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게임만이 아니라 실제 경마에도 관심이 있다면 금년도 코리아컵에 일본마 2필이 참전한다는 소식도 들었을 것이다. 일본 말고도 홍콩, 미국에서도 초청마가 자리를 빛내줄 예정이나 한국에서 외국마를 초청하는 경우 지리상 거리가 가까워 참가부담이 적은 일본마의 역량이 대체적으로 우수한 편이며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다.



비록 레이팅이 말의 역량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며 레이팅이라는 기준 자체를 싫어하는 경마인들도 많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잘 쓰이는지라 굳이 이야기한다면 홍콩과 미국측 초청마의 레이팅이 110 미만인 상황에서 메이쇼 하리오는 117, 크라운 프라이드는 116으로 한 끗발 앞서있다.


메이쇼 하리오는 게임상에도 등장하는 제왕상을 2연패한 강자이다. 크라운 프라이드는 프로필에 G2 우승만 기록되어 있으나 상술한 제왕상에서 메이쇼 하리오 상대로 패해 2등을 했고 다른 JPN1급 경주에서도 2등을 했기에 1등만 억울하게 못했을 뿐 사실상 G1급 강자라 말해 손색이 없다. 제왕상에서 둘이 만난 적 있기 때문에 일본 경마인들은 이번 코리아컵을 크라운 프라이드의 제왕상 설욕전으로 재미있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과장 좀 하자면 이 2필의 경주만 보아도 제왕상 비슷한 것을 직접 참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 가서까지 G1급 경주를 보기에는 여의치 않더라도 만약 관심이 있다면 한국에서 유사한 경험을 할 좋은 기회가 된다. 9월 10일 일요일에 서울 렛츠런파크로 오지 않겠는가?


만약 방문하기로 결심했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일 당일 입장시간에 맞추어 방문하거나 9일에 좌석을 예약하는 것이다. 예전에 소개한 적도 있다만 당일에 예약 없이 방문한다면 1층에 있는 2040라운지를 선점할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지금은 노을/야간경마중이라 입장시간이 좀 늦지만 9월이라면 오전 9시 30분에 입장개시하므로 개장시간에 맞춘다면 십중팔구 라운지 입장은 물론, 좋은 자리도 선점할 수 있을 테다. 100% 자유석이므로 빠른 사람이 임자다. 단점으로는 야외 테라스와 이어진 공간이라 아마 냉방은 별로 기대하면 안될 것 같기는 하다. 필요한 경비는 렛츠런파크 입장료 2천원 뿐이다. 어쨌든 괜히 이름이 2040라운지가 아니므로 본인 나이가 20세 이상 50세 미만임을 필히 확인하고 신분증도 챙겨가도록.


라운지 이용에 '마이카드 4.0' 앱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라운지에 마권판매소가 별도로 없으므로 라운지에서만 있으면서 돈도 걸어보고 싶다면 앱을 설치하여 모바일 베팅을 하면 된다. 마사회 홈페이지 아니면 원스토어라는 플랫폼에서 다운로드를 지원한다고 알고 있다. 설치는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며 베팅은 경마장 내부와 지정된 장외발매소에서만 가능하다.


9일에 좌석을 예약하려 한다면 '마이카드 4.0'은 본인명의 스마트폰에 필히 설치해야 한다. 예약시간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가능하므로 코리아컵에 좌석 예약을 하고 싶다면 9월 9일 오전 9시 30분에 마이카드 4.0을 실행하여 빠른 예약을 잡으면 된다.




앱을 설치하고 우상단 메뉴를 누르면 좌석예매가 바로 눈에 띈다. 여기서 좌석을 예매하는 방법은 경마공원측에서 공식으로 만든 동영상이 있기에 아래에 소개한다.




