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2편 : 애플 비전 프로
(Review 22 : Apple Vision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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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즈샷은 갤럭시Z Flip3, 5700k, 셔터스피드 1/30, ISO 100 설정으로 촬영하였습니다.
* 렌즈샷은 각도/밝기 등의 요소에 따라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스트랩 사이즈M, 라이트실 33W 을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 많은 평가에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잘못된 정보의 경우 댓글을 통해 남겨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 리뷰 내용은 100% 주관적인 의견으로만 작성됩니다.

안녕하세요 쭘쭘입니다.



22번째 논문리뷰, 2024년 it 시장의 최대 관심사이자, 기대작,
IT 시장의 초거대 공룡인 "애플"의 최초의 HMD인 "애플 비전 프로"를 리뷰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2024년 2월 기준 국내 출시 여부조차도 정해지지 않았고, 가격 또한 세금을 포함하게 되면 550만 원에 육박하는.
어떻게 보면 다른 HMD나 악세사리를 수십 개 사고도 남을 수 있는 금액인 만큼,
애플 비전 프로는 여러 의미로 구매에 고민을 많이 하고 구매했던 제품이었습니다.


어찌됐든 간에, 애플이 현대 IT 시장에 남긴 족적은 좋든싫든 그 영향력만큼은 엄청나기에,
VR에 관심이 많은 하나의 유저이자, 본업으로서,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게 되어 결국 구매하게 되었네요.


VR이라는 이름이 아닌, 공간컴퓨팅 장비라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정체성을 바탕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이라는 기존에 애플이 구축한 압도적인 생태계 속에 어떤 식으로 녹아들었는지.


그리고 과연 메타를 비롯한 다양한 기존 HMD시장과 비교해 어떤 방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깊고 심도있게 알아보도록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가 기다렸던, 그리고 24년 IT 시장의 최대 이슈. 애플 비전 프로! 시작합니다.


목차

- 1. 카탈로그 스펙
- 2. 구성품
- 3. 본체
- 4. 공간 컴퓨팅 & Vision OS

- 5. 추적 & 패스스루
- 6. 사용성
- 7. 광학 & 디스플레이
- 8. 총평


1. 카탈로그 스펙
[본체]
- 프로세서 : Apple M2(일반연산), Apple R1(추적연산)
- 렌즈 : 팬케이크 렌즈 (3중)
- 디스플레이 : 안당 3660 * 3200 RGB 파이 배열 듀얼 OLED
- 주사율 : 최대 100 Hz (주파수에 따라 96 / 90Hz 지원)
- FOV : 가로 약 95도 / 세로 약 80도
- PPD : 피크 44포인트
- 스토리지 : 256GB / 512GB / 1TB
- 메모리 : 16GB (통합메모리)
- 추적 : 총 12개의 내장센서 (RGB/핸드트래킹 카메라, 라이다, IR 프로젝터 등)
- 패스스루 : 6.5메가픽셀 듀얼 RGB 카메라
- IPD : 51 ~ 75mm (전자식 자동 보정)
- 배터리 : 3,166mah 35.9Wh Out Max 13V 6A / 약 2시간 사용
- 무게 : 600g (본체 한정) / 50g (스트랩) / 350g (배터리팩) / 총 1,000g
- 기타 : 컨트롤러 미포함, 옵틱아이디(보안) 지원

[가격, 24.02.20기준]
- 256GB : 3,499 달러 (약 467만원)
- 512GB : 3,699 달러 (약 493만원)
- 1TB : 3,899 달러 (약 520만원)
- 애플케어 플러스 : 499달러 (약 66만원)


2. 구성품

애플 비전 프로 패키징

감성 마케팅의 선수인 애플은, 전통적으로 패키징을 매우 잘 하는 전자기기 제조사인 만큼, 특히 패키징에서도 큰 기대를 품게 했는데요.
생각보다 특별한 기믹요소 없이, 정갈하고 깔끔한 제품의 보호에 집중한 모습이었습니다.


박스의 상단에는 애플 비전 프로의 전면 렌더링 이미지가,
넓은 측면에는 "Vision Pro" 라는 간결한 문구만 씌어져 있는 온통 흰색 종이상자입니다.


다만 박스의 크기는 39 * 25.5 * 20(cm)에 무게만 3.6kg 수준으로, 맥북이나 아이패드 등의 패키징과는 비교가 힘들고,
중형 데스크탑인 맥 스튜디오 패키징과 맞먹을 정도로 상당히 크고 무거운 형태였습니다.


최근 친환경을 추구하며, 패키징을 최대한 간소화하는 애플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워낙 고가의 제품이자, 구조가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유리 / 광학장비 등이 들어가 있어 충격에 민감한 제품인 만큼
완충에 신경을 쓴 모습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애플 비전프로 패키징 상태

박스를 열게 된다면, 전시장에 전시된 제품마냥, 박스의 정 중앙에 비전 프로가 위치되어 있습니다.


파손될 수 있는 모든 부위가 파우치 혹은 종이 가림막 등으로 보호되며,
핏이 유지될 수 있도록 빳빳한 종이가 스트랩 안쪽에 고정되어 있어, 딱 봐도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스 위아래로 충분한 완충공간이 존재하며, HMD 본체에 딱 맞는 구조물이 위아래로 고정시켜 주어,
애플이 의도한 대로, 2-3중 보호를 통해 어지간해서는 배송 / 보관중 파손은 없을 듯싶습니다.


패키징이 빈 공간이 많아 부피가 매우 크고, 튼튼한 구조로 만들다보니 상당히 무거워서,
보관용이나, 이동용으로 매번 사용하기엔 적절치 않습니다.


약간의 비주얼을 희생하였지만, 최대한의 보호효율과 최소한의 사이즈를 추구해,
여차하면 보관 상자나 이동상자로도 쓸 수 있는 퀘스트3 패키징과는 정 반대의 방향성을 추구하였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 구성품

애플 비전 프로는 그 패키징의 사이즈, 그리고 가격에 걸맞게,
구성품을 상당히 다양하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파손에 민감한 제품이다보니, 보호용 캡을 같이 제공하는 것과,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같은 기능을 하는 부품이더라도, 여러 옵션을 기본 제공하는,
애플 치고는 다소 독특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전 프로 본체
2. 전용 커버 : 기본 장착되어 있음.
3. 라이트실 : 기본 장착되어 있음
4. 배터리 팩 : 배터리 팩 본체 및 전용 케이블 포함
5. 라이트실 쿠션 : 논 플러스 버전과 플러스 버전이 제공, 논 플러스 버전이 기본 장착되어 있음.
6. 스트랩 : 솔로 니트 밴드와 듀얼 루프 밴드 제공, 솔로 니트 밴드가 기본 장착되어 있음.
7. 가이드 패키지 : 가이드 북 / 극세사 천
8 C to C 케이블
9. 30w 어답터 : 110v 미국용

[2. 전용 커버]

비전 프로 전용 커버

비전 프로의 전면 유리부와, 알루미늄 프레임부 전체를 덮어 보호하는 페브릭 재질의 커버입니다.


전면부는 단단한 프레임이 내부에 삽입되어 있어, 구기거나 접히지 않고 항상 형태를 유지하며,
사이드는 말랑하고 늘어나는 재질의 패브릭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삽입되어 있어, 쉽게 본체에 씌우고 벗길 수 있습니다.


유리와 직접 맞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폼 재질로 이루어져, 충격을 흡수하고,
모난 곳이 없는 만큼 보관 중 커버와 유리가 서로 쓸려 기스가 나지 않도록 방지합니다.


무게는 60g입니다.

[3. 라이트실]

라이트실 (33W)

비전프로의 라이트실은, 퀘스트의 "안면 인터페이스"에 대응되는 개념의 부품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아이릴리프 (눈 ~ 렌즈 간 최적의 거리)를 확보하면서 외부와 격리를 통해 몰입감을 향상시키고,
사용자의 얼굴을 덮어주는 틀로서, HMD - 쿠션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이자, 착용감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라이트실 파츠는, 비전 프로를 구매할 경우 진행되는 얼굴 스캐닝에 따라 28종의 맞춤형 라이트 실 중 하나가 제공되며,
리뷰에 사용되는 모델은 33W로서, 대체적으로 동양인에 해당되는 얼굴형에 적절한 종류입니다.
만약 비전프로를 구매하실 경우, 1차적으로 얼굴 스캔에 따른 결과에 맞춰 라이트실을 결정하지만,
개인 의사 및 취향에 따라 원하는 사이즈를 선택하거나, 추후 별매품으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형태를 유지하는 프레임이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 있어, 형상유지에 있어 매우 튼튼한 강성을 가지지만,
금속 사용 및, 착용감을 위한 유동성 관절구조를 적용하여, 라이트실(안면 인터페이스) 치고는 80g으로, 무거운 축에 속합니다.


유동성 관절구조 및 라이트실이 핵심이 되는 착용감에 대한 부분은 사용성 파트에서 후술하겠습니다.

무게를 가하면 분리되는 마그네틱 방식 라이트실

애플 비전 프로의 라이트실은 비전 프로 본체와 마그네틱을 이용하여 결착되게 됩니다.


이러한 마그네틱 결착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착용 및 사용중일 때는 역으로 가해지는 힘이 없어 전혀 문제가 없지만,
비전 프로의 외관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해, 관리 / 충전 / 정리 등을 위해 비전 프로를 들어 올릴때 라이트 실을 잡게 되면,
본체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손쉽게 분리가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체를 들어올릴 경우, 낙하로 인한 파손의 위험 탓에, 절대 라이트실을 잡지 않고,
전면 유리의 경우 흠집이나 지문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잡지 않는것이 권장되므로,
그 사이에 있는 얇은 알루미늄 부분만을 잡는것이 강제되는.. 즉, 사용 관리 측면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기기에 속합니다.


물론, 교체형 부품이라는게 분리하기에 쉽고 빠를수록 좋다는 건 당연한 이치지만,
이는 필요할땐 쉽게 분리하고, 필요하지 않을땐 신뢰성있게 결착된다는 가정이 붙어야만 성립되는 논리이고,


퀘스트나 피코 등의 HMD를 사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라이트실 (안면 인터페이스 및 폼)의 분리는
위생관리나, 악세서리의 교체 등의 사유로, 많아야 몇주에 1회, 일반적으로 몇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므로
라이트실의 마그네틱 결착방식은 잘못된 방식의 설계라고 생각됩니다.

[4. 배터리 팩]

전용 배터리 팩 / 비전 프로 연결부

애플 비전 프로는 내장된 (Built - In)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시 전원 뿐만 아니라, 소용량의 보조 전원이나 비상 전원용 배터리 조차 본체에는 내장되어 있지 않기에,
비전 프로의 모든 전원 공급은 오로지 외장 배터리를 통해서만 공급하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무게는 전용 케이블을 포함할 경우, 약 353g, 실측 크기는 약 66*144*18(mm) 수준이었습니다.
상세 표기스펙은 3,166mah, 35.9Wh, 아웃풋 13V 6A(MAX), 인풋 5-20.3V 3.3A(MAX)입니다.


