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다. 

그래, 3년이다.

우리가 함께 붙어 지낸 것도 3년이나 됐다.

그 과정에서 감정 한 줄기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일까.

인생의 쓴맛과 짠맛, 신맛과 단맛을 그 시간동안 함께 했는데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이 말이나 될까.


적어도 난 감정이 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트레이너와 학생 신분이니 아직은 말할 수 없어도, 졸업하고 적당한 시간이 오면 말할 거다.

남김없이 고백하고 운명을 기다릴 거다.

아야베가 내 마음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 지는 그녀에게 달린 일이다.

만약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대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지금 일은 잊어달라고 하면 될 일이다.

어른답지 못하다고 한 소리 듣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마음을 다해 말하면 될 일이다.

그래, 그러면 될 일이다.

그러니 아직은 말하지 않는다.

그때가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으므로.


"저기, 당신. 오늘 잠깐 시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