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했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길. 주변의 모두가 일반물리학도가 되는 것을 만류했다.


그건 미친 짓이라고. 꿈을 따내기 위해 삶을 판돈으로 거는 도박이라고.


하지만 철수의 결심은 확고했다. 


그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해야만 했다. 일반물리학이란 그런 것이었으니까.


   오늘도 철수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빌딩에서 뛰어내리고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중력의 법칙을 본능에 새겨넣는 공부. 정부에서 일반물리학도들에게

지원해주는 재생실이 있어 죽지는 않았지만, 아니 사실 재생실에서도 회복하지 못하는 상처를 입으면 죽을 것이었지만.


그리고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부터 부딫쳐

목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이 충격을 버티지 못한 나머지 머리 안쪽으로 부서져가며

연약한 뇌가 뼛조각과 아스팔드에 문대지고

이후 온 몸이 차례대로 뭉개지는 감각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철수는 뛰어내렸다. 그것이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는 것이었으니까. 



어느덧 저녁. 자신에게 배정된 재생실의 사용 횟수를 다 쓴 철수는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석양을 등지고 빌딩에서 나와 고시원으로 돌아가는 철수. 


중력을 공부하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더라, 기억나지 않았다. 

하긴, 세계적인 석학들도 고생해서 깨우쳤다고 입을 모으는 것이 중력일텐데, 

이제 공부를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철수가 중력을 알기는

요원한 것이 당연할지도 몰랐다. 


철수의 마음이 조금씩 꺾여갈 때. 아니, 휘어질 때. 처음의 열정이 점차 식어가고 그 자리를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대신 채우려고 할 때.


그때였다. 철수가 영희를 만난 것은. 


두 남녀의 시선이 반대의 부호를 가진 벡터로 합성되며 서로를 인지했고.



   하나는 (-)의 부호를, 다른 하나는 (+)의 부호를 가지고 등가속도 운동을 하는 두 

생물이 만나 시간이 포함되지 않은 공식의 차원으로 격리되었다. 



n극과 s극이 서로를 당기듯 철수와 영희는 손을 잡았고.



서로의 손에서 분자들이 에너지를 교환하는 감각을 음미했다.


그렇게 철수는 중력을 공부하던 도중 만유인력의 법칙을 먼저 깨우쳤다.



그리고 철수는 자연스럽게 중력의 법칙 또한 이해하게 되었다. 


중력은 그저 만유인력이 작용하는 하나의 형태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만유인력은, 생물이든 동물이든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꺼이 그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렇게 철수는, 일반물리학의 일부분에 대한 공부를 끝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