얼핏 보면 3,166mah라는 용량을 보시고 무게 대비 용량이 적다고 의아하실 수 있는데요,
이는 비전 프로의 구동전압인 11.3V를 기준으로 계산한 만큼, 5V의 스마트폰 배터리와는 다른게 계산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식으로 5V로 환산할 경우 약 9,400mah 수준으로 계산되며,
10,000mah에 35Wh 정도 하는 샤오미 보조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용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전 프로 전용 배터리의 최대 인풋 및 아웃풋은, 오버스펙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데요,
인풋 기준 최대 66W, 최대 출력은 78W에 달할 정도로 크기 대비 훌륭한 입출력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정도 출력은 소형 랩탑을 구동시킬 수 있는 수준은 물론, 비전 프로의 최대출력도 넉넉히 쓸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비전 프로 전용 배터리의 입/출력부

하단에는 좌측부터 C타입 충전단자, LED인디케이터, 출력단자, 출력단자 분리용 구멍이 있습니다.


C타입 충전단자는 아무런 PD충전기를 사용해도 큰 지장은 없으며,
최대 66W의 충전속도를 가진다고는 하지만, 로드가 과하지 않을 시 실측 28~33W로 충전속도를 조절해 과부하를 방지합니다.


LED인디케이터는 초록 / 주황색이 발광하며 배터리가 25% 미만일 경우 주황색으로 발광합니다.
비전프로가 구동중일 땐 항상 점등하며, 꺼진 상태에서는 움직임이 감지될 때만 LED가 잠시 켜집니다.


출력 단자는 비전프로 전용 라이트닝 개조형 케이블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게 됩니다.
해당 부분이 비전 프로와 배터리를 연결해주는 통로인 만큼 비전프로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이 가해지는 곳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케이블을 빼기 위해서는 유심 슬롯마냥, 구멍에 핀을 삽입하여야만 빠지는 아주 튼튼한 락을 사용하는 등, 대비책은 만족스럽습니다.


해당 부분의 단자가 전용 규격의 라이트닝 단자라는게 아쉬운 요소라고는 볼 수 있는데요.
워낙 특수한 용도의 단자인 만큼 전용 규격 케이블을 만든다는게 아예 이해하기 힘든 정도는 아니지만,
배터리 - 케이블 - 비전프로의 모든 과정에서 보완을 통해 C타입 포트로 통일하였다면 사용성이 더 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HTC Vive Flow나, Vive XR 엘리트 또한 (사제) 외부 배터리를 통해서 전원을 공급하는 옵션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핫스왑 및 비상용 내장 배터리가 존재할 뿐더러,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220V 직결 연결을 사용하거나,
엘리트 스트랩 방식의 공식 배터리 팩이라는 전원 공급방식도 있는 만큼 강제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반면 비전 프로는 배터리를 분리할 경우, 기기가 강제 종료되고, 전용 케이블 분해가 불편하게 설계되어
배터리 방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이 아닌, 주변 어답터에 연결해 충전하는 방식의 사용 방향을 권장하는 방식으로,
두 제품간 배터리에 대한 유저의 권장 사용방식이 다소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의 사용시간 및 편의성에 관해서는 후술할 사용성 파트에 설명하겠습니다.

[5. 라이트실 쿠션]

1. 라이트실 쿠션 (상 : W+ / 하 :W)
2. 결착방식 (위에서부터 본체 - 라이트실 - 라이트실 쿠션)


라이트실 쿠션은, 라이트실 위에 부착되어 최종적으로 사람의 얼굴에 맞닿는 쿠션부입니다.


그만큼, 사용자의 피부에 거슬리지 않게, 푹신푹신하면서 부드러운 나일론 재질의 쿠션이며,
프레임 또한 연성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팔랑팔랑 거리고, 이 역시 마그네틱 방식을 통해 라이트실과 결합합니다.


인체가 직접 맞닿는다는 특성 탓에 유분, 각질 등으로 오염되기 가장 쉬운 부분인 만큼 위생관리에 주의해야 하는데요,
프레임이 플라스틱인 관계로, 세탁기 등에 넣는 방식은 파손될 위험이 있어보이며,
일반적으로는 피부용 물티슈와 탈취제. 심한 오염에는, 따뜻한 물에 담궈 세제로 살짝씩 행궈내는 방식이 최대일 듯 싶습니다.

위 : W+ 쿠션 / 아래 : W쿠션

쿠션은 기본적으로 +모델과 논+ 2종류를 제공하는데요,
+ 모델이 좀 더 두툼하게 쿠션이 있어 푹신한 착용감을 제공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우 좀 더 단단하게 고정되는 논 +쿠션을 더 선호합니다.

논 + 쿠션의 경우 약 18g입니다.

[6. 스트랩]

위 : 듀얼 루프 밴드
아래 : 솔로 니트 밴드


라이트 실 쿠션처럼, 비전 프로의 스트랩은 "듀얼 밴드 루프" 와 "솔로 니트 밴드" 2종을 기본 제공합니다.
최초 개봉시 기본적으로는 솔로 니트 밴드가 장착되어 출고됩니다.


비전프로의 착용감과 관련된 내용은 후술할 사용성 파트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밴드(스트랩)의 교체는, 밴드에 부착된 분리용 주황색 끈을 당길 경우,
내부의 잠금장치가 "톡" 풀려 원터치 방식으로 쉽고 간편하게 분리 결착이 가능합니다.


사용시에는 분리용 끈에 힘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결착되는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해 놓았을 정도로 튼튼한 만큼,
사용중 자동으로 풀려버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솔로 니트 밴드 장착

솔로 니트 밴드는 TPU와 유사한 형태의 페브릭 패널이 뒤통수를 넓게 잡아주는 방식의 밴드(스트랩)입니다.
페브릭 패널 전체적으로 특유의 주름 모양이 잡혀있어, 그 주름이 늘어났다 줄어들면서 사용자의 사이즈에 맞게 조절되는 방식입니다.

솔로 니트 밴드의 휠

사이즈를 조절하는 방식은 (사용자 기준) 우측 후방에 존재하는 휠을 좌-우로 돌려 가능하며,
휠을 돌릴 경우, 조금씩 보이는 주황색 고무줄이 당겨져 장력을 주는 방식입니다.


마감의 경우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사용된 패브릭이, 단 몇주를 사용했음에도 약간씩 때가 타고, 군대군대 실의 묶음이 헐렁헐렁 해지는 등,
장기적인 내구도 측면에서는 썩 좋다고 말하긴 힘들어 보이며, 사실상 소모품으로 분류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로, 해당 밴드의 무게는 99불.. 한화 약 13만원 수준입니다.
무게는 약 56g입니다.

듀얼 루프 밴드 장착

듀얼 루프 밴드는, 얇은 스트랩이 뒤통수 하단부를 감싸주며, 추가로 가로방향 보조밴드가 하중을 분산시켜주는 밴드입니다.
길이는 벨크로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가로 방향 보조밴드는 앞머리 헤어스타일을 망치지 않으면서 하중분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앞/뒤 무게 밸런스가 중요한 HMD의 특성상, 세로 방향 밴드보다는 하중분산의 효율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벨크로를 통해 조절하는 만큼, 휠 조절 방식의 솔로 니트밴드보다 불편하며,
보조밴드의 하중 분산 기능도 개인적으로는 그 효과가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솔로 니트 밴드보다 디자인적으로도 못생긴지라,, 광고 등장 비중도 적고, 실 사용 유저도 적습니다.


무게의 경우 약 38g입니다.

[7. 가이드 패키지]

가이드 및 전용 극세사 천

비전 프로의 가이드북과, 관리용 극세사 천입니다.


가이드의 경우, 10여 페이지의 마치 동화책처럼 큼지막한 그림들로 구성품 및 기본 설정법을 안내하며,
극세사 천은, 애플 공식 스토어에서도 판매하지 않는 "Vision Pro"가 인쇄된 천인만큼,,
나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봐도 되지않을까 싶네요..


제품의 관리를 강력한 에어, 물티슈, 알콜솜 등으로 세척할 경우 파손될 수 있는만큼,
건조한 안경용 융을 통해서 닦아야만 해, 들고다닐 경우 극세사 천은 항상 함께 챙겨야 합니다.


3. 본체

애플 비전 프로 전면

비전 프로는 현세대 하이엔드 HMD의 디자인 트랜드인 "바이저형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입니다.
애플의 디자인을 향한 광기에 가까운 집념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디자인에는 이견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HMD에서는 이례적으로 금속인 "알루미늄"과 파손에 매우 취약한 "유리"를 사용하였는데요,
전면은 반사율이 높은 유리 커버에, 올 블랙을 적용하여,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구성하였으며,
프레임은 알루미늄 절삭가공 구조물을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메탈 질감의 텍스쳐와 함께 높은 강성을 가졌습니다.

비슷한 "바이저"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한 타 사 HMD
(홀로렌즈 / 메타 2 / 메타 퀘스트 프로)


이러한 소재의 선택은 상당히 전례없는 파격적인 결정이자,
엔지니어링 팀과, 디자인팀의 의견 중, 디자인팀의 의견이 최종 선정된 결과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일반적으로 HMD의 중량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성과 중력 등으로, 착용감에 크게 영향을 미쳐,
2~3g 수준의 차이더라도, 최종 착용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HMD 설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사 제품은 프레임을 고급 무광 플라스틱이나, 플라스틱에 메탈질감 도료를 발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고,
유리의 경우, 무게도 무거울 뿐더러, 사용자의 부주의에 따라 큰 충돌이 발생할 때 안전과 내구도를 중요시하여
글라스틱, 아크릴 등의 소재를 주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단 애플 비전 프로의 유리는 이례적으로 상당한 내구도를 가져, 파손에만 취약할 뿐 안전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비전 프로의 경우, 단가와 무게를 희생해서, 업계에 다시 없을 훌륭한 다지인을 뽑아냈다는 점에서
사용의 입장에서는 아쉽고, 보는 입장에서는 훌륭한, 다소 아이러니한 조합의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 : Eyesight 디스플레이 예시
2 : Wall E의 EVE (출처 : Pixar)


또한 비전 프로의 정면은, 기기가 활성화 될 경우, "아이사이트"라는 전면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센서가 주변에 사람을 인식할 경우 내부 카메라가 눈을 촬영하여 실시간 눈을 투영해주고,
사람이 없으면, 오로라 같은 푸른 웨이브가 주기적으로 브리딩하며, 외적 요소를 더해줍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적 지향이나 출력물의 느낌이 얼핏 픽사 영화 Wall E의 EVE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평면 혹은, 곡면 디스플레이가 아닌
흔히 일상에서는 홀로그램이라고 말하는, 좌우로 돌리면 다른 상이 보이는 "렌티큘러" 기술이 탑재되어,
평면임에도 약간의 입체감이 부여되어, 측면에서 보더라도, 마치 뚫린 것 처럼 실제 측면에 해당되는 얼굴이 투영됩니다.


