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재와 설정

참신한 소재, 혹은 약간 식상해도 매력적인 소재. 무엇보다도 작가가 잘 쓸 수 있는 소재.

그리고 소재에 따른 최소한의 배경지식은 있어야합니다. 평소 가깝지 않은 분야라면 사전조사를 해서라도 소설 속 세계가 그럴 듯한 구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설정은 작가가 확고하게 가지고 있어야 하며, 따로 설정집을 만들든 지도를 그리든 해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2. 깔끔한 문체

기본적으로는 매끄러운 필력을 뜻합니다. 틀린 맞춤법, 비문, 오타 등을 제거하는 퇴고작업을 거치며 더욱 다듬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여기에 더해 구구절절하고 장황한 문체는 자칫 구질구질한 느낌을 줄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독자들은 편당 결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되며, 이는 한 편 안에 가급적 많은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너무 잦은 장면 전환은 몰입감을 방해하는 요소이므로 신중하게 고민해야겠죠.

 

주인공의 고뇌를 그리는 등, 많은 분량을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장황하기보단 압축해서 요점을 짚어야 합니다.

 

이게 힘들다면 차라리 편당 분량을 늘여서 독자가 한 편을 구매하는 데에 돈이 아깝지 않아야 합니다.

덧붙여서 대화 지문이 너무 유치하거나 어색하진 않은 지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3. 매력적인 캐릭터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 그리고 작품 내 비중이 높은 조연(동료, 호적수, 비중있는 악역)입니다. 다시 말해 작품에서 자주 노출되는 캐릭터들.

 

주인공을 포함한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스토리(배경)를 갖고 있는 것이 입체적인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에 좋습니다. 그 부분을 본문에서 엮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작가의 재량이지만, 최소한 그런 설정에 따라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화가 틀이 잡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엮이는 히로인의 경우는 정말 숙고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좋습니다. 주인공만큼, 혹은 주인공보다도 더 매력적이어야 하고, 감정선이 너무 조잡하거나 유치해선 곤란합니다. 덧붙여 꽁냥꽁냥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유치한 사랑놀음은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악역은 비중에 따라 지나가던 건달부터 세계를 파괴할 마왕까지 다양하지만, 너무 뜬금없는 것도 곤란합니다. 우연을 배제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작정하고 나 유치한 악역! 하고 써붙여 나오는 것은 독자를 황당하게 합니다.

 

4. 짜임새 있는 구성

작가는 자신의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때로 캐릭터들이나 사건의 전개 등에 따라, 혹은 독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았을 때 한 편의 이야기로서 충분한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그걸 짜임새 있는 구성이라고 표현해 보았는데, 개연성이나 적절한 갈등 등이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독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상황을 부여하고 작품 내 캐릭터들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너무 어처구니없고 의미도 없는 갈등은 지양하도록 합니다. 물론 우연히 어떤 사람, 사물 등과 관련되거나 사고가 나거나 (장르소설에서 기연을 얻거나) 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걸 쓰는 사람은 작가이고 소설은 작가가 창조한 세계이며, 하등 쓸모없는 이야길 끼워 넣을 지 말 지에 대한 결정권도 작가가 갖고 있는 만큼 이거 왜 써갈긴 거야 싶은 갈등은 독자들이 작가에게 화를 내는 구실이 됩니다.

 

다시 말해, 소설 속 갈등은 작가가 안배해 놓은 장치가 되어야 하며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삼류 파락호를 혼내 주는 내용이 있다면 그로 인해 주인공이 자신의 힘을 깨닫는다거나, 행동 지침을 세운다거나, 앞으로의 계획을 짜 본다거나, 어떤 인물을 만난다거나 하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 독자의 주관적 가치

장르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며 각각의 가치관이 있습니다. 대중에게 어필하는 상업 소설을 쓰는 작가라면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해 봐야 합니다.

 

가령, 술, 담배, 욕설, 매춘, 소아성애, 살인, 강간, 마약, 인신매매, 음주운전, 불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독자들이 극도로 불호하는 내용(소아성애, 히로인의 배신, 강간 등)을 쓰려면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살인에는 관대하지만 강간에는 엄격한 등, 소설 속 내용에 대한 독자들의 호불호는 형법상의 최고형량과 정비례하지 않으며, 어떤 부분은 소설 속 허구적 허용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내용은 읽던 글을 때려치게 만든다는 것을 작가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위 예시 뿐 아니라 종교, 인권, 성차별, 인종차별, 타 국가에 대한 인식, 심지어 고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독자들의 주관적 가치를 잘 고려해서, 독자들이 불호하는 장치가 자신의 글에 꼭 필요한 것인가, 대체할 방법은 없는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독자들의 주관적 가치를 고려하라는 것은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모으는 것보다 글을 읽다가 하차하는 독자를 줄이는 것에 주안점을 두라는 뜻입니다.

 

6. 편당 결제 시스템의 이해

독자들은 편당 결제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욱 빠른 전개를 원하는 독자들이 다수입니다. 혹 전개가 좀 느려도 괜찮다 하는 독자들이라도 한 편을 읽었을 때 아무 의미도 없는 활자놀음이라면 작품에 대한 평가가 내려갑니다. 그러니만큼 한 편 한 편에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권당 결제라면 일단 산 김에 한 권은 끝까지 봐 주겠지만 편당 결제는 얄짤없다는 점을 깨우치고 있어야 '내 글은 괜찮은데 독자들이 형편없다'는 식의 헛생각을 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빠른 전개로 글을 쓰는 작가라면 맛깔나고 시원한 내용을, 느린 전개로 글을 쓰는 작가라면 한 편마다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라면 편집자의 의견이나 독자들의 댓글을 통한 피드백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출처: [펌]장르소설 쓸 때 염두에 둬야할 것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