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모르겠다.




나기사의 목소리를 따라한 이후로 몇초간 트레이너가 조용히 침묵을 지킬 때. 


오구리는 그야말로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분명 들키고 말거야... 날, 날 벌레 보듯이 바라보게 될거야.




머리스타일도, 


외모와 몸매까지도.


전에 보았던 트레이너의 아내와는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예리한 트레이너라면 분명히 눈치챌....




"하긴. 나같은 놈이랑 뾰이할 사람은 나기사, 당신 밖에 없지. 어우 머리야..."




아...?




그 순간, 말 그대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온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후들거리는 양 다리가 풀썩 주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하반신이 벗겨져있는걸 눈치챈건지, 트레이너가 살짝 고개를 들려고 했다.




...아, 안 돼! 여기를 보게 되면 분명 들키고 말거야...!




"자, 잠시만! 누, 누워있어ㄹ.... 아니, 계실래요...?"




생각이 전혀 정리되지 않은 한 마디에, 트레이너가 의문을 내보인다.




"당신, 뭐하고 있던거야?"


"그, 그게...."




제아무리 가족이라지만 남편을 면간하는 아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어떻게 말해야하지.




한 마디 한 마디 숨이 턱턱 막혀오는 심정에, 머릿속이 완전히 엉켜버려 전혀 돌아가질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꾸만 게이트 안에서 성을 내는 트레이너의 묵직한 인자봉이, 오구리를 계속해서 발정나게 만들고 있었다.


주륵 새어나오는 애액이, 트레이너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가는게 느껴졌다.




...분명 트레이너도 느꼈겠지.




이런 상황에서 자신를 바라볼 트레이너의 시선을 생각하니, 어째서인지 더더욱 게이트가 흠뻑 젖어갔다.


그러자 오구리를 나기사라 착각한 트레이너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뭐, 우리가 오래 안하긴 했지... 그렇지?"


"흐그읏?!!!"




트레이너의 손길이 오구리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뾰이가 하고싶었어?"


"으힉...!! 하아읏... 아..."




방금 전 스스로 트레이너 위에 올라타 열심히 허리를 흔드는 것만으로도 그렇게나 끝내줬는데.


트레이너가 직접 허리를 들어 올릴 때의 쾌감은...?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찌걱 ㅡ !!




"하악, 아.... 아흐으, 하악....!!"




단 한 번의 허리 놀림에 온 몸이 자지러지듯 경련하며 트레이너에게 쓰러진다.


말 그대로, 뇌가 녹아버리는듯한 쾌감.




"말하지 그랬어. 너라면 언제든지 괜찮은데."


"많이힛...피곤하신 것 가타서허...♡"


"네가 이렇게 상냥할 줄은 몰랐는데, 나기사."




사랑스럽다는 듯 쓰다듬어지는 허리.


사랑받고 있다. 


아내로서, 트레이너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 트레이너♡




"그럼.. 으. 숙취 때문에 힘드니까, 눈감고 편하게 할게."




"잠깐만... 흐익?! 안대헷...!!"




그와 동시에 허리가 튀며 어쩔 줄 몰라하던 오구리는 결국 고개를 트레이너의 어깨에 완전히 기댄 채 바들바들 떨어왔다.


가녀리게 떠는 모습에도, 트레이너는 간만의 동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쳐박았다.




퍽! 퍽! 퍽! 퍽! 퍽!




"앗, 하응...!! 학.... 힉?! 흐그으으읏!!"




오구리의 양 손이 갈길을 잃은 채 트레이너의 양볼을 감쌌다가 어깨에 올렸다가하며 초점을 잃어버린 시선으로 헤벌레 입을 벌리며 트레이너를 바라본다.




"아흑, 아... 하으윽....!! 당신.... 내 남편...! 안아줘엇...!!"




너무나 다정해서 녹아버릴 것 같다.


마치 연인같이.


아니, 부부라 착각해도 좋을 정도로.




나는 지금 트레이너와 결혼한, 트레이너의 아내....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상대가 누군지를 기억하는 듯, 사랑에 푹 빠진 눈으로 트레이너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오구리.