얼핏 보면 쓸모없는 기능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인 경험 상, 생산성 작업, 혹은 여러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환경에서 사용할 때,
패스스루를 통해 HMD를 쓰고 대화할 경우, 상대방이 제 얼굴 어디를 봐야할 지 못해서, 당황해하던 모습을 여럿 봐온 바,
"눈"이라는 커뮤니케이션시 상대방이 시각적으로 바라봐야 할 포인트를 가상으로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의미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사이트의 기술적 완성도를 보자면, 차라리 평면 LCD를 탑재하거나, 발광다이오드.
하다못해 눈모양 스티커를 붙여놓고, 원가절감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상단의 예시 이미지는 수백장을 찍어 겨우 나온, "매우 매우 잘 나온 사진"에 속하며, 실제로는 눈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양안 간격이 태평양만 해지거나, 실제 눈 위치보다 3~4cm 어긋나게 눈을 띄워서, 상당히 기괴한 이미지를 투영시킬 때도 잦았고,


렌티큘러 디스플레이 또한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아, 해상도가 매우 떨어지며,
렌티큘러 특유의 줄무늬와 함께 비전 프로 전면 글라스의 반사율이 너무 높아(반짝거려)
15cm 앞에 비전프로 착용자를 두고 똑바로 집중해도, 뭐가 출력되고 있는지. 마치 안갯속에서 아른거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하고, 눈 윤곽 정도는 대충 보이니,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함" 이라는 본 목적은 달성하였다고 보지만,
너무 우스꽝스럽고, 완성도 또한 엔지니어링 프로토타입에 나올법한 성능인 만큼, 크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직 설정에서 아예 디스플레이를 끄거나, 출력되는 영상을 조절하거나, 이모티콘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개인화 옵션을 제공해 주었으면 더욱 활용성과 개성표출에 좋을 듯 싶습니다.

비전 프로의 센서배열.

비전 프로의 센서들은 대부분이 전면 하단부에 몰려서 배치되었습니다.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거나, 디자인적 문제 등으로 몰려서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때문에 발생한 스케일 이슈는 패스스루 파트에 후술토록 하겠습니다.


비전프로는 외부 패스스루 및 사물/공간추적을 위해 총 13개의 센서 및 카메라가 탑재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센서 뭉치라고 해도 될 정도로 센서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그 종류와 수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메인카메라 2기 : 패스스루 기능을 전담
- 라이다 스캐너 1기 : Tof 방식의 5m 이내의 원거리 깊이 측정
- 트루 뎁스 카메라 2기 : IR 패턴 인식 방식의 1m 이내의 근거리 깊이 측정
- 하단 탐지 카메라 4기 : 하단 공간 및 페이셜 추적, 패스스루 기능 보조
- IR일루미네이터 2기 : IR라이트를 프로젝팅하여 IR 센서 인식 보조
- 사이드 카메라 2기 : 패스스루 기능 보조

추적과 별개로, 조도센서와 플리커 감지 센서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 측면

애플 비전 프로의 측면의 다리 부분은 내부에 금속제 프레임이 매립되어 있고, 그 위로 실리콘으로 덮어 보호됩니다.
귀 부근에 두툼하게 튀어나온, 빌트인 스피커 모듈이 위치하며, 왼쪽 부분에 한정하여 전원 케이블 결착부가 존재합니다.


비전 프로의 전원 케이블은, 단자의 ⚪(빈 원) 모양에 어답터의 인디케이터를 정렬하고,
단자의 ⚫ 방향으로 돌려(뒤틀어) 결착하는 방식이며, 전원은 단자에 달려있는 포고핀으로 주고받습니다.


당연히 매우 독특한 구조의 연결방식이기에 독자(전용) 규격을 사용하며, 연결될 경우 인디케이터에 불이 사뿐히 들어옵니다.


결착과 관련된 모든 부분만큼은 통짜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매우 견고하며,
당기거나 무언가에 가볍게 걸리는 정도의 부하 수준으로는 전혀 문제없는 결착강도를 유지합니다.

애플 비전 프로 상단

애플 비전 프로의 상단은 정 중앙에 큼직한 배기구가 있습니다.
라이트실을 통해 신체와 배기구간 거리가 어느정도 있는 만큼, 착용 중 눈쪽으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M2의 발열량 또한 극단적으로 많지 않기에, 나오는 바람도 풀로드가 아니라면, 미지근한 수준입니다.


좌측에 존재하는 얕은 버튼은 "카메라 (공간 촬영)버튼" 이며,
우측에 존재하는 휠과 버튼이 결합된 형태의 "크라운" 이 존재합니다.

애플 비전 프로 하단

비전 프로 하단에는 좌 우 끝부분에 구멍이 숭숭 나 있는 흡기구들이 존재합니다.


그 뒤로, 작게 뚫려있는 4개의 노이즈캔슬링 마이크가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으며,
2개의 하단감지 카메라를 통해, 핸드트래킹과 페이셜 트래킹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 광학부 (내부)

애플 비전 프로의 내부는 나일론 재질의 블랙 커버로 둘러서 내부 부품들을 보호하고, 사용자의 부드러운 착용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나일론 - 패브릭 재질의 경우, 유연하고 고급스럽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래 사용할경우 헤지거나, 각질/오염에 취약한 단점도 공존하여, 자잘한 먼지나 각질 등이 매우 눈에 잘 띄게됩니다.


정 중앙에 3중 팬케이크 렌즈가 장착되어 있으며, 직경은 가로세로 41 * 32 (mm) 수준으로 매우 작은 편이며,
독특하게도 렌즈가 그릇처럼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렌즈설계와 그에 따른 광학적 특성은 내용이 길어지는 만큼 디스플레이 & 광학파트 부분에서 후술토록 하겠습니다.


렌즈 안쪽도, 아이트래킹 및 아이사이트(외부 디스플레이), 페르소나(가상아바타) 등의 기능을 위해
센서와 적외선 프로젝터가 탑재되어 있는데요.
장착된 센서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IR 카메라 2개(안당) : 눈 추적 및 촬영
- IR 일루미네이터 소자 17개 (안당) : 눈 추적 및 촬영 보조

이러한 센서들 덕분에 IPD (양안간격)이 자동으로 측정되며, 값에 따라 기기 부팅시마다 자동으로 IPD를 조절해 주니,
PD값을 조절해주는 노브나 휠 등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의 모델명 각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도, 항상 잊지 않고 들어가는 그 멘트가, 애플 비전 프로 상단에도 각인되어 있습니다.
"Vision Pro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비전 프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에서 디자인되었으며, 중국에서 제조함"


4. 공간컴퓨팅 & Vision OS

애플 비전 프로의 홈 화면

“공간 컴퓨팅" 애플이 XR이라는 단어를 사실상 금기시하면서까지 밀고있는,
어떻게 보면 비전 프로의 근본이자 핵심인 단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말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비전 프로를 하드웨어적 정의 관점에서 “VR HMD” 가 아닌 “공간컴퓨팅 헤드셋"이라고 부르는건 분명한 말장난 이라고 생각하지만,
소프트웨어적 지향점에 있어서, “공간 컴퓨팅” 을 고집하는 이유는 납득이 되었습니다.


비전 프로가 제공하는 “공간 컴퓨팅"은 내 나를 중심으로, “현실공간" 그 자체를 하나의 배경화면 겸
컨텐츠를 늘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여,
그 공간에 다양한 브라우저, 윈도우, 기믹 등을 체험할 수 있는 UX를 매우 훌륭하게 구현하였습니다.


즉, 거실 정 중앙에 디즈니 플러스 영화를, 화장실에는 오늘의 뉴스를,
침실에서는 영상통화(페이스타임)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공간 구현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간 컴퓨팅의 환경적 통일성을 위해, 대부분의 비전프로 앱들은 “공간컴퓨팅" 상태에서 쓰이는 것을 상정하였습니다.
게임과 같이 완전한 몰입이 필요한 일부 컨텐츠를 제외하고선, 모든 시야를 그래픽으로 채우는 “가상현실"이 들어간 UX설계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가상현실 컨텐츠를 실행하더라도, 모든 시야를 가리는데 동의하는 “Allow”를 요청할 정도로,
공간컴퓨팅에 진심인 애플의 OS 및 컨텐츠 제작 가이드라인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MR(혼합현실)이라는 방향성을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모노태스킹의 그래픽 기반 가상현실 콘텐츠 구동에 집중하는,
일종의 게이밍 장비에 가까운 메타 퀘스트 시리즈의 방향성과는 대비되며,

유사한 형태의 사용자 경험성을 가진 두 기기.
1) 홀로렌즈의 Holo 공간
2) 비전프로의 공간컴퓨팅

상시 눈 앞에 불러올 수 있는 홈 화면(메뉴 창)에서 앱들과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 있고,
실행시킨 여러개의 앱들을 동시에 처리하며 XYZ축이 구분된 공간에 배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의 기본 개념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평소의 애플의 신제품 방향성에 맞게,

- 라이다를 비롯한 수십여개의 공간 추적 / 인식 센서들.
-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으로 압도적인 M2, R1 칩셋의 프로세싱 성능.
- 2020년대 새롭게 떠오르는 글래스모피즘 스타일의 다듬어진 디자인 등으로 무장하여

홀로렌즈가 앞서 제시한 증강현실 비전을 훨씬 대중적이고 편리하게 다듬었다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비전 프로의 크라운을 회전시켜, 몰입 활성화 - 비활성화

크라운(휠)을 돌려, 주변 시야를 일부 혹은 전부 차단하는 몰입 모드의 경우, 쓸 일이 적었습니다.


모든것이 패스스루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알아서 공간을 활용한다는 OS 방향성에 있어
기존 HMD에서 사용하는 강력하고 예민한 가디언(공간 안전 시스템)이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패스스루를 비활성화, 몰입 공간을 활성화하는것은 현실공간의 활용성을 사실상 차단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소파나 기차에서 영화를 볼 때와 같이, 주변 충돌 위험요소가 확실히 없고,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높은 활용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깔끔한 디자인으로 호평했던 Vision OS는 HMD의 OS치곤 충분하나
아이폰의 iOS나, 맥북의 Mac OS 수준의
높은 완성도 까지는 도달하지 않은, 겉면의 마감은 끝났지만, 내부는 아직 공사중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용량이 스케일이나 기능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단순 OS 용량을 볼 경우, 26GB 수준의 메타 퀘스트와는 다르게,
11GB 수준(Vision OS 1.1 Beta 기준) 의 매우 작은 용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변경할 수 있는 Environments의 개수가 한자릿수 정도로 빈약하다거나,
홈(메뉴)에서 앱의 순서를 변경할 수 없다거나, 아이사이트를 (외부 디스플레이) 제어할 수 없는 등
시스템을 제어의 디테일이 부족하고, 선택지가 휑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간헐적으로 미러링이 끊기거나, 끊기지 않아도 끊겼다는 경고창이 뜨고,
전원이 꺼질 경우, 저장해둔 공간의 설정값들이 전부 초기화되는 이슈도 존재하며,
앱 실행시 크래시 발생, 일부 폰트가 UI와 겹치는 등의 자잘한 잔버그, 안정성 문제 또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후방 웹 브라우저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키보드의 하단 인터페이스.

