다. 트레이너는 이미 달궈질대로 달궈진 파인 모션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마."


트레이너는 그녀를 끌어안은 상태로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다. 


깊은 밤,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맞이하던 침대에 그녀를 던지며 트레이너는 땀범벅의 옷을 벗어던졌다.


탄탄한 신체를 자랑하며 트레이너는 침대에 올라 파인 모션을 끈적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그도 달아올라 버렸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정서적 이끌림이 두 사람을 인도하여 파인 모션은 지금, 자궁이 타오를 정도로 뜨거운 성욕을 느끼고 있었다.


"어.. 어서, 네 이놈... 날 사랑해주거라♥"


"여보, 허리 부러질 준비해."


"네♥"


손등으로 파인 모션의 보드라운 뺨을 훑으며 트레이너는 평소에 하지 않던 천박한 말 마저 하며 그녀의 다리 사이에 허리를 밀착했다. 평소보다 더 뜨거웠고 더 격렬했다.


자신의 뱃속을 뚫을 듯 비집고 들어오는 강렬함과 꼬리가 바짝 타오를 정도로 전신을 경유하는 짜릿함에 파인 모션은 숨소리 조차 못낼 정도의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반대로 트레이너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곳에 자신의 유전자를 남김없이 토해냄에도 그 쾌감과 건실함이 죽지 않았다. 마치 이날을 위해 살아온것 처럼 두 사람은 하루가 지나갈 정도로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닉하며 주위 사람들의 수면에 지대한 민폐를 끼쳤다.


"네 이놈..♥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파인 모션, 네가 나의 최고의 보물이야."


두 사람의 금술을 더더욱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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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도, 우마뾰이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파인 모션의 뱃속에 새로운 생명이 들어섰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사이에 내려온 이 아이를 소중히 여겼다.


초산에 파인 모션의 신체적 연약함으로 죽을 위기가 있었지만 힘겹게 아이를 낳아내며 파인 모션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슬픔의 구렁텅이에서 새로운 생명이라는 빛을 보았다.







"네 이놈!"

"네이넘~"

"라멘이 먹고 싶구나!"

"십구나~"


파인 모션은 소중한 아기를 가슴에 품으며 트레이너를 향해 말했다.


"비겁하게 딸랭방구를 인질로 삼다니, 그래.. 늦은 저녁에 먹는 것 보단 낫겠지.. 간만에 외식이나 하자."


트레이너는 파인 모션과, 그녀와의 사랑의 결실과 함께하는 이 소중한 영원의 색채를 가슴속에 그리며 살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