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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게시물에서 추천을 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 문피아 연재방 (munpia.com) 


소위 '사이다물'이라고 불리는 판타지물.

그 중에서도 이 소설은 '전지적 독자 시점'이 정리하고 '즉사기 들고 게임 속으로'가 제시한 최근 유행에 가장 잘 편승한 소설 중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망겜의 고인물이 게임 속으로 빙의한다.'

이 얼마나 진부한 주제입니까. 사골을 끓이다 못해 이제는 멀건 육수가 나올지부터가 의문입니다.

'현실이 창작물 속 세상과 충돌했다.'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귀족이다'같은 구시대 유물을 꺼내오지 않더라도,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미 2018년 소설입니다.


서두를 보니 그저그런 양산형 소설일 게 뻔하다고요?
그러면 여기다가 하나를 더 추가해 봅시다.

'저 두 개의 주제가 병렬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이제는 조금 흥미가 생기셨나요?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따로 노는 두 주제를 묶어서 소설로 만드는 건 제게도 어렵거든요.


아직 감이 안 오셨다면 딱딱한 단어 빼고 얘기해보죠.

'특이하고 재밌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저는 취향상 게임판타지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긋지긋한 전개, 지긋지긋한 반응, 어디서 본 듯한 장면, 천편일률적인 캐릭터…… 물론 모든 게임판타지 웹소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현대 배경의 게임판타지는 유독 읽을 때마다 피로감이 쉽게 쌓이는 감이 있었으니까요.

처음 50화 정도는 작가의 상상력을 음미하면서 읽어보지만, 100화쯤 넘어가다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는지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저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더 이상 이 소설이 내 흥취를 돋구지 않기 때문이다.'

흥취라는 단어가 생소하시다면 이렇게 바꿔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슬슬 시간 아깝다.'


장황설이 길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이야기를 해 보죠. 그럼 이 소설은 어떨까요?

저는 자신있게 재미있다고 답하겠습니다. 분명히 전부 '아는 맛'이고, 질리도록 읽은 맛의 소설이지만, 무서울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소설의 도입부는 흔합니다. 동접자가 1명이라는 비현실적인 게임. 당연히 주인공이 그 최후의 한 명입니다.

난이도가 미친 건지, 주인공이 만든 캐릭터란 캐릭터는 모조리 실패를 겪고 엔딩을 보는 것에 실패합니다.

현실에서는 여친에게 차이고요. 그런데 이유가 다름이 아닌 '비전이 없다'라는 걸 보면 작가분께서 연애경험이 얕으신 모양입니다. 아니면 만났을 때 괜히 눈 흘길 정도로 잘생겼든가, 밤기술이나 성격이 좋으시겠죠.


결국 주인공이 만들어낸 최강의 캐릭터마저 죽어버렸는데, 주인공은 찐막으로 한번 더 고라는 심정으로 죽어버린 캐릭터에게서 얻어낸 특전을 새로운 캐릭터에 전부 꼴아박습니다. 싹 다 랜덤으로요.

아무래도 작가들의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인 모양입니다. 문제는 그게 알면서도 재밌는 전개라는 거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특정 조건을 만족했다는 문구가 떠오르고, 주인공은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약먹는 천재마법사', '악당은 살고 싶다' 같은 작품들의 도입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렇겠거니, 하면서 1화를 넘기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읽을만한 겜판이겠구나.'


어김없이 나오는 불우한 배경, 게임 지식을 이용한 착각물 전개. 그런데 4화쯤 가면서 이 생각이 뒤집어집니다.


이 겜판, 무려 로그아웃이 가능합니다!
중2병에 단단히 찌들어 쌍검이나 휘두르다 식물인간 신세가 된 적도 있는 모 흑의 검사가 보면 이게 10년 후의 기술력이라고?! 소리지르며 세대차이를 느끼고 절망하겠지요.


아, 그런데 말입니다. 로그아웃을 하려면 '황금률의 조각'이 필요하대요. 엘든 링, 오오 엘든 링!
그렇게 현실과 게임 속을 오가게 되면서 소설이 본격적으로 발돋움합니다.


앞서서 미리 이야기했듯이, 이 소설은 여러분이 아는 맛입니다. 질리도록 읽었을 사이다물이 맞습니다.


게임 속 몬스터들이 게이트 타고 지구를 침공하고, 주인공을 비롯한 게임 폐인, 아니 '디멘션 워리어'들이 그들을 격퇴하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이 빛나는 헌터물의 전개가 나옵니다.


주인공을 지켜보는 성좌들이 주인공의 '이야기'에 환호하고, 열광하며, 보상의 급을 마구잡이로 올려서 퍼주는 성좌물의 전개 역시 나옵니다.


게임 속 세상을 유린하는 주인공이 조력자들을 모아가며 명성을 쌓고, 때론 정체를 숨겨가며 강자들 상대로 갑질을 시도하는 착각물의 전개 또한 등장합니다.


남들이 해내지 못했다고 한껏 포장하는 시련을 돌파하면서, 앞으로 주인공은 계속 강해질 거라며 주변인물을 싸그리 동원해 반응해주는 빙의물의 전개도 마찬가지로 등장합니다.


어이쿠, "그러면 뭐가 특이하고 재밌단 거냐!" 반박하는 목소리가 귓전을 때리는군요.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저 요소를 '전부' 집어넣어서 '자연스럽게' 표현한 소설은 얼마나 될까요?

솔직히, 제게는 떠오르는 소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만하면 충분히 특이하다고 느낄 만해요. 과장 조금 보태자면, 이건 공부 삼아서 읽어볼만한 웹소설입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소설이 현 문피아 유료 웹소설 1위이며, 2022 지상최대 웹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둔 게 납득이 갑니다.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기도 전에 이미 다음 화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도 오랜만이라, 독자 시절로 돌아간 기분까지 들었네요.


아마 다음 리뷰신청에도 이 정도 퀄리티의 리뷰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보고 싶은 리뷰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신청을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두 분밖에 신청을 안 해주신지라, 다음번엔 더 많은 분들이 목소리를 내 주십사 하거든요.

참고로, 굳이 유명한 소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소설의 리뷰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신청해주셔도 그게 패러디나 제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리뷰해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