문득 트레이너는, 평소 고압적이던 모습과 다르게 갑자기 애교를 부려오는 나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싫어."


"헤윽, 핫... 너무, 해에.... 흣, 아아아..."




숙취로 인해 극도로 피곤한 와중임에도 트레이너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 고고하던 나기사가 맞나싶을 정도의 순종적인 모습.




정말로... 내가 아는 나기사가 맞는건가?




"흣, 부탁이에요... 한번... 한번만... 응....? 더 열심히 할테니까아... 흣, 아흑... 세게... 껴안아줘...♡"




...심술도 났겠다, 그만 끝내고 잘 생각이었는데. 


내가 모르는 나기사의 애정은 생각보다 컸을지도 모르겠다.




오구리는 트레이너의 목에 양팔을 걸친 채 악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안해준다면 해줄 때까지 재우지 않을 것을 직감한 트레이너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기사를 안아주기로 결심했다.


천천히 그녀를 향해 상체를 기울이고는, 오른팔로 머리를 감싸안고 왼팔로 등허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흣, 아흐... 좋아앗...♡"




트레이너의 품에 바짝 안기자, 오구리의 게이트가 빈틈없이 인자봉에 꼬옥 달라붙어왔다.


갈길을 잃었던 양 팔은 트레이너의 등가를 꽈악 껴안은 채, 체온을 느끼는 것처럼 손바닥과 팔을 트레이너에게 완전히 밀착시켰다.


완벽하게 밀착된 두 사람.


마약과도 같은 행복함이 오구리의 전신에 내려앉았다.




"츄릇, 헤에... 츕, 쪼옵."




그리고 느껴지는 딥 키스.




"쪽... 당신은... 내꺼야... 하윽, 쪼옥...♡ 하웁, 내꺼어... 헥, 헤으... 츄릅."




마치 오구리의 몸 그 자체가 사랑받는 이 순간을 기억하려는 것처럼, 게이트를 강하게 조여왔다.




"사랑해요, 당신..."


"크윽, 나기사, 너. 몇달동안 안한 사이에 애교가 많이 늘었네."




...나기사는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없이 트레이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던거야?


감히 트레이너와 결혼했으면서, 자기가 위인 양 가식을 떨어?


그러면서도 자기가 원할 때에 언제든지 마음껏 트레이너와 동침하고 있다는걸 생각하니, 그만큼 괘씸한 일이 없었다.


나기사... 그 가식적인 여자의 자리를 뺏을 수만 있다면...




매일 이런식으로 대우 받을 수 있음에도 트레이너를 매몰차게 대하고 있는 아내, 나기사를 생각하니 더욱 더 내면의 독점력이 폭발했다.


...어디서 굴러먹다온지도 모를 가식적인 히토미미보다, 내가 더 트레이너를 사랑해 줄 수 있는데...!




"그보다 너 조임이 왜 이러는거야...! 으, 슬슬 인자즙이...!"




아,


그렇구나.


방법이 있다.




"당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 안에, 안에 싸줘허...♡"


"이제와서 네가 먼저 아이를 가지자고 하다니...!! 으윽!"




뷰웃!! 뷰르르릇!!




"아... 호옥...!! 흣, 아... 오오옷....!!"




엉덩이를 최대한 트레이너의 허리에 밀착시켜, 게이트의 가장 안쪽에 닿도록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오구리는 황홀한 얼굴이 되어 멍하니 입을 벌리고는 게이트 안으로 주입되는 인자즙을 느꼈다.


그리고 그 여운 속에서, 다시금 지쳐 잠든 트레이너를 멍하니 바라본 오구리는 조용히 트레이너의 볼에 키스를 하며 방을 나섰다.


트레이너의 아내가 될 수 있는 열쇠를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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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스토리는 상상에 맡김

원래는 오구리가 나기사 찾아가서 드잡이질하고 트레이너 정실되는 스토리인데, 적다보니 너무 뻔해서 폐기함


대신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 모음이나 보고 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