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웹소설에서 점점 커져가는 캐릭터의 비중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제가 글을 쓸 때 가장 신경 쓰지 않는 게 '캐릭터'였습니다.

플롯과 소재 그리고 에피소드에만 신경을 썼죠.

 

그동안 제가 잘 못 생각하고 있던 것이

어차피 웹소설에서 주인공은 사이다패스 성격이어야 하고

(작은 것 하나 빼앗기지 않고 실속을 챙기는...)

조연들은 그런 주인공을 더 빛나게 해주는 존재 정도로만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주인공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기능적 용도 혹은 우와! 주인공 대단해! 라며 주인공을 띄워주는 역할 정도로만 생각했죠.

 

하지만 요즘 웹소설 시장에서 '캐릭터'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스토리가 조금 노잼이 되더라도 캐릭터가 매력 있으면 계속 보게 되거든요.

 

근래에 읽은 소설 중에 그런 '캐릭터'를 제일 잘 살린 소설은 '소설 속 엑스트라'입니다.

웹소설 캐릭터 창작론 교과서로 써도 될 정도로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소엑에서 주인공 김하진은 여타 웹소설 주인공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김수호, 신종학, 유연하, 채나윤, 레이첼 이렇게 다섯 명을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잘 표현했으며

특히 유연하, 채나윤, 레이첼 이 히로인 3인방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어떻게 캐릭터를 잘 살렸는지 한 번 알아봅시다.


주의: '소설 속 엑스트라'와 '해리포터' 그리고 '세월의 돌'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작품들을 읽지 않았고 차후 볼 예정인 분들은 스포일러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 치밀한 설정

 

각 인물에는 디테일한 설정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이름, 성별, 성격, 나이, 특기 정도로 끝낼 게 아니라 각 인물의 과거, 가족, 트라우마까지 모두 자세하게 설정이 잡혀 있어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됩니다. 혹자는 주연급 인물들의 이야기로 단편 소설을 쓰는 것이 하나의 비법이라고 하고 또 다른 작가의 경우 주연급 인물의 일대기(어떤 초등학교를 어떻게 다녔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생활까지 자세히 정리)까지 한다고 합니다. 시간을 써서 자세하게 짜는 만큼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질 겁니다.

 

 

2. 결점

 

등장인물에 숨겨진 결점이 있거나 트라우마가 있다면 입체적인 캐릭터가 됩니다.

가족을 잃었다던가.

말 못 할 비밀이 있다던가.

숨겨야 할 치부가 있다던가.

이런 부분이 캐릭터의 행동을 제약하기도 하고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이야기가 흘러가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만들어집니다.

 

 

3. 갈등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은 끊임없이 갈등을 조성해냅니다.

똑같은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각 인물의 성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테고

그 선택이 바로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합니다.

예를 들면 적에게 쫓기는 가운데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던 동료가 넘어졌을 때

그를 도우려고 하는 인물과 버리고 가려고 하는 인물이 생기겠지요.

혹은 그 동료가 납치당했을 때 포기하고 가자는 인물과 구하러 가자고 하는 인물이 생기겠고요.

 

 

4. 반전요소

 

소설 해리포터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사실은 착한 사람이었죠.

소설 초반에 계속 주인공을 괴롭히며 중반에 해리포터 아버지와 악연이 있고

덤블도어까지 죽여서 볼드모트 패거리인 줄 알았더니 반전요소가 있었던 겁니다.

전민희 작가님의 세월의 돌에서 아버지가 사실은 어머니가 죽인 것 역시 반전요소입니다.

그 뒤를 따르는 사연까지 보면 캐릭터가 진짜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 같은 착각을 불러옵니다.

 

 

5. 상반되는 모습

 

일본 순정 만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에서 여주인공은 언제나 도도한 모습이지만, 집에가면 심하게 풀어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집에서도 정갈한 모습으로 있을 거 같은 여주가 집에 가자마자 화장 지우고 몸빼바지 입고 목 늘어난 티를 입고 소파에 다이빙하는 모습은 많은 독자에게 웃음과 동시에 강렬한 인상을 주었죠.

 

인기 웹소설 '소설 속 엑스트라'에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 같은 유연하라는 인물은 다른 친구들 앞에서는 값비싼 음식이 아니면 입도 대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지만, 햄버거 피자 치킨 분식 탄산음료 따위를 미친 듯이 좋아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런 요소가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6. 이상적인 모습

 

독자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합니다.

따라서 독자들이 바라는 이상향이 되어야겠죠.

그래야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있고요.

보통 처음에는 약자로 취급받으며 무시당하지만 그런 이들을 밟고 올라서는 모습에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그 때문에 주인공에게 포텐셜 가득한 능력을 부여하게 되는 거죠.

 

 

7. 인간 관계

 

캐릭터를 강한 유대로 묶는 방법은 대립, 적대 그리고 연애 감정이라고 합니다.

웹소 소엑에서 신종학은 주인공을 적대하죠.

또 유연하는 신종학을 좋아하지만, 신종학은 채나윤을 좋아하고

채나윤은 김수호와 이어질 사이지만, 김하진이 비집고 들어가 그를 좋아하게 되고

왕실을 이끌어야 하기에 연애에 관심없던 레이첼은 연거푸 도움을 받으며 그에게 호감을 품게 됩니다.

그 때문에 몇명 안되는 사람들이 얽히고 얽혀 재밌는 이야기를 이끌어내죠.

 

 

8. 이중적인 관계

 

채나윤은 김하진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증오합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차후 이야기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되게 만듭니다.

 

 

9. 병풍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게 조심하자

 

등장인물을 너무 늘리면 독자가 다 외우지 못합니다.

따라서 주연, 조연, 엑스트라를 구분해야 합니다.

일단 캐릭터 관계도를 만들어서 서로 화살표로 관계를 정립하고

중요하지 않은 인물은 단발성 캐릭터로 에피소드 한번 출현하고 버리면

독자들이 굳이 그 인물을 외우지 않게 됩니다.

10. 숨겨진 모습(포텐셜 가득한 능력)

 

나루토에서는 주인공 몸속에 구미호가 있고

원피스에서 루피는 고무고무 열매를 먹었고

도쿄구울에서 주인공은 구울이 되며

블리치는 고등학생이 사신이 됩니다.

명탐정 코난에서는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의 몸이 되어버리죠.

캐릭터의 매력을 수십 수백 배 빛나게 만들어줍니다.

흔히 회빙환이라고 불리는 회귀, 빙의, 환생을 시작하는 주인공이

손쉽게 매력을 부여하는 방법입니다.

 

 

11. 성장과 변화

 

주연들이 소설 초반부터 후반까지

똑같은 성격에 신념을 가지면 무척이나 단조로운 캐릭터로 끝나버립니다.

때문에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주연들이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성격이 변화하는 모습은 소설 속 캐릭터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줍니다.

 

 

12. 뚜렷한 목표와 신념

 

주인공에게 흔들리지 않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연들 모두 자기들만의 목표와 신념이 있다면

그리고 그 목표와 신념이 주인공의 그것과 다르다면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고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