https://youtu.be/zglQq5Tg1fg


위의 영상은 마이카드 3.0 기준이라 디자인이 약간 다르지만 예약방법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위의 영상은 일반실 예매방법인데, 일반실은 예약에 별도의 요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사용인원 또한 경마장 입구에서 보는 인간군상과 별다를 것이 없다. 평소 경마장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다소 위축될 수도 있는 환경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무정부상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코리아컵을 간절히 구경하고 싶은데 경마장은 무섭다, 입장료를 다소 부담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깔끔한 곳을 원한다, 그렇다면 회원실도 또다른 선택지가 된다. 앱에서 사업장을 선택할 때 '서울회원실'을 누르면 럭키빌 5층과 6층 공간 예약메뉴로 이동한다. 테이블 위치와 배치 밀도에 따라 경마장 입장료 포함 1만원에서 2만원까지 지불하게 된다. 일단 만원 돈 넘게 빠져나가고 시작하므로, 이유 없이 행패부리는 소위 진상들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이유가 있어서 격분하는 사람들은 도박 특성상 발생할 수 있다. 이건 마주실에서도 가끔 나오기 때문에 그냥 기본 됨됨이의 문제인가 싶다.


개인 좌석이 있는 것은 아니고 길다란 테이블을 두고 여러 명이 같이 사용하거나 2인용 4인용 테이블에 합석하는 식이다. 이건 덤이지만 5층은 외국인전용석이 있다. 아마 해외에서 경마팬이 찾아온다면 5층을 이용할 확률이 높다. 마주실에서 경주로를 보는 느낌이 궁금하다 싶으면 6층을 예약해보면 된다. 마주실과 같은 층이라 가장 높은 곳에서 경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경주로에서 가장 멀기는 하다.




6층은 좌석 종류가 좀 세분화되어 있어 이게 무어냐 싶을 것이다. 일단 ~구역이라고 적힌 곳은 컨벤션 홀이다. 나는 이곳을 프로존이라고 자주 불렀다.(마주실은 호구존이라고 부른다)




이건 올해 도쿄마주협회 방문시에 보도용으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이렇게 대부분 테이블을 사이좋게 나눠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모니터석과 파티션석은 약간 다르다. 모니터석은 긴 테이블을 경주로 방향 창가에 놓고 각 자리마다 경주정보를 제공하는 모니터를 설치해둔 장소이다. 모니터 덕분에 경마전문가처럼 허세를 부릴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단점은 창가자리라서 바깥 온도가 쉽게 전달되는 동시에 창가에 이슬 맺히지 말라고 냉방을 일부러 약하게 하기 때문에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자리다. 모니터 이용료가 포함된 건지 예매비는 12000원이다.


파티션석은 테이블이나 의자나 좀 더 고급스럽고 병풍을 쳐서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보장해주지만, 2만원이라는 예매비를 보아 이것도 넷이서 합석하는 시스템으로 보았다. 모르는 사람끼리 병풍 친 탁자에서 뭘 하란 말인가. 물론 4인 단체로 이용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페가수스 라운지는 컨벤션 홀과 마주실 사이에 있는 라운지인데 공간 자체가 별도로 되어 있어서 사람이 가장 적은 장소이다. 다만 그것 말고는 다른 게 없기 때문에 굳이 3만원 돈 내고 이용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2인~4인 테이블로만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회원실도 살펴보았으나 나는 6층 한식당을 이용할 때 빼고는 컨벤션 홀을 스쳐 지나가기만 했기 때문에 위 좌석들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이 송구한 일이다.


사실 회원실 말고도 프리미엄 라운지라는 곳이 마주실 입구 기준으로 우측 건너편에 있다. 컨벤션홀은 좌측에 있으니 마주실을 사이에 두고 양분된 셈이다만 이 프리미엄 라운지는 대관절 뭔지 모르겠다. 귀빈실 비슷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프리미엄 라운지의 존재를 아는 이유는 마주용 탕비실에서 프리미엄 라운지 인원들에게 현미녹차 티백 좀 가져가지 말라고 경고문을 써붙여놨기 때문 그 하나뿐이다.




결론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것은 2040라운지이다. 그러나 본인이 잠꾸러기이거나 거리상 도착시간이 늦어 라운지에서도 마냥 서있어야 할까 걱정된다 싶으면 공짜 일반석을 예약하고, 매너 없는 사람들이 두렵다면 그보다 윗층의 유료석을 예약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수 있고, 설령 드물게 서로 드잡이질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도 멀리서 얽히지 않으면 그만이다. 경마는 도박이고 경마장은 노름꾼들이 모이는 장소인 것도 맞지만, 인생 망한 양반들만 오는 것도 아니고 소소하게 용돈 벌거나 몇 시간 놀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이 다음에는 승식 즉 말에 돈을 거는 방식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