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째서 작가가 되었습니까?"


글쎄다. 돈을 벌기 위해서? 내면의 목소리를 표출하기 위해서?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워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한 경우일 수도 있고, 인터넷 세상에서 성욕을 풀기 위해 썼을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수없이 많다.


"뭐… 그냥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그래서 행복하십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모르겠다. 엄청난 조회수로 성공을 경험한 대박 작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 시간을 모조리 글에 쏟아붓는 노력가는 더더욱 아니다.


남 보여주기 부끄러울 소설을 쓰지도 모르고, 이 직업이 내 노년까지 책임져줄 거란 보장도 없다.


인생의 쓴맛에 혀가 아렸다.


"모르겠습니다."

"답은 스스로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예?"


스스로 찾을 수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


"예컨대, 당신이 편결소설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가라 가정합시다. 독자들은 당신의 작품에 감탄과 함께 환호하며, 주변인 모두 당신을 인정합니다. 그런 당신은 행복합니까?"

"물론입니다."


모두의 인정. 수년은 놀아도 될 정도의 많은 돈. 나를 부러워할 작가들의 시선.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그런 날이 온다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까.


"당연한 게 아닙니까. 제가 이루고 싶은 모든 게 다 이루어졌는데."

"그렇다면 그 반대의 상황에서는 어떨까요."

"으음…."


소설을 읽어주는 독자는 물론이고 돈도 없으며 부모님은 나를 걱정하신다. 제대로 된 1질 소설조차 없다.


내겐 결코 일어나야 하지 말아야 할 일. 불행한 일이다.


"불행하겠죠."

"그렇다면 작가를 그만두시겠군요."

"아니오."


남들과 비교해 더 우월한 인간이라 행복한 것이 아니다. 돈이 많은 부자라서 행복한 것도 아니다.


호의 어린 시선이 잔뜩 담긴 독자도 많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도 않는다.


창작의 고통과 성취감을 아는 작가이기에.


비로소 한명의 인간이 되어 숨을 내쉰다.


"작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행복도, 불행도 없을 겁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아. 당했구나.


기분 좋은 울림이 가슴속에서 요동쳤다.


"당신은 작가입니까?"

"그렇습니다."


나는 행복한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