특히, 비전 OS의 디자인 방향성이 투명하고 흰색 계열의 글라스모피즘 성향이기에,
흰색 창들을 많이 띄워둘 경우, 키보드나 창의 UI와 겹쳐져서, 시인성이 매우 떨어지는, 멀티태스킹 UI디자인 이슈나,
사이즈의 변경폭이 보수적이어서, 엄청나게 큰 윈도우나 / 엄청나게 작은 윈도우로 사이즈를 변경이 힘든 부분과 같이,
내가 원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즉, 때깔 만큼은 훌륭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비전 프로를 동작시키는데 필요한 최소 기능만이 들어가 있으며,
그 기능들 마저, 아직은 자잘하게 다듬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플의 OS에 대한 디테일의 집착을 고려한다면,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다듬어지는게 예상이 가는 그림이기는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는 개념적 설계는 아이폰 초창기때부터 고안되었을 정도로 충분한 개발 기간을 가지고 개발되었던 만큼,
당장 볼 수 있는 결과물은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한국인에게만 한정되는 이슈로 굳이 치자면, 아직까지는 한국어가 공식적으로 지원되지 않아,
시스템이나, 키보드 등에 있어 반드시 영어로만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미국 한정으로 출시된 제품을 감수하고 한국에 반입한 만큼, 단점 보단, 사용자가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비전 프로 페르소나

비전 프로의 특징 중 하나인, 현실 기반 스캔의 실사체 아바타 "페르소나" 도 흥미로웠습니다.


비전프로를 마주들고, 자신의 얼굴을 상/하/좌/우로 이리저리 돌려서, 비전프로에 인식시키면,
그에 맞춰 나와 최대한 닮은 아바타를 가상으로 생성시켜주는 기능인데요.


이 페르소나는 페이스타임 (영상통화), 구글 밋, 줌과 같은 화상 서비스에서
HMD를 쓰고 있어도 자신의 진짜 얼굴(과 닮은 아바타)로 원활한 영상통화가 가능합니다.


애플 마저도 Persona "Beta"를 달았을 정도로 아직은 완성도 면에서 다듬어져야 할 필요가 있는 기능인데요.
눈동자 / 입술 / 볼 등등, 각각의 부위로만 딱 나눠 보자면 완벽에 가깝게 추적되지만,
그 여러 동작을 합성하여 결합하는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근육이 자연스럽게 섞이지 않고,
몸통 또한 실시간 스캔되지 않는 만큼, 한 자리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아,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느낌의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머리카락이라는 사물도 일반적으로 매우 복잡한 모양의 모델인 만큼 일부 머리가 떡지는 등,
자연스러운 사람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밋밋하고 뻣뻣한 감이 있었습니다.


화상통화에서, 내 의견을 전달하고 이야기하는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의 퀄리티지만,
내 감정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것은, 아직은 조금 우스꽝스럽고 부자연스러운 수준입니다

맥북 미러링 화면 예시

애플 비전 프로의 사용 중, 애플 생태계의 연결성 부분이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맥과의 미러링 연결이었습니다.
패스스루를 통해, 펼쳐진 맥북을 둘 경우, 이미지 기반으로 맥을 인식하고, 맥 위에 "Connect" 버튼이 뜨게 됩니다.
(맥을 움직이면 Connect 버튼도 따라 움직입니다.)


이 "Connect"버튼을 누르게 될 경우, 맥북의 화면이 미러링되어, 비전프로 내에서 하나의 윈도우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맥북의 키보드 및 터치패드의 동작을 비전프로 앱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결성을 보여주는데요,
예시 이미지의 경우, 맥북의 터치패드를 통해, 마우스 커서를 위로 올리면, 화면을 뚫고, 비전 앱의 사파리에서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또한, Command 키를 활용한 단축키, 클립보드도 상호 공유까지 하는 등,
두 제품을 연결하여 마치 하나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맥북의 화면 스크린이 하나밖에 뜨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이라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전 프로 앱과 조작성면에서 완전히 공유된다는 점에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으며,
포팅이 확정된 Immersed와 같은 앱이 공식 출시한다면 이런 단점은 더더욱 퇴색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다만, 아직 안정성이 부족한 관계로 2~3시간정도에 한번씩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끊기는 등의 문제는 발생합니다.



5.추적 & 패스스루

다양한 방식과 구조의 VR 컨트롤러


지금까지의 HMD는 “컨트롤러"로 선택지를 “겨누고", 버튼을 “눌러서" 작업을 수행하는 UX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컨트롤의 보조격 수단으로 “핸드트래킹"과 “아이트래킹” 기술이 등장했습니다만,


핸드트래킹의 경우, 복잡한 조작보다는, 단순하고 가벼운 활동에 특화되어,
일부 컨텐츠의 경우 실행 시 핸드트래킹을 강제로 비활성화 할 정도로 사용과 영역에 제한이 다소 있고,


아이트래킹의 경우, 대부분 VRChat에서의 부가 장비 수준으로 사용되며,
단가 및 기술력의 한계탓에, 조작 인터페이스에서는 극히 제한적이고 단순하게 사용되곤 하였습니다.


반면, 비전 프로는 “컨트롤러" 라는 요소를 완전히 제외해버린 아주 파격적인 시도를 하였는데요.
2024년 2월 기준, 어떠한 형태로도 공식적인 물리 조작장치를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단호하고 확실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Vision OS의 특징은 VR OS와는 다르게, 아이트래킹에 극단적으로 편중된 형태로 개발되었는데요.


기존 플랫폼들의 마우스, 키보드, VR용 컨트롤러의 조작들을 “바라보는 방향" 개념의 아이트래킹으로 대통합을 이루고,
검지와 엄지를 “꼬집는" 핀치 동작으로 바라보고 있는 선택지를 “클릭"하는 조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애플 비전 프로의 조작 추적은 크게 “아이트래킹"과 “핸드트래킹"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먼저 아이트래킹 추적은 기가 막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성도가 훌륭했습니다.
사용자가 마음먹고, 바라보는 버튼이나 선택지를 즉각 즉각 선택할 수 있고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랩탑의 터치패드 수준으로 능숙하고 빠르게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바라보는 방향"이라는 개념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인터페이스에 적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하드웨어적 성능과 함께, 바라볼때 색이 변하거나 하이라이트가 생성되는 인터페이스나,
객체 위치에 따라, 약간의 소프트웨어적인 추적 보정이 가해지는 등,
마냥 압도적인 하드웨어로 구현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과 인터페이스까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의 경험성을 제공하여
그 만족감이 더더욱 뛰어났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시야의 중심 뿐만 아니라, 렌더링된 시야각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며
시야 가장 구석진 곳에 존재한 객체에 눈동자를 흘겨 보더라도 성능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눈을 좌 우로 돌림에 따라, 선명해지는 곳이 실시간으로 달라짐.

아이트래킹은 단순히 "사용자의 조작" 에 국한되지 않고, 비전 프로의 최적화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DFR (Dynamic Foveated Rendering) 이 시스템 전반적으로 적극 사용되어,
시야가 향하는 부분의 렌더링(화질)은 또렷하게, 그 외 부분의 렌더링(화질)은 흐릿하게 처리되어 최적화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다이내믹 포비티드 렌더링을 통해 (이론상) 최대 4배의 렌더링 속도 향상이 가능해지기에,
앞서 메타 퀘스트 프로와 같은 기기들도 적용되는 최적화 기술이지만.


빠르게 눈동자를 돌리거나, 특정 외곽의 경우, 렌더링이 사용자의 눈을 따라가지 못해,
드물게 DFR이 적용된 흐릿한 곳을 보여주지만, 비전 프로의 DFR은 아무리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DFR이 적용된다는 체감을 전혀 하지 못할 정도로, 그 반응성이 훌륭했습니다.


비전 프로의 아이트래킹 완성도가 시중에 출시한 소비자 장비 중 가장 훌륭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이 또한 완벽한 완성도를 가졌다고 하기에는 다소 비약이 있습니다.


아이트래킹의 성능 자체가, 어느 정도의 시스템의 보정과 UX 설계가 적용된 결과물인 만큼,
OS나, 콘텐츠의 인터랙션 수준에서의 성능은 준수한 편입니다만,

지그제그 모양으로 좌에서 우로 엑셀에서의 아이트래킹

퍼즐게임과 같이 인터랙션 포인트가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밀집되어 있거나,
엑셀의 좁은 시트 속에서 내가 원하는 시트를 선택하는, 보정이 불필요한 매우 정밀한 작업에서는
내가 원하는 방향 부근에, 약간의 오차가 높은 빈도로 발생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엑셀에서 시트를 선택할 때, 마우스 커서가 박카스 뚜껑만 한 상황에서 그 안에 있는 객체 중
랜덤으로 잡히는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작이 기본적으로,
시야를 움직인다 -> 원하는 객체에 시야를 고정한다 -> 핀치(손가락을 꼬집)한다 라는 방식으로
동작과 동작 사이에 약간의 정적인 시간을 요구하는 환경으로 설계된 만큼
시야를 빠르게 움직이거나, 시야를 움직이면서 조작할 경우, 실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조작 사이사이에 대기시간에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존재하는 만큼,
아주 빠르고 정밀해야 하는 키보드 조작에서, 아이트래킹 조작은 매우 불편하여,
단순 검색어 이상의 가상키보드를 통한 작업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질적으로 가상 키보드는, 조작의 최후의 수단으로 쓰고, 음성인식 / 물리키보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보이며
굳이 사용하더라도 아이트래킹 방식의 키보드 타이핑보단, 검지를 이용한 독수리 타법이 더 편리해 보입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객체를 동시에 조작할 수 없다거나 (멀티터치),
시야는 다른 곳에 (집중하고)두고, 원하는 선택지를 고를 수 없는 등,
아이트래킹 방식에서는 어쩔 수 없는 기능적 한계 또한 존재합니다.


또한 외적 문제이긴 하지만,
아이트래킹 추적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오차가 누적되어 점차 정확도가 낮아져, 주기적으로 재설정(보정)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비전 프로 핸드트래킹 테스트


핸드트래킹 역시 충분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GB 카메라로 인식된 손과 손가락은 실시간으로 AI의 보정과정을 거쳐 추적되는 형태를 가지고,
검지와 엄지를 맞닿는, 꼬집기 동작으로 보고 있는 객체의 “클릭" 혹은 “선택" 의 과정으로서 작동합니다.


핸드트래킹의 범위는 일반적인 사용에 전혀 지장이 없는 추적범위를 가지고 있는데요,
손을 엉거주춤 들어 올리는 자세는 물론, 소파 위에 팔을 걸쳐두기, 앉은 상태에서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두기,
침대에 기대 누워 조작하는 등의 환경에서도 항상 같은 수준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꼬집기(핀치)추적 성능을 제공하였습니다.


추적의 정밀도 또한 매우 정확하여, 손가락 인식 기반 축을, 현실과 비교할 경우
대략 3~4mm 이하의 엄청난 정확도를 보여주었으며,
그림이나 낙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생활 단계에서는 충분히 신뢰가 가능한 정밀도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부 / 추가센서 없이 순수 시각적인 방식만으로 추적하는 만큼,
자세와 각도에 따라 엄지손가락 근육이나 옷 등에 가려져, 핸드트래킹이 불안정해지거나,
끊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는 물리적인 한계인 만큼,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완전한 차려자세에서는 손이 대부분 가려져, 핸드트래킹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최소한, 약간의 팔꿈치를 구부려야 하는 한계가 존재하긴 하였습니다.


