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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월 가현챈 뉴스 라운드업 - https://arca.live/b/vrshits/9769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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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기본, 트래킹, 디스플레이, 광학, 해상도 PPD) - https://arca.live/b/vrshits/78803542

(요약 있음) 조금 어렵게 팬케이크 렌즈에 대해서 알아보자 - https://arca.live/b/vrshits/8482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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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가 발매되고 나서 리뷰를 하거나 후기를 보다보면


'외곽으로 갈수록 색수차도 심해지고 퀘스트 3보다 구세대 렌즈 같다'

'FOV가 왜 이것밖에 안됨?'


이런 글들이 보인다.


뭐 이전에 몇번 글을 썼었고 이걸 본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본다.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기전에 몇마디만 첨언하고 들어가고 싶다.


1. 나는 애플 비전 프로 써본 적 없음

2. 기술적인 글과 영상, 몇몇 전문가 또는 다른 하드웨어 팬들과의 대화, 직접 체험해본 기기들 몇개, 인터넷 논문 본게 전부니까 틀렸을 수도 있음






트레이드-오프


일단 무엇이 되었든 이 시장에서는 얻는게 있다면 잃는 것이 반드시 있다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애초에 이것이 이 글의 핵심이다.




사전 토막 지식:



출처: https://faculty.washington.edu/chudler/sight.html


VR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온 빛을 적절하게 왜곡해서 눈에 맞춰야한다.


이 왜곡이 없으면 그냥 눈 앞 10cm 지점에 스마트폰을 둔 것과 다름없다.


한번 시도해보면 뭐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렌즈에 의해서 색수차가 존재하며, 이는 소프트웨어로 보정된다.



출처: 나무위키 색수차 (귀찮아서 나무위키)


우리가 보는 빛은 여러 파장들의 집합체인데, 각 파장마다 매질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반사, 굴절률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 렌즈나 프리즘 등을 통과할 때 각 파장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굴절을 하기 때문에 하나로 초점이 맺히지 않고, 분산되어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보라색 등의 특정 색이 물체의 가장자리에서 돋보이게 되면서 색수차가 발생한다.




일단 단점 중 하나로 지목되는 FOV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만약에 우리가 FOV를 높이고 싶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개 있다.




1. 디스플레이와 렌즈 크기를 키운다.


  • 파이맥스라는 기업이 주로 사용'했던' 방법

넓은 렌즈와 디스플레이. 렌즈는 프레넬과 비?구면과의 혼종. 출처: iNFINITE



와! 정말 넓어요! 가로 159도의 넓은 FOV!



압도적인 크기. 이미지 출처: Pocket-lint - ADRIAN WILLINGS



하지만 그 결과 헤드셋의 크기도 커지고, 렌즈는 프레넬만 사용할 수 없어서 비구면 방식도 같이 넣었다.


그렇기에 프레넬 형태를 가진 중심부와 비구면 형태를 가진 외곽부가 만나는 지점에서 왜곡도 발생한다.


눈에서 멀어지기때문에 헤드셋의 무게 중심 또한 멀어진다.


(참고: 심지어 이 헤드셋은 주사율을 높이면 디스플레이의 일부 영역이 비활성화 된다.)



단점: 커지는 부피, 증가하는 무게, 멀어지는 무게 중심, 디스플레이의 넓이가 넓어진 만큼 전력도 더 필요, 패키징 비용 증가, 하우징 비용도 미묘하게 증가, 렌즈를 2가지 종류를 섞어서 쓰게된다면 만나는 지점에 왜곡 발생



2. 디스플레이랑 렌즈를 한눈당 2개씩 쓴다.



https://youtu.be/zsHA4nFakzc




역시나 만나는 지점에 왜곡이나 아티팩트가 보인다.


단점: 가격 2배, 만나는 지점에 왜곡도 생기고, 무게도 늘어난다.



3. 디스플레이에 각도를 줘서 넓힌다. (캔팅)




이렇게하면 사람의 눈이 겹치는 영역을 희생하고 FOV를 넓힐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하면 입체감이 줄어들거나 양안의 시야의 중앙에서 검은 영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 많이 논란이 되기 시작함)



4. 눈과 광학계의 거리를 가까이 한다.



눈과 가까울수록 FOV가 증가한다.


대신 사람마다 얼굴형이 다르기때문에 고정되어있을 경우 눈썹이 닿거나 눈알이 닿거나 하는 문제가 있으며


안경을 착용한 상태로 헤드셋을 착용할 수 없어진다.



5. 렌즈를 3장을 사용해서 더 넓힐 수 있도록 한다.


애플 비전 프로에서 사용한 방법.



일반적인 팬케이크 렌즈는 2장으로 구성된다. 이미지 출처: Kopin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팬케이크 렌즈는 2장으로 구성된다.


혹은 애플이 하는 것 처럼 3장으로 구성해서 최종적으로 FOV를 더 늘릴 수 있다.




