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이 정말 자유로운 것 같아도 틀이 있음(틀니아님).

 

감평글을 보다보니까 이 틀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좀 있는 것 같음. 

 

예를 들어 회귀물 같은 경우에는 

프롤로그나 1화에서 회귀를 하고, 그 다음엔 주인공의 목적에 따라 성장지향적인 스토리가 펼쳐지는 게 기본적인 틀임.

 

다른 것도 마찬가지임. 

 

웬만하면 1화, 극소수의 필력쟁이들이 필력써커스를 보여주겠다,하면 2화나 3화에서 주인공의 상황이 변하는 사건이 벌어져야댐.

 

주인공의 상황이 변하는 사건이라면 뭐, 회귀, 빙의, 환생, 혹은 특별한 능력을 얻는다거나, 특별한 물건을 줍는다거나하는 것들이지. 

 

웬만하면 제목으로 알려준 사건이 되겠지. 

 

이게 뭐야? 좆도 별거 없는 틀이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상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걸 안 지킴.

 

그리고 또, 회귀를 했다고 하면 이상하게 회귀에 힘을 주는 사람도 있음. 

 

3화에 걸쳐서 회귀를 한다던가...

 

독자들이 원하는 건 회귀한 뒤에 활약이지, 회귀 자체가 아니자너? 

그래서 주인공의 상황이 변하는 사건은 최대한 앞부분으로 땡기는 거임. 

 

물론 웹소의 절대적 룰인 '재미만 있으면 만사오케이'를 지킨다면야 틀 같은건 내다 버려도 되지만, 그만한 필력이 있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음. 

 

어쨌든 저 틀안에서 독창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함. 

 

회귀를 하는 이유가 독창적이라던지, 주인공의 목적이 꽤나 신박하다던지, 아니면 주인공의 성장 방식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던지. 

 

뭐 그런거지. 

 

 

 

그리고 두 번째로 

 

주인공의 특별함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도 많음.

 

특별함은 반드시 있어야 함.

대리만족 대리만족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거임. 

주인공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다른 이들보다 특출나지 않으면, 그건 사실 대리만족을 하기 불가능함. 

 

무력이 없으면 이빨을 존나 잘털던가, 아니면 돈이 많던가. 

 

뭐 어떤식으로든, 뭐든 쥐여줘야된다는 말임. 

 

쥐여준 능력을 성장시키던가, 아니면 그 능력을 바탕으로 무력을 쟁취한다던가하는 일들이 주인공의 목적과 맞물려 돌아가면, 그 자체만으로도 대리만족의 반은 먹고 들어감. 

 

사이다라는 극단적으로 시원한 장면도 중요하지만, 기본도 못지켰는데 사이다 찾아봐야 사실 소용은 없음. 그리고 기본을 지키면 엄청난 탄산 사이다같은 장면이 없어도 어느정도는 굴러감. 

 

 

또 세 번째는 

 

이건 앞의 내용들이랑 겹치는 걸 수도 있어서...

좀 그냥 내가 쓰고 싶어서 추가하는 건데...

 

어쨌든.

독자들이 그 소설을 읽을 이유를 알려줘야댐. 

초반에 본인의 글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좀 친절하게 설명해주라는 이야기임.

 

예를 들어서 주인공이 현대배경에서 마법사가 되는 내용이야. 

그럼 주인공은 유일한 마법사이고, 존나 마법에 대한 재능도 쩔어요!

돈도 많이 벌 예정이고요,

라는 식으로 깔라고. 

 

물론 저대로 쓰면 안 되겠지. 

 

뭐... 주인공이 마법사가 된 이후에, '이 정도 힘이라면 복수를 할 수 있겠군.'이라고 독백을 해주면.

 

'업신여긴 놈들도 전부 밟아줄 거예요!'라고 니가 어필한 게 되겠지. 

 

감평글 보다 보면, 1화에서 아무것도 없이 그냥 주인공이 시장 나가서 구경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게 있음. 

 

물론 이렇게 시작하는 작품들이 꽤 있을 것임. 별거 아닌 거로 시작한다는 사실 자체를 뭐라고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사정이 급한 망생이들은 그냥 시장을 나가면 안 된다는 거임. 

 

그냥 독자들은 시장 상황 묘사랑 주인공이 누구누구랑 친한지 정도만 알게 될거고.

 

시장 갔다 와서는 뭐 영지에 작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1화가 끝남. 

 

그러면 1화에서 독자들이 이 글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그냥 영지에 일어난 사건이 궁금해서, 정도가 됨. 

 

이건 약하다고. 

 

주인공이 신박한 능력을 얻고, 그 능력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1화가 종료되면 더 다음글을 보고 싶겠지. 

 

능력이 대단하면 대단할수록 흥미롭겠고. 

 

그러니까 '능력 개쩔죠? 이거 활용하는 거 보시려면 다음화 클릭클릭!'이라고 어필을 해야된다는거임.

 

 

여기에다가 주인공이랑 다른 조연들의 캐릭터성까지 보여주려면 정말 활자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막 초반에 느긋하게 풍경묘사 막 한 500자씩 해버리고, 평화로운 사람들 사는 모습 한 1000자 써버리고 하면 나로선 답답함. 

 

재미있으면 상관없는데, 이런 거 막 써도 될 만큼 필력이 좋지 않은데... 싶은 글이 대다수임. 

 

 

또 예를 들어 빙의를 했다고 하면,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음. 

 

조또 별거 아닌 인물에 빙의해서 없는 능력으로 어떻게 상황을 타개해야 할지 고민하는 거랑, 

 

존나 대단한 놈한테 빙의해서 먼치킨이 되는 거. 

 

만약에 전자라면 '이 놈은 이러이러 해서 저러저러해서 존나 약하고, 주인공이 지금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기에는 턱없이 능력이 부족해요ㅜㅜ 하지만 주인공이니까 해내겠죠? 궁금하면 다음편 보세요.'라는 식이 되겠고.

 

후자면 '이 새끼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존나 개쩌는 놈이에요. 근데 깝치는 놈이 몇명 있네요? 아직 주인공의 능력은 모자라지만 곧 강해질거니, 궁금하면 다음편 봐주세요 홍홍'가 되겠지. 

 

이걸 초반에 해놓으라는 거임. 

 

그냥 쓰고 싶은 글 쭉 적어봐야 그냥 글일 뿐임.

꼭 읽어야하는 글이 아니라는 거지. 

 

출처: 웹소설의 정말 기본적인 틀 몇가지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