기본 조작 설계 부분은 미흡했는데요,
조작 설계상, 클릭 조작을 오로지 “검지"와 “엄지"가 맞닿는 핀치 동작으로만 가정하고 제작되었기에,
모든 손가락과 팔이 실시간으로 추적되는데도, 중지부터 약지, 소지, 손목까지 모두 사실상 조작 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버려지는 신체부위가 되었습니다.


열손가락 모두를 이용해 가상 키보드를 치거나, 중지로 스크롤을 하고, 손목에 간단한 UI를 제공하는 등,
검지와 엄지를 이용한 핀치 방식보다 분명 더욱 다양한 활용도의 가능성을 당장 제공해주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조작이 복잡해질 경우, 조작 난이도와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으니, 애플의 의도적인 경험성 설계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비전 프로 핸드트래킹 레이턴시


핸드트래킹 레이턴시도 문제가 많았는데요,
핸드트래킹을 통해 손가락의 인식률과 정확도는 하드웨어적 / 소프트웨어적 보정과 성능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동작하지만,
반대로 손을 움직일 때, 핸드트래킹이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게 눈에 뻔히 보일 정도로 레이턴시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녹화된 패스스루 영상을 바탕으로 측정한 레이턴시는 대략 150 ~ 230ms (0.15초 ~ 0.23초) 내외로서,
이는 비전프로의 패스스루 레이턴시가 12ms 수준임을 감안했을때 엄청난 차이임을 알 수 있으며,


단순 사무나 미디어용으로 사용할 경우 큰 체감은 되지 않지만,
빠른 손의 사용이 필수적인 게임을 실행할 경우 (신스라이더 등)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 정도로 큰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레이턴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추정되는데요.


첫번째로 핸드트래킹의 주사율이 30hz로, 60hz으로 동작하는 메타 퀘스트와 달리 데이터 수집 간격이 넓다보니 발생하는 한계,
두번째로 이미지 기반 핸드트래킹의 AI가 아직 덜 다듬어진 이유로, 보간 연산이나 처리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패스스루의 레이턴시 문제는, UX 단에서 최대한 다이나믹 오클루전 처리(누끼처리) 된 실사 손을 사용하고,
손가락 모델링 사용을 줄이는 식으로 체감이 덜 되게 포장하는 미봉책을 사용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레이턴시의 문제가 개선 불가능한 설계결함까지는 아닌 만큼,
중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비전 프로의 동적 폐색 예시 (우측 손은 휴대폰을 들고 있음)


방금 언급한 "오클루전" (폐색)의 경우, 비전 프로에 이르러 HMD의 기능 중 사실상 처음 적용된 기기라고 보는데요,
실시간으로 오클루전. 신체나 물체를 누끼를 따는 과정은 많은 수준의 연산량을 요구하기에,
기존 기기들이, 삽으로 대충 퍼다 나른 것 같은 누끼에서, 손가락 사이사이 섬세하게 잘라낸 수준을 보면,
실시간으로 처리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게 잘라내곤 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오클루전은 사용자의 손 ~ 어께까지 한정하여 이뤄지며,
손목시계는 인식이 원활하지만, 발이나 몸통, 타인의 손, 휴대폰, 배터리팩, 근접한 물체 등은 처리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비전 프로 설정 단계에서, 손을 스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타인의 손을 눈앞에서 흔들 경우,
눈에 띄게 형태가 다르면 인식을 걸러내지만, 얼추 닮은(?) 손을 비슷한 각도로 가져다 대면 사용자의 손과 혼동하긴 했습니다.


이러한 핸드트래킹과 아이트래킹 조합의 컨트롤은 전반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로서
일반 대중들의 사용에서도 심각한 문제 없는. 상당한 완성형 조작 경험으로 보여지나,
디테일 / 기능의 빈약함, 신속한 동작에는 불안정하였습니다.


컨트롤러가 완전히 없어졌다는 애플의 선택에 대해서 납득이 가능한 정도이며. 손의 자유나 구성품의 간편함 등의 장점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구형 방식이 사용자 경험 면에서 매우 직관적이다 보니,
완전히 컨트롤러를 없애는 방식보다는, 동전 만한 단추형, 혹은 반지형의 3Dof 컨트롤러를 통해
기본적인 핀치 동작 정도는 대체 / 병행하였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이와 별개로 핸드 트래킹과 아이트래킹의 조합 사용이 불편하거나,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그냥 윈도우 (창)을 사용자에게 가까이 끌고 와서, 아이패드 터치하듯, 검지 손가락으로 직관적인 터치컨트롤도 가능합니다.


패스스루 기능도 비전프로의 특장점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패스스루 기능은 최근 이슈되는 MR / 공간컴퓨팅에 있어 필수적으로 안정되게 구현되어야 하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비전 프로에서의 패스스루는 메인 프로세서인 M2프로세서가 아닌, R1프로세서가 전담하며,
패스스루만을 위한 독립된 시스템이 동시에 동작하기에, Vision OS가 크래시나는 등의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비전 프로의 패스스루는 특히 15ms 수준의 눈 깜짝할 사이보다 낮은 출력 지연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가장 직관적으로 보이는 비전 프로 패스스루의 해상도와 디테일은, 6.5메가픽셀 듀얼 패스스루 카메라와,
4K에 준하는 마이크로 OLED의 조합을 통해, 다른 HMD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정도였습니다.


* 테스트에 사용되는 패스스루는 기본 설정값 기준입니다.


퀘스트 3 / 비전 프로 비교

1: 알람시계의 디테일
2. 저조도 환경에서의 표현



우수한 해상도적 디테일을 바탕으로 인형의 털, 시계 초침의 위치, 벽지의 질감 등을 볼 수 있을 정도이며,
손의 휴대폰이나, 눈 앞의 랩탑 디스플레이의 텍스트도 집중하지 않은 일상적인 집중 강도로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패스스루의 해상력이 실사와 동일한 수준까지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명함에 적힌 작은 글자, 킷캣 초콜릿 뒤에 적혀있는 성분 함량표 등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깨알만한 글자는 읽기 힘든 정도입니다.

비전 프로 패스스루를 통해 보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책과 같은 종이 텍스트들은, 해상도 상 전혀 읽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훨씬 개방감 있고, 무겁지 않으며, 편하도록, 비전 프로를 벗고 읽는게 더욱 합리적이었습니다.


초점은 베리포컬과 같은 가변초점 기술같은건 적용되지 않은, 단순한 고정초점 방식이며
이 때문에 원근감은 느낄 수 있어도, 아웃포커싱과 같은 섬세한 현실감은 느낄 수 없습니다만,
2020년대 중반의 광학기술로 가변 초점 렌즈같은 기능은, 아직 상용화하기 힘든 부분임을 감안하긴 해야합니다.


비전프로의 패스스루에 있어 단점은 색 표현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명암비(다이나믹 레인지, 표현 가능한 가장 어두운 정도와 밝은 정도)이 뛰어나,
밝은 조명의 표현에서 뭉개지지 않고, 어두운 조도에서도 빛의 표현력이 상당히 현실적인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스스루의 색상 튜닝에 있어 콘트라스트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어 있어,
특정 물체나 사물을 볼 경우, 칙칙하고 밋밋하게 표현되는 편입니다.
특히 주변이 자연광이나, 매우 밝은 실내공간은 이러한 부분이 더 강조되었습니다.


따라서 비전 프로의 패스스루는 울적하고 어두운, 색감조합이 나오게 되고,
헤드셋을 벗게 된다면, 세상이 밝고 화사하게 보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퀘스트 프로 / 퀘스트 3 / 비전 프로 비교


이는, 명암비가 떨어져, 빛이 뭉개지지만, 콘트라스트를 과하게 과장하여,
오히려 현실보다 더 화사해보이는 퀘스트3와 완전히 정 반대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전 프로는 앞서 본체 파트에서, 센서들의 위치가 HMD 하단 부근에 쏠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패스스루용 카메라까지 하단으로 쏠려있는 만큼 패스스루 시야는 실제 시야보다 3~4cm 낮고, 2~3cm 앞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실제 눈의 위치와 카메라의 위치가 어긋나 있다 보니, 1m 이내의 근거리 물체의 스케일과 위치가 소폭 뒤틀려 있으며,
예민한 유저라면 충분히 몸이 기억하는 촉감과, 시각적 정보가 약간씩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는, 충분히 소프트웨어적 보정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일 수는 있으나,
패스스루를 관장하는 R1칩의 최우선 목표가 가장 낮은 지연속도로 패스스루를 구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지연속도를 포기하면서 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을지는 애플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러한 후처리 보정을 생략하여, 스케일의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스케일 매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패스스루 울렁거림의 현상이 거의 없어지긴 했습니다.)


빠르게 머리 돌리면 잔상이나 떨림이 발생하는 모션 블러 현상도 이슈 중 하나였는데요.
몰입환경이나, 렌더링 그래픽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것을 통해 디스플레이나,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단,
패스스루에 한정하여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이 이슈 역시 R1프로세서의 저지연 패스스루 투영 우선순위에 의한 현상이기도 한데요.


퀘스트의 패스스루는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빈 간격을 카메라 이미지 및 뎁스정보를 바탕으로
AI가 프레임 보간 처리 및 스케일을 사전 정리하여, 머리를 거칠게 흔들어도, 패스스루가 안정적이되, 지연속도가 40ms에 이르는 반면,


비전 프로의 패스스루는 촬영된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디스플레이에 띄우는 우선하여, 지연율은 극단적으로 짧지만,
AI가 이미지를 보정하는 과정이 최소화되기에 빠른 움직임이 발생할 경우, 빈 간격을 채워주지 못해, 흐리고 떨림이 발생하게 됩니다.


어떤 방식이 더욱 우수하다. 진보된 방식이다. 라고 하기엔 힘들지만,
각자의 장단점이 명확하고, 패스스루의 기술은 매우 초창기에 머무른 만큼,
점진적인 상호보완의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중 난입한 고양이 머리 위에 튀긴 과일즙.

패스스루와 함께 동작하는 공간인식 및 추적의 정밀성 및 즉답성에 대한 부분은,
이게 소비자용 장비가 아닌, 산업장비라 준해도 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플룻닌자와 같은 게임 중간에, 제가 신기한 듯 걸어 들어와, 자리에 서있는 고양이도 실시간으로 매쉬 인식하여,
고양이의 실제 모델과 동일한 위치에, 과일즙이 튀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정도로 정밀하고 신속하였습니다


6. 사용성
착용감
비전 프로는, 그 가격만큼이나, 착용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곳곳에 나는 제품입니다.


1차적으로, 애플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십종의 맞춤형 사이즈 착용옵션을 제공하는 것에 있고,
이후에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고안하고 적용하였는데요.

비전 프로 라이트실의 관절

먼저, 라이트실(안면 인터페이스)의 경우 3종, 6개의 관절구조를 채용을 통해
이마 부분의 라운드값이 압력에 따라 변동되고 눈꼬리 부분은 프레임 각도가 벌려지며,
광대 부분은 압력에 따라, 광대살이 안쪽으로 말려들려가는 기능을 가졌습니다.


