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에서 작가들이 늘 말합니다.

기대치를 줘라. 기대치를 줘라. 기대치가 대체 뭡니까?

사실 기대치란 건 소설의 기본 요소가 아닌 응용 요소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요소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대치를 이루는 밑바탕 요소는 '예상'입니다.


예상 행위는 간단하게 말하면 '미리 생각하는 것'입니다.

도달점을 상정하는 일입니다.

독자는 늘 소설을 읽으며 예상을 합니다.


천마가 헌터물 세계에 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신의 무력이 가치로 환산되는 배경+무공의 고수

두 가지만 봐도 스토리가 예상이 갑니다.


거기다 마도의 일인자인 천마라면 고구마를 줄 일도 없겠죠?

강자존의 율법을 살아온 사파 무인답게 화끈한 성격을 가졌을 테니까요.


F급 헌터 몸에 빙의만 시켜도 독자는 '이제 무공으로 몬스터 때려잡겠네'

누군가가 주인공을 모욕하면 독자는 '강자존의 율법으로 강냉이 다 날리겠네'

보스몹에 고전한 파티를 구해주면 '칭찬 좀 받겠네'

거기서 도내 제일 미소녀 헌터가 나타나면 독자는 '아 히로인이네ㅋㅋ'


이런 예상이 강해질수록 작은 연출 단위에서도 독자를 예상시킬 수 있게 됩니다.


미소녀 헌터에게 찝쩍대는 양아치 헌터의 금니만 봐도,


'강냉이 플렉스ㅋ엌ㅋㅋ'


이런 긍정적인 예상이 바로 기대치입니다.


기대치의 공급은 독자의 능동적인 해석으로 이어지게 되죠.

독자의 능동성은 작가-독자로 이어지는 소설의 일방적인 제공을 탈피하게 합니다.

A에서 B로 가는 일방향적인 전달 행위에 새로운 축을 더하는 겁니다.

'독자의 노동력'이란 축이죠.


독자에게 다음 장면을 예상시키는 것은 단순한 테크닉입니다.

하지만 응용하기에 따라 독자가 집중력을 유도하는 기술이 됩니다.

독자가 예상이 안 가는 내용을 써야 더 좋은 거 아니냐고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됩니다.


예상의 부재는 예상이 안 되는 신선함이 아닙니다.

예상이 안 가려면 예상을 먼저 시켜야죠.


독자가 생각하는 도달점을 만들어주고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는 '엇박자 타기'

도달점 이후의 먼 지점을 바로 제시하는 '전개 당기기'

독자가 더 마음에 들어할만한 다른 도달점을 제시하는 '전개 비틀기'


독자들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예상할지 작가가 의식하고 있다면

이런 무수한 응용을 낳습니다.


예상을 아예 못하고 그림도 안 그려지는 이야기는 스트레스 덩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작가는 완벽한 오리지널에 과한 환상과 집착을 가집니다.

그게 오히려 본질적인 요소의 습득을 가로막습니다.



+

참고로 말하자면 소설 초기에는 전개를 비트는 응용보다

긍정적인 예상을 지속적으로 심고 독자와 호흡을 맞춰가는 편이 효율적인 편입니다.

신선함보다는 독자와의 신뢰 형성이 더 가치 있다고 볼 수도 있죠.


파격적인 제3의 길을 가느니

차라리 전개를 미세 조정하여 살짝만 비트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묵은 느낌은 지워내고 효과는 유지하는 방법인데요.


이렇게 어긋나게 하거나 예상을 깨는 방법은..

다음 편에 다루겠습니다.


출처:튜토리얼 요정의 초보자용 스타터팩 - 전개 예상시키기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