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엄밀히 말하면 친지간의 기증인지라 엄밀히 말하면 기증보다는 이식이라 부르는게 맞을듯


저번에도 간단히 글 쌌듯이 작은 아버님 혈액쪽에 문제가 생기셔서 우선 형제들간 검사를 하셨는데 적합률이 생각보다 안나와서

나까지 검사를 하게 됬는데 신통방통하게 내가 적합하다고 당첨


대충 당첨 후 내 세포를 이식해 드리기로 결정되고 내 몸의 조혈모 세포를 뽑아서 이식하기전에 

우선 내 몸안에서 그 세포들을 더 증식하고 배양해야 한다고 해서 4일 동안 하루 2-3방의 주사를 통원하며 처맞기 시작

이 주사의 효력은 척추쪽의 뼈를 겁나게 자극해서 세포를 쑴뿡쑴뿡 배양시키는거라 그 덕분에 허리가 쥰내게 쑤심


세포 추출 전날에 병원 입원하고(몸이 건강했던 덕에 살면서 처음으로 병원 입원하고 병원 밥 처먹어 봄. 근데 생각보다 병원 밥 맛있던데...?)

추출 당일이 되자 새벽 5시에 또 주사 처 맞고 내 몸의 피를 채혈해서 추출하기 위해서 모가지에 구멍 뚫고 플라스틱 관 삽입

통증은 생각보단 없더라 

차라리 사랑니 뽑을때가 1555557배 훨씬 아팠음

다만 관이 내 목에 박히고 나니 침을 꿀떡 삼킬때나 목을 살짝 돌리거나 할 때 몸에 뭔가 이물질이 박혀서 그런지 좀 살짝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

암튼 그렇게 내 목에 관이 처 박히고 지혈을 해서 안정화가 얼추 되니 이제 본격적인 메인 미션인 채혈과정으로  ㄱㄱ


대충 채혈 과정은 기계로 내 피를 뽑고 그 뽑은 피에서 조혈모 세포만 분리하고 나머지 피는 다시 내 몸 안에 처 넣는 과정인데

이게 물리적인 시간으로 장장 5시간을 소모

난 첨엔 그래도 시발 5시간이면 그래도 수면 유도제라도 좀 맞춰줘서 자고 일어나면 땡이겠죠? 하고 물어봤는데

의사 왈 : ㄴㄴ 그런거 없음 님 놋북 들고 와서 영화를 때리던 휴대폰을 보던 아님 그냥 처 자던 5시간 쌩으로 알아서 보내야 함 ㅇㅇ

그래서 나도 휴대폰에 영화 들고가서 2시간 짜리 때리고 나니... 이게 그냥 누워만 있는건데도 내 몸의 피를 쥰내게 빼서 그런지

그냥 내 몸이 젖은 솜이 되는거 처럼 온 몸의 힘이 서서히 빠지면서 지쳐서 잠들게 되더라

그러다 슬슬 끝날때 되니 그냥 온몸이 저림 

간호사가 끝나고 '몸 저린건 없으세요?' 하길래 '완전 개 씹 저린데요 ;;' 하니 링겔 꽃힌거 확인하고 투약이 제대로 안됬다고 

그제서야 허겁지겁 링겔 광속으로 투여


링겔 한 뚝배기 몸에 처넣고 점심도 굶고 해서 배고파서 빵이랑 우유 좀 처묵 처묵 하니 그제서야 몸에 생기가 조금씩 돌아오는게 느껴지더라

그렇게 한 30분 쉬고 있는데 간호사가 님 몸에서 뺀거 지금 작은 아버님께 이식중인데 어떻게 인사 한번 하러 가쉴? 하길래

솔직히 몸 컨디션 지금 개 질알 나서 그냥 쉬고 싶었는데 그래도 안가면 작은 아버님이 서운해 하시겠지...? 싶어서 갔는데

이 시벌것들이 사실 알고보니 지들 실적 박제하려고 사진 찍는게 목적이었음

가자마자 지들 폰으로 두분 사진 찍게 좀 붙으세요 이 질알...

몸도 안 좋은거 억지로 가서 낚여서 빡쳤는데 걍 참음... 시발 몸이 안 좋아져서 그런지 깔짝 움직였는데도 내 병실로 돌아오니 식은땀이 홍수더라

암튼 내 쪽 결과는 다행히 세포 액기스 퀼리티 좋게 잘 뽑혔고 작은 아버님께 이식도 잘 되서 난 다음날 퇴원 결정


퇴원 후 주의 사항으로 현재 내 몸의 조혈모 세포가 다 뽑혀나가서 자연 증식하기전에는 

몸이 충격에 약해서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피멍이 잘든다 안내해줬었는데 

시발 어제 간호사가 채혈후 내 몸상태 체크한다고 피 뽑아 갈 때 혈관 잘 보이라고 

내 팔을 쥰내게 스매싱했는데 그게 지금 시퍼렇게 피멍이 들어 있음...


원래 이런 후기글 커뮤에 올릴 생각 1도 없었는데 그냥 저번에 글 쌀때 어떤 게이가 후기 궁금하다고 올려달라해서 

나도 살면서 첨 겪는 경험이고 나름 다이내믹했던 1주일인지라 어제 퇴원하고 오늘 걍 대충 회상해보며 글 싸질러 봄

인증으로 사진도 올릴까 했는데 피 채혈하고 그런거 지금 보니 좀 거시기 해서 따로 인증으로는 안 올리련다


암튼 1주일간 조혈모 세포 이식 과정을 하며 느낀건데

난 친지니까 이 질알을 감수했던거지 쌩판 남 상대로는 솔직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신체적으로 힘든건 둘째치고 근 1주일의 시간이 투자되야 한다는게 정신적인 압박감이 좀 심하더라

생판 남 상대로 기증하는 분들은 대단한거고...

그리고 평생 병원 생활이랑은 거리가 멀었던지라 이 일로 1주일간 병원을 들락 날락 해보니

진짜 건강관리 잘하는게 중요하다는걸 새삼 느낌

괜히 건강이 체고라는 소리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게 체감되더라


고로 안 아픈 말붕이들은 건강관리 잘하고 혹시라도 아픈 말붕이들은 힘내서 병원생활 잘 끝내고 건강하게 완쾌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