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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https://arca.live/b/webfiction/99402925?mode=best&category=%EC%A0%95%EB%B3%B4&p=1

2장 https://arca.live/b/webfiction/99621456?mode=best&category=%EC%A0%95%EB%B3%B4&p=1

3장 https://arca.live/b/webfiction/99900332?mode=best&category=%EC%A0%95%EB%B3%B4&p=1


본 내용은 아주 핵심적인, 다르게 말하면 부분적인 요약임.


<캐릭터 공작소> 안에는 훨씬 더 깊고 풍부한 내용과 아이디어를 마구 자극해 버리는 찰떡 같은 예시들이 한가득이므로, 관심이 생긴다면 구입하여 읽어보길 바람.






2부 캐릭터 구성

 

지금까지의 파트는 1부, 캐릭터 착상이었다.

생략한 4장의 내용을 핵심적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름을 지을 때는 이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것. 단지 이름의 유래뿐만이 아니라 성을 통해 나타나는 가문이나 이름의 발음으로 인한 별명 따위들. 또한 비슷한 어감의 이름을 피할 것.

소설을 쓰며 디테일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비망록을 작성할 것.

 

오늘 내용은 웹소설에 적용하기에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용을 그대로 요약하지 않고 사견을 덧붙였음.

 

 

 

5장 어떤 종류의 소설인가?

 

배경, 정보, 인물, 사건은 소설의 4대 요소이다. 저자는 이 4대 요소로 서사의 갈래를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이 두부 자르듯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인물 그 자체가 사건이 될 수도, 정보가 될 수도, 배경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이 더 강조되는가에 방점을 두고 이 구분을 경향성이라고 받아들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배경 서사 속 캐릭터

 

이야기 속 세계에 캐릭터를 갖다 놓고, 캐릭터가 세계를 돌아다녀야 할 이유를 만들고, 그동안 배경의 흥미로운 면면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배경 서사이다.

 

순수한 배경 서사의 주인공은 대개 시대적, 공간적으로 작가 및 독자와 같은 출신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주인공이 독자들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통해서 낯선 세계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 즉 배경 서사 속 주인공은 모든 사건에 정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보이는 ‘보편성’을 지녀야 효과적이다.

 

덧붙임) 웹소설에서 예시를 떠올려보자니,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 천재>가 떠올랐다. 주인공인 시몬은 이야기의 초반부에서 강한 개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세계의 흥미로운 지점들을 보여주며 독자들이 시몬에게 이입할 수 있도록 한다.

 

 

 

정보 서사 속 캐릭터

 

추리, 범죄 소설을 정보 소설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말했듯이 이것은 소설의 장르를 구분하는 분류가 아니다. 추리, 범죄 소설 안에도 인물 서사, 배경 서사, 사건 서사가 모두 존재한다. 단지 그러한 경향성에 의한 구분일 뿐이므로 ‘정보를 부각하는 서사를 쓸 때는 이런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탐정, 추리, 범죄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정보를 발견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면 되기 때문에 전형적이고 단순하다.

또한 변화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미 정해져 있는 그들의 진면목이 밝혀질 뿐이다. 만약 주인공들이 변하게 되면 정보 서사에 캐릭터를 활용할 여지가 줄어들어 버린다. 예컨대 플레치 시리즈의 경우 주인공이 엄청난 부자가 되는 바람에 작가가 주인공을 미스터리가 벌어지는 상황에 집어넣기 어려워졌다.

 

덧붙임) 이 대목은 웹소설과 일맥상토하는 데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소설의 구성은 1화의 주인공이 100화에서도 200화에서도 300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전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유사한 상황을 끊임없이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인공이 매우 큰 돈으로 그가 처한 중요한 위기를 극복해버렸다든가, 자신의 주요 적을 해치움으로써 복수에 성공했다든가, 지나치게 강해짐으로써 대적할 상대가 사라져 버리면 이야기는 힘을 잃어버린다.

 

 

 

인물 서사 속 캐릭터

 

캐릭터가 자기 삶의 역할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마주해야만 인물 서사가 나올 수 있다.

웹소설에서도 쉬운 예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회귀수선전> 속 주인공은 자신과 함께 전이된 사람들이 잘나가는 꼴을 보며, 왜 자신에게는 아무런 능력도 주어지지 않은 것인지 비통해한다.

 

저자는 인물 서사 속 캐릭터가 두말할 것도 없이 입체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건 서사 속 캐릭터

 

세상의 질서가 어떤 식으로든 깨진다는 것. 불균형, 악, 부패, 질병 등으로 무너진 세상 속에서 예전의 질서를 되찾거나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것이 사건 서사의 기본 전개다.

 

딱 봐도 굉장히 포괄적이지 않은가? 애초에 사건 서사가 들어 있지 않은 소설이란 게 존재할까? 특히 남성향 웹소설이라면 7할 이상의 소설이 사건 서사를 거대 서사로 포함시킬 것이다.

 

저자는 사건 서사 속 캐릭터의 입체적인 정도는 작가에게 달렸다고 말한다.

 

 

 

독자와의 계약

 

소설을 쓴다는 것은 독자와 암묵적 계약을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첫째로, 독자는 처음 나온 주요 갈등 구조가 해결되었을 때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대한다. 소설이 정보 서사로 시작했다면, 독자는 그 정보가 밝혀지고 모든 전모가 드러남으로써 소설이 끝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인물 서사로 시작했다면 그 캐릭터가 완전히 만족하기 전에는 끝났다는 느낌이 안 들 것이다. 사건 서사라면 세계가 회복될 때까지 끝이라 여길 독자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 계약은 지면을 많이 할애하는 요소는 반드시 무언가 중요한 영향을 끼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 시발 꿈’ 엔딩이 좆 같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읽어 내려간 모든 이야기를 없었던 일로 치환해서는 안 된다. 이건 작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1화를 읽었는데, 1화 마지막에 이 모든 게 주인공의 상상에 불과했다. 라고 끝이 난다면? 독자는 화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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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용은 다소 개략적인 느낌이었다. 결국 이 장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마지막 파트인 ‘독자와의 계약’이었던 듯하다.

 

서사의 종류에 따라 내세우는 인물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그럴듯한 접근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웹소설에 적용하기는 어긋나는 데가 있다. 저자는 51년생으로 그가 드는 예시는 그가 살아온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요즘 소설의 트렌드를 비추어 보건데, 위와 같이 서사를 나누고 그것으로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지 장의 말미에서 최근에는 인물 서사가 어느 장르에서나 깊게 다루어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웹소설은 초장편을 지향하는 만큼, 위에서 말한 네 가지의 서사가 한 작품에 모두 들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엇을 더 내세울 것이냐? 에 따른 전략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 수 있지만, 사소한 차이로 보인다. 따라서 나는 위 네 가지의 서사 구분을 장르적 구분이 아닌 전략적 구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배경이 중요할 것이고,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인물이, 정보가, 사건이 중요할 것이다. 그때마다 에피소드에서 내세울 인물을 어떻게 조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장부터는 캐릭터 조형을 위한 실전적인 요소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