비전 프로의 유동성 관절 구조 프레임

각각의 관절들은 다른 관절들에 상호 영향을 미쳐, 힘을 가해지는 부위에 따라 프레임 전체가
인체공학적인 규칙에 맞춰, 유동적으로 변동되는 디테일은, 당황스럽기 까지 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뒤통수를 감싸주는 솔로 니트 밴드 또한, 넓은 패브릭 패드가 입체적으로 뒤통수 전체를 잡아주는 동시에,
특유의 주름모양 패턴이 압박(사이즈 조절)의 용도와, 쿠션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천재적인 발상이었습니다.


또한 솔로 니트 밴드의 부드럽게 돌아가는 압박용 노브(휠)의 완성도 뛰어나, 사이즈를 정밀하게 조절하지 않고,
대충 부드러운 휠만 몇 번 돌려도, 사용자에게 딱 맞는 조임 강도를 조절해 줄 정도로 쉽고 간편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착용감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소중 "안면 인터페이스", "스트랩" 두가지를
주어진 환경 내에서 극단적으로 다듬는 데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런 훌륭한 아이디어에도, 아쉽게도 (국내 기준) 550만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착용감이, HMD 전체에서 중위권 즈음에 속하고 있습니다.


이 원인은 착용감에서 가장 중요한 세 요소중, 마지막 요소. "무게 및 밸런스 설계" 를 소홀히 한 이유인데요.
타 HMD와 실측 무게를 비교하자면 무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비전프로 (배터리 제외) : 630g
- 비전프로 (배터리 포함) : 982g
- 메타 퀘스트 3 : 515g
- 메타 퀘스트 프로 : 729g
- 피코 4 : 557g
- 파이맥스 크리스탈 : 1,100g (배터리 및 스트랩 포함)

배터리를 제외하고 머리에 쓰는 본체의 무게만 어지간한 플래그쉽 HMD들의 무게를 뛰어넘으며,
만약 배터리를 포함할 경우, B2C HMD 중 가장 고중량인 파이맥스 크리스탈과 비교가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이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많은 센서와, 3중 팬케이크 렌즈, 프로세서의 방열책, 재질 등의 이유를 감안해도
애플은 비전 프로의 무게 경량화에, 사실상 실패에 가까우며,
배터리팩의 분리는 "사용자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차선책"에 가깝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어디까지나 솔로 니트 밴드도 "밴드 스타일" 이라는 한계 내에서 착용감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지,
"엘리트 방식 스트랩"이나, "헤일로 방식 스트랩"과는 체급상 발휘할 수 있는 착용감의 한계가 명확하다 보니,
밴드 타입치곤 최상급이라 볼 수 있지만, 착용감이라는 큰 평가기준에서는 좋은 평가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중력탓에 무게가 많이 쏠리는 광대 라인을 타고, 부하가 크게 가해져,
2시간 이상의 장시간 사용시 광대 쪽 뻐근함이 체감되었고
더불어, 절대적인 무게도 무겁고, 밸런스 또한 앞쪽으로 쏠린 편이기에,
장시간 사용 시 뒷목이 다소 뻐근하고 눌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눕거나 비스듬히 기대 사용할 경우, 하중이 넓게 분산되다 보니,
90도로 곧게 앉아 사용할 때 보다는 부하가 많이 줄어, 편한 자세의 영화감상 수준에는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외 사용
비전 프로의 UX 설계는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의 활동을 중심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즉, 일반적으로는 소파에 앉아서나 거실에서 서서, 많이 쳐도, 카페나,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퀘스트 3의 제한적이고 보수적인 가디언 시스템과는 다르게,
비전프로의 경우, 공간의 제약이 훨씬 자유롭게 자율적으로 인식하고, 센서도 매우 정밀하기에,
조금만 더 손보면 야외 보행용으로서의 사용을 노려볼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창이나 오브젝트 등이 HUD처럼 시야에 고정되어 따라오는 "팔로우 업" 기능을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을 봐서는
해당 기능을 공식적으로 지원 할 경우, 안전 및 책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최소한 출시 초기인 현재는 관련 시스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OS 설계 의도를 느꼈습니다.


이는 설계 의도를 무시하는 서드파티 앱이나, 추후 애플에서 보행설계에 대해 다듬어 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저 역시 아직은 사용자의 안전과 사회적 합의 등의 문제로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유튜버 등이 보행하면서 사용하는것은 윈도우를 일일히 수동으로 잡고 이동하거나, 연출된 영상입니다.)

비전 프로의 버스 내 사용

반대로 사용자가, 정적이고 안전한 상태인 차량 / 기차 / 비행기 등의 교통수단에서의 사용은 가능합니다.


비전 프로를 포함한 일부 HMD에서는 여행모드(Travel Mode)라는, 6Dof 추적을 비활성화 하고, 이미지 추적만을 통해,
차량이나 기차 등의 움직임은 필터링하되, Head Tracking 은 반영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비전프로에서 기차, 버스, 승용차의 조수석에서 테스트 해본 바,
여러 개의 회전축을 필터링해야 하는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여행 모드는 아직 완벽하게 다듬어지진 않았습니다.


차량의 국도 주행 시, 가/감속, 커브 등이 잦은 만큼 수시로 추적을 잃거나 저 멀리 튀어버리는 드래프팅이 발생하며,
잃을 때마다 크라운 버튼을 꾸욱 눌러, 중심위치 보정을 해줘야 할 만큼, 실사용은 매우 곤란하였습니다.
특히, 외부 환경이 많이 노출되어 이미지 추적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승용차 조수석은 추적이 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혹은 철도 주행시, 속도가 일정하고, 직선 위주의 운행이기에, 추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되며
일부 급 가감속 상황에는 약간의 떨림이 발생하긴 하지만, 영화감상의 자막이나 영상식별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일시적이고 짧은 외부변수였습니다.


비전프로의 공간음향은 (오픈형인 만큼) 노이즈켄슬링을 지원하지 않기에 주행소음의 방해는 다소 받지만,
청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며,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 시 반드시 주변 사람을 위해 이어폰을 착용해야 하며,
패스스루 - 몰입을 적당히 활용할 경우, 조수석의 탑승자는 운전자와 지속해서 소통이 가능하였습니다.


차량 운전자가 비전프로를 사용하는것은 안전상 / 법률상 문제로 하면 안 됩니다.
실제 시야보다 좁은 시야각, 및 해상도, 반응속도 등의 이유로 절대 일반 운전감도와 동일하지 않으니,
본인뿐만 아니라, 도로에 있는 타인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절대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배터리
비전 프로의 일반적인 배터리의 사용 시간은 약 2시간 ~ 2시간 30분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비전 프로에서 제일 많이 쓰는 환경은 카페나 집에서 자리 잡고, 고정된 공간에서 사무작업을 하는 것인데요.
기본적으로 사무작업을 한번 하게 되면 앉은자리에서 짧아도 1~2시간. 길면 4~5시간도 논스톱으로 할 경우가 잦습니다.


전원 공급만을 위하여, 휴대폰보다 크고 무거운 배터리팩을 주머니속에 항상 넣는걸 고려할 때,
게이밍 장비가 아니라, 생산성 / 작업용 장비로 봤을 경우 다소 짧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장시간 비전 프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20V 플러그가 있는 환경, 혹은 PD충전을 지원하는
고속 / 고용량 보조배터리를 상시 챙겨야 하며, 아래와 같이 선이 칭칭 늘어져 있는 귀찮은 환경을 구성해야 합니다.

외부전원을 공급하며 비전프로 사용 예시.

다행히, 최대 충전속도가 상당히 빨라, 10-20분만 물려놔도 1시간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잔량으로 충전되기에,
불편할 경우 최소한의 시간만 외부전원에 물려놨다가, 빼는 식으로 배터리 생명연장이 가능하긴 합니다.


배터리 팩과, 그에 따른 덜렁덜렁 끌고 다녀야 하는, 케이블이 사용성에 상당히 거추장스럽긴 했습니다.
착용 후 빠르게 움직일 때, 케이블을 고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찰랑거리며 방해되었고,
문고리나 장애물 등에 걸리거나 걸릴 뻔 하여, 방 사이를 오갈때 계속 신경써야 하는것도 사용성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치마 / 원피스 등 주머니가 없는 의상을 착용하신다면
배터리 팩을 둘 곳이 사실상 없어지는 등의 기기 외적인 사용성 문제도 종종 발생하였습니다.


해결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만큼, 클립이나 옷 안쪽으로 케이블을 넣어 케이블을 고정하거나,
항상 케이블을 조심조심 인지하고 다니는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차선책이었습니다.

발열
비전 프로의 발열 관리는 훌륭하며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었습니다.


사용된 프로세서 자체가 전성비로 유명한 애플실리콘의 M시리즈인 만큼, 발열량 자체가 확연히 적었습니다.
프로세서와 함께 발열의 양대산맥인 배터리도 외장으로 빼버린 덕분에,
다른 쪽에서는 큰 단점이기도 한 점이, 이곳에서는 반대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손으로 본체 정면을 만지면 느껴지는 약간의 미열마저, 차폐설계와, 공기역학 설계로, 인체에 직접 느껴지는
열기는 제로에 가까워, 사용하는 동안, 눈 및 얼굴에 어떠한 발열 관련 문제는 겪지 못했으며,
쿨링 사운드 또한 매우 섬세하여 본체를 벗고, 흡/배기구에 귀를 대는 것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비전프로와 관련된 고압 입출력을 관리하는 배터리팩 쪽에서는 발열이 느껴지긴 했는데요.
96W 어답터로 배터리팩을 충전하면서 동시에 비전프로를 사용하면,
배터리 발열이 뜨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달아오르긴 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팩 발열도 저온화상을 입기에도 낮은. 따뜻하다 수준이며, 프레임이 통짜 알루미늄이라
주머니에서 빼 5분 정도만 상온에 두어도 금방 냉각되어, 이 역시 큰 문제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악세서리

비전 프로 공식 악세서리 판매리스트 및 가격

애플의 공식 악세서리는 전통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인데요.
비전 프로의 공식 악세서리 또한 그 금액의 단위가, 타사의 HMD 가격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비전프로의 가격인 550만원을 지불할 능력이라면, 수십만원짜리 악세사리야 별 것 아니라는 논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550만원 제품을 구매했는데도, 수십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것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되는데요.


비전 프로는 파손 방지를 위해 이동시 전용 파우치가 필수적이나, 정품은 200불, 한화 약 26만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을,
파손과 기스가 나기 쉬운 재질인 배터리팩을 보호하는 케이스는 50불, 한화 6만6천원이라는 가격을 자랑합니다.


또한 노후화 등으로 사실상 소모품의 범주에도 속할 수 있는 라이트실(안면인터페이스)이나 쿠션 (안면폼)이
각각 199불, 29불이라는 가격은, 비전 프로 착용 파츠들의 훌륭한 설계를 감안하더라도 비싸다 판단합니다.