출처: hypervision

https://www.hypervision.ai/apple-vp-optics-insights


렌즈가 2장에서 3장이 되면 당연하게도 부피 또한 늘어나게 되는데, 애플의 경우에는 해당 이미지처럼 팬케이크 렌즈에 들어가는 구성 요소를 평면이 아닌 입체로 구성해서 부피를 조금 더 줄였다.





그래서 퀘스트 3보다 더 좋다고? 아니면 더 나쁘다고?


답변을 이렇게 질질 끌긴 했다만 결과적으로는 질문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본다.


위에서는 트레이드 오프를 설명했다.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비전 프로의 렌즈가 더 좋을 것이며, 더 나쁘게 보인다면 이것은 트레이드 오프 때문인 것이다. 상쇄하기위해 노력을 했다. 꽤 많이.


장점만 존재하는 기술이 어디에 있겠나.


캔팅도 양쪽 모두 사용했고, 아이릴리프 (눈과 렌즈 사이의 거리)를 조절 할 수 있거나 아예 가까이 하는것도 둘 다 사용했다.



이미지:iFixit


퀘스트 3의 경우에는 Fast LCD를 사용하고 2P 팬케이크 렌즈를 사용한다.


사진의 디스플레이는 멀리서 찍었기 때문에 작아보이는데, 대충 퀘스트 3의 이미지 오른쪽에 있는 은색의 커넥터의 1.5배에서 2배의 세로 길이가 비전 프로의 세로 길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보자.



이미지:iFixit


애플 비전 프로의 경우에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3P 팬케이크 렌즈를 사용한다.

이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가로 27.5mm, 세로 24mm이다. 




디스플레이의 크기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같은 크기의 FOV를 얻으려면 얼마나 확대를 크게 해야할지 감이 올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애플 비전 프로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서 얻은 이점:


  • 더 낮은 전력 소모
  • OLED의 명암비, 트루 블랙
  • 높은 해상도
  • 작은 부피


애플 비전 프로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서 얻은 단점:


  • 낮은 수율 및 현재 초기 시장이기때문에 더 비싼 가격
  • 비교적 작은 FOV
  • 왜곡 보정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조정이 필요
  • 렌즈 설계 난이도 상승 (아이박스 및 스윗스팟의 조정을 포함)


FOV를 확대하기 위해 사용한 것:


  • 3P 팬케이크 렌즈
  • 캔팅
  • 아이릴리프 최소화
  • 두상별 페이셜 인터페이스 다양화


3P 팬케이크 렌즈의 장점


  • 더 큰 FOV


3P 팬케이크 렌즈의 단점


  • 비용
  • 부피
  • 무게
  • FOV을 넓히는 대신 왜곡이 증가 -> 색수차 증가, 가장자리로 갈수록 흐릿




아까 색수차는 소프트웨어로 보정한다면서?

분리된 렌즈와 디스플레이의 모습. 출처: iFixIt의 애플 비전 프로 분해 블로그 게시글


메타 퀘스트 3의 렌즈 분해 이미지. 이미지 출처: iFixit



맞다. 보정한다.


대신 3P를 쓰면서 왜곡을 증가시켜 FOV를 늘리게되면서 조금 더 까다롭게 되었다.

왜곡이 너무 심해서 보정을 했지만 다 커버하지 못했다는거다.


그걸 또 아이트래킹으로 어떻게든 상쇄한것 같지만 아무튼 존재하고 체감이 되는 모양이다.



출처: Artur's Tech Tales 캡쳐


이미지가 꽤 복잡해보일거다.


일단 왼쪽에 있는 이미지가 우리의 눈이 위치하고 정면을 바라본다고 가정했을때 멀쩡하게 보이는 영역을 나타낸다.


중간의 이미지는 결국 우리의 눈은 제자리에 있더라도 안구의 각도가 움직이게되면 그 영역을 벗어나게 되고 충분한 넓이의 eyebox 영역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왜곡된 상이 보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른쪽의 이미지는 눈의 위치가 바뀐다고 했을때 그 영역을 벗어나게 되고 왜곡된 상이 보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소프트웨어로 보정한다고 해도 눈이 움직이면서, 착용할때마다 눈의 위치가 바뀌면서, 등등의 이유로 소프트웨어로 보정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색수차의 문제들이 발생 할 수 있으며 상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어찌됐든 애플 직원도 사람이야 사람! 물리학을 이기지 못하고 마법도 못써


이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없다.


이런 논란은 재밌긴하다. 어디까지나 명쾌한 답은 없으며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정답은 다르다.


애초에 0과 1로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둘 다 대단한 기업이다.


애플은 팬케이크 렌즈에서 사용되는 편광판을 입체적으로 구성해서 부피를 줄였고

메타는 팬케이크 렌즈에서 사용되는 재료들의 기술력이 훌륭해서 타사와 비교했을때 왜곡이나 글레어, 고스팅과 같은 요소들을 줄였다.


굳이 따지자면 애플은 1.5세대, 메타는 1세대라는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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