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 주인이 나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맥주를 건네주며 말했다.


"기사님들, 여기서 편히 쉬다 가세요."


 사실 나는 기사가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기사가 맞지만, 1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기사가 아니었다. 왠 방랑기사들이 멋대로 임명하기 전에는.


"왜 이렇게 표정이 심각해? 편하게 있으라고."


 저 사람은 방금까지 나를 납치해서 칼집으로 위협해 놓고 이제 와서 편하게 있으라고 한다.


"아, 우리 이제 동료인데 지금까지 자기소개도 안했지?"


 누구 맘대로 동료라는 거얏?


"내 이름은 요하네스 퀴어비스다. 이 팀의 리더지."


"나는 야코프 카로트다. 최강의 기사가 될 몸이지."


"나는 페터 카토펠이고, 내 역할은 회계 역할이랑 저 두 녀석이 사고 치면 수습하는 거지."


 세 사람은 말을 마치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도 말하라는 건가?


"저... 저는... 한스... 슈나이더... 라고..."


"야, 우리 이제 동료라니까? 말 놔도 돼."


"그... 그럼... 그럴게..."


 이렇게 어색한 대화가 흘렀다. 내가 싸움을 못한다고 했지만, 그들은 인원 수만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여관 안에 한 상인이 들어왔다.


"여러분, 아주 놀라운 다단계 사업 아이템을 소개합니다! 이 옥장판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러자 여관 주인은 이렇게 소리쳤다.


"잡상인 끌어내!"


 그러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경비 인력이 상인을 붙잡아 문 밖으로 끌고 나갔다.


"아니, 잠깐만요. 이건 진짜 좋은..."


 상인은 여관 주인을 설득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리는 여관에서 잠을 자다가, 다음날이 되자 여관 밖으로 나갔다. 요하네스와 야코프는 마굿간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더니, 말을 타는 것 같은 자세를 하고 입으로 '다그닥 다그닥' 하는 소리를 내며 나갔고, 페터가 "그만 좀 해"라고 말했다. 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우리는 발론부르크를 거쳐 회일레 동굴로 간다고 한다. 나는 그들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