다행히도 세컨드 서드파티의 악세서리가 출시되었고, 정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인 만큼,
반드시 정품 악세서리를 사야한다는 강제성은 없지만, 가격정책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국내 한정의 문제로 렌즈 가이드의 구매 문제가 있는데요.
렌즈 가이드를 장착하게 되면 광학적 특성이 달라져, 아이트래킹의 추가 보정과정이 필요하게 되는데요.
사제 렌즈가이드를 달게 되면, 아이트래킹의 감도가 실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공유된 만큼


이러한 광학 보정 솔루션을 "공식 제공"하는 정품 렌즈가이드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나,
해당 가이드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시력처방전이 필요한 만큼 국내 유저의 구매는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국내 정발이 될 때 까지 한국의 안경 착용자는 반드시 소프트렌즈를 착용하여야만
비전 프로의 성능을 100%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비전프로 여러 지인 / 업계인들에게 체험시켜 드린 바,특히 음악 관련 현업자들께서,
비전 프로의 음질에 대해서는 굉장한 찬사와 호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확인한 바도, 비전프로의 매립형(Built-in) 스피커의 경우, 퀘스트 3 / 피코와 같은 다른 매립형 HMD는
매우 큰 격차로 압살하며, 삼성 오디세이 / DAS 와 같은 헤드폰형 장비와 비교해도 뛰어났습니다.


고 / 중 / 저음 모두, 500원 동전만한 빌트인 스피커 모듈 에서 나왔다고 하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해상력과 무게감이었으며,
특히 공간감에 대한 "공간음향"은 에어팟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어김없이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음질은 어디까지나, HMD 시장에서 한정된 이야기지, 본격적인 하이파이와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이니,
오로지 음악 감상을 위한 장비를 찾으신다면, 헤드셋이나 스피커를 구매하시는게 더 합리적입니다.
단순히, 현존 hmd에서 가장 최고의 음질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음량 조절의 UI는 다소 불편하였는데요.
Vision OS에서의 음량 조절 방식은 총 두가지,


첫번째는 크라운을 돌리면서, 사운드 아이콘을 바라보고, 다시 돌려 음량 조절,
두번째는 상단을 바라보고 ,컨트롤 패널을 활성화시켜 음량을 조절


두가지 모두,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랩탑, 이어폰처럼, 전용 버튼이나 영역을 클릭(터치)하여 조절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기능이 있는 시스템에, 어찌 되었든 사운드 조절이 넣어야 하는 기능이다보니,억지로 얹혀놓은 형태로 느껴져
즉답 / 직관적이지 않고, 번거로웠습니다.


비전프로의 측면에 터치패널을 삽입하여, 손가락을 비비는 것 만으로도 음량 조절 기능을 조절하거나,
하다못해 음량 조절 전용 버튼을 넣어주는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내구성 / QC
비전 프로의 경우, 고가의 HMD인 만큼, 파손 / 고장시 발생하는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이에 따라서, 파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써서 제품을 관리해야 하는데요.


제품 프레임이 알루미늄인 관계로, 강성이 뛰어나, 구조적 뒤틀림이나 파손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나,
전면 디스플레이가 강화유리의 파손에 상당한 주의를 요구하게 됩니다.


실제 유튜버들의 실험 결과, 비전 프로의 드랍 테스트에서는 1~2미터에서 떨어뜨렸을 때 약간은 견뎌내는 모습을 보여,
강화유리를 사용한 전자기기 치고는 상당한 내구도를 보였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아크릴 / 플라스틱을 사용한 기기보다는 충격에 대한 위험성이 높은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최근 사례를 보면, 높은 온도차가 발생할 경우, 유리가 스스로 크랙(금) 이 가는 자파 현상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유리라는 소재는 디자인적 면에서는 몰라도, 기능적 요소에서는 부담만 증가시키는 단점 요소로 판단합니다.


전용 배터리팩 또한, 알루미늄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바닥에 내려놓고, 주머니에 넣는 부하가 많은 만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아주 미세한 잔기스들이 발생하기 쉬운 재질이다보니,
사용에 주의하고, 가능하다면 전용 케이스 등을 통해 파손 및 기스를 방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프레임 - 유리커버 간 약간의 틈

프레임 - 유리커버 간 유격이라고 하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균일한 틈이 존재하는데,
이 사이로 먼지가 들어가, 잘 빠져 나오지도 않는데, 파손의 위험으로 이쑤시개 등으로 파낼 수도 없는 만큼,
반질반질한 비전 프로에 약간의 옥에 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면 글라스와 더불어, 비전 프로의 다리 연결부의 실리콘 부분이, 오래 사용할 경우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크랙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보였습니다.

공간 이미지 / 비디오

공간 이미지 예시

공간 이미지 / 비디오 촬영의 경우, 사용자에 따라 평가의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개인적인 판단은 "비전 프로의 카메라 기능에 약간의 뎁스기능이 추가되었다" 정도로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비전 프로의 촬영은 180 / 360같은 VR 비디오가 아닌, 패스스루의 일부 (약 fov 40도 이내 추정)을 촬영해주는 것에 불과하며,
기술적인 부분을 보아도, 일반 SBS 이미지 / 동영상에, 약간의 뎁스값을 넣은 뒤, AI가 합성하고,
이미지와 시야 사이에, Frame (액자) 요소를 삽입시켜, 공간감이 있어 보이게 하는 눈속임,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SBS 스타일로 촬영되고, 뎁스값까지 입혀놨으니, 기존 SBS 이미지/영상보다는 더 입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뎁스값을 바탕으로 3D 모델로 복원하여 6dof 감상이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공간 구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었습니다.


공간 이미지는 그나마 패스스루와 유사한 해상도 덕분에, 저장하고 싶은 순간을 촬영하는 정도로 적당했지만,
공간 비디오의 경우, 사용자의 미세한 머리 흔들림이 거의 보정되지 않고 러프하게 촬영되는 바람에, 꽤 멀미가 발생합니다.


또한 조리개, ISO, 셔터스피드, 색온도, 필터, 포커싱, 촬영해상도 등 어떠한 촬영의 옵션도 조절할 수 없었고,
오로지 비전 프로에서 제공하는 기본값만 제공한다는 면에서, 정말 프로페셔널한 용도라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공간 비디오라는 근본적인 눈속임 기술에 대해서는,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촬영자의 옵션을 제공해, 더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영상을 찍을 수 있도록 개선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아이폰 15 프로 이상의 아이폰에서도 공간 비디오 촬영을 제공하지만,
실제 양안 카메라로 촬영되는 결과물이 아닌만큼, 동일한 피사체를 촬영하여도, 비전프로의 촬영결과물이 더 훌륭하였습니다.


7. 광학 & 디스플레이

비전 프로의 렌즈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다.)

비전 프로의 디스플레이 및 광학계는, 기존 HMD와는 상당히 다른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비전 프로의 디스플레이는 소니의 1.44인치 (가로 27.5mm * 세로 24mm) 초소형 마이크로 OLED를 장착하였는데요.
이는 가로세로 약 55mm인 퀘스트 3의 디스플레이와 비교해서 약 2.2배 작은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디스플레이의 사이즈 작은 만큼, 렌즈 직경도 약 41 * 32mm 의 크기를 가지며,
퀘스트3의 약 42 * 44mm 렌즈직경과 비교해서, 작은 광학계의 사이즈가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작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경우 다음과 같은 기술적 장단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장점]
- 물리적으로 작은 디스플레이의 모듈을 통해 소형화 및 경량화
- 작은 소자 사이즈로 인해 전력 소모량 감소
- 렌즈 - 디스플레이간 거리를 줄여 슬림화

[단점]
- 디스플레이가 작아, 좁아지는 FOV
- 큰 배율의 렌즈가 필요하므로 광학적 왜곡 증가
- 정밀한 고배율 렌즈 필요

따라서, 요약하면, 작은 디스플레이를 쓰면 공간 및 전력효율은 향상하지만,
그만큼 정밀한 기술이 필요해진다는 뜻인데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피코나 퀘스트에서 쓰이는, 2중(2겹) 팬케이크 렌즈가 아닌,
3중 (3겹) 팬케이크 렌즈를 사용하여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고배율의 렌즈를 써, 시야각(FOV)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3중 팬케이크 렌즈의 적층 구조덕분에, 비전프로의 렌즈는 안으로 움푹 파인, 독특한 오목렌즈의 형상을 합니다.


이러한 설계를, 메타와 비교해서 당장 누가 더 기술적으로 더 낫다 / 나쁘다고 평가는 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HMD의 짬이 많은 선두업체와, 세계 최대의 IT 업체 모두 각자 나름대로 지향점과 의도가 있는 설계로서,
아직 시장의 초읽기인 만큼. 누가 더 뛰어난 광학설계인지는 시장이 성숙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비전 프로의 광학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사전 설명 단계이며,
이러한 3중 팬케이크 렌즈가 가지는 특징은 해당 파트 전체적으로 녹아들어, 모든 장단점의 1차 원인이 됩니다.


비전 프로의 wimfov 측정 인용 값(출처 : Brad Lynch, X, 21W Light Seal)
추후 wimfov 실측값으로 변경 예정, 이미지 인용에 대한 제작자 승인을 받음.
FOV개인 측정은 아날로그 방식 실측하며, 아크탄젠트를 사용한 삼각법 계산 및 비례식 계산으로 산출함.


비전프로의 FOV(시야각)은 실측 및 인용 값에 따르면,


(자체 계산 값 / 33W 기준) 수평 99.9도, 수직 77.4도,
(Brad Lynch / 21W 기준) 수평 112도, 수직 82도 로 측정되었습니다.


이를 경쟁 제품과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수평 / 수직)

- 비전프로 (33W) : 100 / 77
- 비전프로 (21W) : 112 / 82

- 메타퀘스트 3 : 109 / 99
- 메타 퀘스트 프로 : 107 / 96
- 메타 퀘스트 2 : 90 / 97 (IPD 3단계)
- 피코 4 : 104 / 103

비전 프로는, 라이트실의 종류에 따라, 수평은 12도, 수직은 5도의, 사실상 다른 HMD라고 봐도 될 정도로 차이가 컸습니다.


정보를 주고받은 Brad Lynch 님은 미국 국적의 서양인 두상으로서 얇고 굴곡진 21W가 두상에 맞으며,
반대로 동양인의 두상에서는 두껍고 굴곡이 완만한 33W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러한 라이트실의 구조적 차이가, 아이릴리프에 영향을 미쳐, 기형적인 FOV의 편차를 만들었다고 판단합니다.
(이후 편의상 동양인 / 서양인으로 구분하겠습니다.)


동양인 기준 100도의 수직 FOV는 딱 메타 퀘스트 2와, 메타 퀘스트 3 사이의 중앙값이며
현세대 HMD에서는 다소 좁고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중하위권 FOV입니다.
서양인 기준 112도의 수직 FOV는 매우 넓은 시야로서, 현세대 B2C HMD중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동양인 기준에서도, 사용에 심각한 지장이 없는 수평 fov와는 다르게,
수직 FOV는 상대적을 유리한 서양인 기준에도 82도, 동양인 기준은 77.4도로, 처참한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비전 프로가 낮은 천장의 방에 있는것 처럼, 시야각이 좁고 답답하다는 느낌의 가장 주된 이유가, 수직 시야각이며,
이는 HMD 기준 최하위권의 수치이기도 합니다.

