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감평을 좀 했는데, 소설을 어떻게 접근하는지, 쓰는지에 대한 고민을 아직 못 해본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서 대충 끄적여봅니다.


웹소설의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구분은 무엇일까요?


어떤 소재가 메이저일까요?


성공을 하는 이야기, 돈을 버는 이야기, 강해지는 이야기, 살아남는 이야기.

아마도 이런 유형의 소재를 다루는 글들은 대중성을 가진 주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즉, 대리만족이 편한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거죠.



자... 우리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서 동화책을 봅시다.


신데렐라는 훌륭한 웹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엄마의 등장으로 고생을 하다가, 노오오오오오력을 하고, 득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왕자와 결혼=동화의 내용에서는 성공의 테크트리를 타게 되죠.

새엄마나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 대한 복수도!!

요런 성공하는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감정 이입이 편하고 잘 되니까 오랫동안 살아남았겠죠?


독자라면 그냥 읽어도 되지만, 작가라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소설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어떤 흐름을 갖고 있는지.

이제 바로 새로운 실전으로 넘어가봅니다. 길게 쓰기 귀찮네요;;;



우리는 거북이가 시속 100킬로로 달리는 이야기를 써야 됩니다.


이것이 쓰고 싶은 주제입니다!


근데 문제가 있네요.

이 주제가 사람들의 욕망을 충실히 반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북이가 100킬로로 달리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인데?


독자들은 까탈스럽습니다.

아마 거북이들도 거북이가 100킬로로 달리는 소설에 흥미를 못 느낄 수 있어요.

흠. 약간 마이너하게 흐를 수도 있겠는데...라는 우려가 드니까.

토끼를 출현시킵니다. 토끼를 이기면 대리만족이 좀 될 거 같네요. 하지만 아직도 약합니다.


거북이가 100킬로로 달리면 멸망하는 세계를 구한다고 칩시다.


오. 이젠 좀 본능적인 욕구가 반영되었습니다.

세상이 멸망한다는데 말이야. 내가 영웅 거북이가 될 것도 같고, 여러 기대심리들이 좀 생기죠?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실패한 거북이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득템도 해야 되고, 탑에 올려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거북이를 굴리는 방법이란 무궁무진합니다.

혹은 천재 거북이라서 엄청난 재능러로서 대리만족을 시켜줄 수도 있죠.

트위치를 즐기는 거북이일지도 모릅니다!


자. 어떠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거북이가 100킬로로 달리게 되었습니다.


짜잔. 웹소설 한 편을 다 썼습니다.

근데 정말 웹소설 한 편 다 썼다고 생각하세요?

이건 그냥 쓴 겁니다.

떠오르는대로, 유행하는 소재들을 이것저것 가져와서 대충 갖다붙인 겁니다.


사실 썩은 물이 된 기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3질을 쓰든 4질을 쓰든 실력은 그렇게 늘지 않습니다.

왜냐면... 잘나가는 소재들을 따와서, 자기 글에 접목시킨 것에 불과하니까요.

독자들이 회귀물을 좋아하니까, 거북이 회귀시키고, 천재들 좋아하니까 거북이 천재만들고...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소재들을 따오는 건 중요하죠. 다만 그냥 별 생각 없이 따라서 쓰는 게 문제죠.



작가라면요.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됩니다.

거북이가 100킬로로 달리는 것이 옳은가. 템빨 좀 세우는 게 좋나?

경쟁자들은 어떤 놈들을 출현시키고, 어떤 소재들을 넣고...

그리고 그 소재에서 어떤 맛을 우려내고, 어떤 장면들이 독자들이 좋아할지 글을 쓰면서 계속 고민을 해야 됩니다.

소재들의 효과, 내가 쓰는 글의 성향, 이 스토리에서 캐릭터들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전체적인 느낌 등...

나만의 아이디어들을 만들어서 접목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독다작다상량하라는 말이 많은데, 왜 그럴까요.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분석하라는 겁니다.


거북이를 회귀시키더라도, 그 장면이나 그 다음의 전개가 기대될 수 있도록 어떠어떠한 장치를 넣던지, 혹은 거북이 성격을 흥미롭게 만들던지...

고민해서 소설이 재밌을 수 있도록 나만의 방법, 뭔가를 써야 됩니다.

물론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런 고민부터가 소설을 쓰는 거에요.


와.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할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이제 이 다음의 심화과정이 있습니다!

작가가 쓴 글이 독자의 머릿속에 얼마나 남느냐, 남겨진 이미지를 바탕으로 계단을 쌓는 법.

한줄의 핵심스토리가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

장면들을 보여주는 소설과, 소설 내의 캐릭터가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 줄거리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오는가..

알고 싶으면 500원..


출처:웹소설을 쓰는 요령에 대해서...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