라이트실 비교 (이미지 제공 : 메탈존슨님)
좌 : (얇은) 21W / 우: (두꺼운) 33W



물론 33W 사용자가 21W를 사용하는것이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33W에서 21W로 라이트실을 별도 구매 및 교체한 국내 유저 "메탈존슨"님의 의견에 따르면,
시야각이 명확하게 늘어나는 대신, 착용감에서, 광대 등에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늘어난다고 전해 받았습니다.


특정 두상에 따라서, 이런 극단적으로 FOV의 값이 벌어지는건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하드웨어입니다.
결과적으론, 비전 프로의 가장 큰 설계상 큰 하자라고 판단합니다.


스테레오 오버랩은 (양안 중복 범위) 67% 수준으로, 업계에서 스테레오 오버랩이 낮기로 유명한,
퀘스트 3의 70 ~ 74% 수준보다도 낮은 값입니다.


이는, 작은 디스플레이 덕분에 상대적으로 FOV 확보가 어려운 비전프로 광학 특성상,
FOV를 조금이라도 확보하려고, 캔팅(디스플레이 방향을 바깥쪽으로 약간 기울이는 방식)꼼수를 사용했기 때문인데요,
일종의 안쪽 겹치는 시야를, 바깥쪽 시야로 빼서 돌려막기 하는것으로 이해하면 편합니다.


덕분에 FOV가 약간은 더 확보했을지 모르지만, 일부 시각에 예민한 사람의 경우,
정 중앙 시야에 검은 영역이 보여, 몰입에 방해되거나, 멀미가 발생할 수 있는 단점도 동반하게 됩니다.


비전 프로의 PPD (각도당 픽셀 수)는 그 어떤 이견도 없이, 그저 훌륭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단순 계산식의 PPD부터가 (동양인 기준) 36 포인트에 해당할 정도로 압도적이며,
광학적 왜곡 변수를 감안한 측정값의 경우, 중앙부의 피크치는 최대 44.4포인트까지도 달성합니다.


1~2 수준의 작은 PPD 차이도, 예민한 사용자는 해상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만큼,
말 그대로, 한계를 돌파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일반 소비자용 HMD 중에서는 가장 높은 PPD를,
피크치로 한정할 경우, 일부 AR 글라스나, 바르요와 같은 하이엔드 시뮬레이터 장비와도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는 시장 제품과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은 PPD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비전프로 : 44 (피크)
- 메타 퀘스트 3 : 25
- 메타 퀘스트 프로 : 22
- 메타 퀘스트 2 : 20
- 피코 4 : 20
- 바르요 에어로 : 35 (피크)
- 바르요 XR-4 : 51 (피크)

모든 환경에서 모기장 및 계단 현상을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흰색 화면, 와이어, 먼지입자, 은하수 등의 표현에서도 픽셀 체감이 불가능합니다.


가독성에 한정할 경우, (패스스루가 아닌) 그래픽으로 출력되는 작은 텍스트들은 해상도 문제로 읽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시력 문제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보정시력 양안 1.0) 텍스트 식별 영역을 정복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은 디스플레이를 높은 배율의 3중 팬케이크 렌즈로 다른 HMD FOV 만큼 확대를 하다 보니,
비전프로는 성능 대비 물리적 크기가 매우 작은 대신, 광학적 간섭과 왜곡에 취약해진 부분이 존재합니다.


크게 비전 프로의 광학계에는, 색수차와 글레어 현상이 가장 큰 이슈로 생각되는데요.

비전 프로 색수차 발생 예시

비전 프로의 경우, 사진에서 보다시피, 시야의 최외곽에 전반적으로 쉽게 색수차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눈을 빗맞혀서, 아이트래킹을 무력화시킬 경우, 색감이 붉은색으로 크게 뒤틀리는 등의 현상을 바탕으로,
이미 디스플레이 출력단에서부터, 아이트래킹과, 출력 이미지, 렌즈의 반사율 등을 고려해서
색수차를 보정 및 상쇄시키려는 노력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야 최 외곽부에서 색상들.
특히 파장이 가장 짧고, 굴절률이 가장 큰, 푸른색 / 남색 위주로 분해되는 색수차를 완전히 막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색수차 이슈의 연장선으로, 색 균일도에도, 똑같은 흰색 배경을 띄워둘 경우,
정 중앙부는 아주 미세하게 Red, 외곽부에서는 아주 미세하게 Blue로 컬러 톤이 치우쳐 있습니다.
이는 매우 미세한 수준이며, 영상이나 웹서핑, 게임 등 일반 작업에서는 의식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글레어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비전 프로의 3중 팬케이크 렌즈

출력된 빛이 이곳저곳에서 난반사 되어, 특히 어두운(가상)환경에서 빛이 번져 보이는 글레어 현상도 다수 관찰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하나의 빛이 여러 부분에 지저분하게 투영된다는 것인데요.


밝은 UI나 패스스루를 사용할 경우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영화몰입 등을 위해 "몰입환경"을 활성화
그중에서도, 달이나 우주 같은 배경을 사용하여 전방위가 어두컴컴한 블랙계열로 설정하게 되면,
영화 화면이 시야 전반에 걸쳐 번져 보이는 현상을 자주 겪게 되었습니다.


이는, 3중 팬케이크 구조탓에, 빛이 렌즈를 여러 겹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빛의 굴절 제어가 아직 완벽하지 못해,
일부 빛들이 통제되지 않고, 번지게 되거나,
특유의 오목한 모양의 렌즈의, 마주본 면들끼리 서로 거울 역할을 하여 빛이 난반사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문제는 렌즈를 최대한 깨끗이 닦아, 유분기와 먼지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밝기를 약간 내리면 증상이 완화되긴 하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소프트웨어적 보정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차세대 버전에서는 수정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여담으로, 렌즈 특유의 오목한 구조로, 외부 요소로 인한 파손 위험이 약간 더 줄어드는 부수 효과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퀘스트 프로 / 비전프로 동일 이미지 색감비교
(해상도 비교 용도가 아님)

애플 비전 프로의 색감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DCI P3 93%에, HDR을 지원하는 등, 준수한 색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빠진 밍밍한 색감이라던가, 색 튜닝이 뒤틀렸다는 느낌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훌륭한 수준의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결합할 경우, 2D/ 3D 영화 감상용으로 크게 흠잡을 곳 없는 부품입니다만,
전문가 수준의 색 / 그래픽 작업을 위한 용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P3 100% 색영역을 가진 메타퀘스트 프로와 나란히 두고 비교할 경우,
퀘스트 프로가 아주 조금 더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 좋다는. 즉 아주 약간 화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양쪽 모두 훌륭한데, 퀘스트 프로쪽이 아주 조금 더 훌륭하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렌즈샷의 경우, 비전프로의 렌즈샷 촬영이 워낙 까다로워, 제대로된 상 투영이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과 동시에.
렌즈샷이 필요 없을 정도로 PPD가 뛰어나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8. 총평

비전 프로는 애플의 성격답게, 지금까지 다른 HMD들이 만들어가던 표준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애플이 필요하다는 성능과 기능에 집중적으로 몰빵한, "마이웨이" 형 기기입니다.


다양한 기술적 구현에서, 이전에 봐왔던 어떠한 HMD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요소들과 디테일들이 잔뜩 들어가 있어,
리뷰하는 입장에서는 파면 팔수록 재미있는 제품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새로운 요소 중 일부는 "굳이?" "왜 이렇게..." 같은 의문이 들게 하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공간추적, 디자인, PPD, 사운드에 있어서는 기술적 완성도를 극한으로 다듬어 상상 그 이상으로 달성된 SF 같은 기술들도 있었지만.
하드웨어적 착용감이나 사용성 같은 공학 관점의 디자인, 조작 설계는 다소 등한시된게 아닌가 싶었으며,
광학 요소의 경우, 기성 방식과 비교해 장 / 단점이 매우 극명하여 무엇이 낫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과 집중"에 있어 아주 철저하게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기기였지만,
제품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선택과 집중을 할 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집중" 만 해야 하는게 아닌가 의문도 듭니다.


제품 사용성의 의도된 방향성을 대략적으로 볼 경우,
비전 프로를 ALVR 등으로 미러링 하여 게이밍 용으로 쓰는 것은 가능이야 하지만, 가성비와 구성 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며,
스탠드얼론 앱스토어 콘텐츠들도 아직은 미흡하여, 아직까지 게이밍 용도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높은 패스스루 능력과, 공간추적능력, 간편함 등을 바탕으로,
홈 시어터 용도, 혹은 사무 / 작업용 생산성 보조기기로서의 활용도는 가능성이 높았으며,
실제로 이 글의 초안 작성 일체와, 편집 일부 과정을 비전프로를 통해 진행하였으며, 높은 작업 효율을 보였습니다.


특히 비전 프로는 애플의 생태계에 합류하여, "머리에 직접 착용한다"는 개념에 있어,
그 어떠한 기기보다 사용자에게 가깝게 붙어있는 디바이스기도 한데요.


그 만큼, 기존 애플 생태계의 사용자. 특히 맥 사용자의 경우, 비전 프로와 맥의 시너지는 폭발적이기에,
거의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비전 프로의 연동성의 핵심 장비였습니다.


반대로, 기존에 애플 제품을 전혀 쓰지 않는 유저라면, 애플 비전 프로의 필요성과, 활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구매를 해도 쓸 수 있는 기능과 활용처가 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용 사용의 경계점.


"일상적인 사용에서,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쓸 수 있는 유저의 영역대" 를 저는, "실용 사용의 경계점" 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즉, "HMD를 써보려고, 할 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할 거리를 하기 위해서 HMD를 사용하는" 실용성을 기준으로서 정립한 개념인데요.


얼리 어답터.
즉 최신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해결하거나 우회를 감수하는 사용자는,
퀘스트 프로의 출시와 함께, 아슬아슬하게 그 경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며,


선도적 대중. 즉 it에 관심이 많고, 습득이 빠른 사용자에게 비전 프로는,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실용 경계점을 넘지 못할 수도, 넘을 수도 있는,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고 판단합니다.


당연히, 애플 비전 프로도, 일반 대중들의 VR HMD에 대한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며,
이는 현재 기술의 한계 상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실용적인 기기가 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보급보다도,
더더욱 험난하고 힘든 장벽들을 넘어서야만 달성할 수 있는 최종적인 도달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비전 프로는 훌륭한 기능들을 원활히 사용이 가능한 유저층은 국내 기준 한정적인 만큼,
사용자의 목적, 필요도에 따라 평가가 최고의 맞춤형 기기에서부터, 최악의 가성비 기기까지
큰 호불호가 갈리는 HMD라고 판단되며,


기기의 가격대가 매우 높은 만큼, 구매에 관심이 있을 경우,
구매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봐야 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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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는, 정말 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리뷰였던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쓰다보니, 분량 또한, docs 기준 90여장에 이를 정도로 스스로가 봐도 엄청난 장문의 글이 되어버렸네요..

아무쪼록 잘 읽어주시고, 개추 한 번씩 눌러주신다면 비전 프로를 넘어, 독자 분들께 더욱 넓은 VR시야를 넓히도록
앞으로도 더더욱 노력해보겠습니다.

또한, 오류나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남겨주시면 소중하게 참조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